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가 8년 만에 선보인 완전 신형 A5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KAJA)가 지난 6일 이 차를 2025년 8월의 차로 선정한 것은 단순한 디자인 변경을 넘어선 근본적 진화를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형 A5의 핵심은 새롭게 개발된 전용 플랫폼 'PPC(Premium Platform Combustion)'에 있다.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설계된 이 플랫폼은 기존 모델 대비 전장 65mm, 전폭 15mm, 전고 25mm의 크기 증가를 가능케 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892mm로 늘어난 휠베이스다.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BMW 3시리즈보다 최대 40mm 더 길다. 중형 세단에서 10mm의 차이도 체감할 수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40mm의 추가 공간은 뒷좌석 승객에게 상당한 편의성 향상을 제공한다.

트렁크 설계도 실용성에 방점을 뒀다. 기본 445리터에서 시작해 2열 시트를 접으면 700리터 이상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더욱이 뒷유리와 함께 열리는 해치백 방식을 채택해 대형 짐 적재 시 허리를 크게 숙일 필요가 없어 일상 사용성을 높였다.

실내는 아우디가 추구하는 디지털 전환과 전통적 프리미엄 가치의 조화를 보여준다. 11.9인치 버추얼 콕핏 플러스와 14.5인치 MMI 터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운전석을 향해 곡선으로 배치됐고, 조수석 전용 10.9인치 디스플레이까지 별도로 설치했다. 하지만 기술만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세 개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과도한 디지털 피로감을 주지 않도록 직관적 인터페이스와 물리 버튼을 적절히 배치한 점이 돋보인다.

파워트레인은 2.0리터 4기통 싱글터보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스(MHEV Plus) 기술을 접목했다. 가솔린과 디젤 두 가지 선택지로 201~268마력의 출력과 34.6~40.7kg·m의 토크를 발생한다. 복합연비는 10.8~14.5km/ℓ를 기록해 성능과 효율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았다. 완전 전기차로의 급진적 전환보다는 현재 인프라와 소비자 니즈를 고려한 점진적 접근이라 평가할 수 있다. 전동화 의무가 강화되는 가운데서도 내연기관의 매력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아우디의 전략적 판단이 엿보인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선정위원회는 더 뉴 A5에 50점 만점 중 37.7점을 부여했다. BMW 뉴 1시리즈, 현대차 더 뉴 아이오닉 6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선정된 배경에는 단일 부문의 우수함이 아닌 전 영역에서의 균형 잡힌 완성도가 있었다. 특히 동력 성능 부문에서 만점의 80%에 해당하는 8점을 받았고, 내외부 디자인·감성 품질에서 7.7점을 기록했다. 안전성·편의사양, 에너지 효율성, 상품성 부문에서도 각각 7.3점으로 고른 평가를 받았다.

5,789만 원부터 6,869만 원까지 형성된 가격대에 전륜구동과 7단 자동변속기가 기본 적용된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에서 합리적 선택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8년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등장한 신형 A5는 단순한 모델 체인지를 넘어 브랜드 철학의 진화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디자인만 멋있는 차가 아니라 공간, 기술, 성능, 효율성까지 두루 갖춘 종합적 완성도로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은 것이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전동화 전환기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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