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영동농협 안진우 조합장

충북 영동은 2005년 국내 최초로 포도·와인 산업 특구로 지정됐다. 현재까지도 유일하다. 포도하면 영동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 덕이다. 최근에는 와인 산업도 활발하다. 영동 내 30여 개 농가가 포도로 와인을 만들고 있다. 영동농협 안진우(62) 조합장과 함께 포도 농장을 둘러봤다.
◇’포도밭 그 사나이’의 고장

영동은 포도 재배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소백산맥 추풍령 자락에 위치해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데, 이 일교차가 포도의 당분 축적을 촉진한다. 풍부한 일조량은 당도를 더 높이고 선명한 색도 만들어낸다. 여기에 땅의 물 빠짐이 좋아 뿌리가 튼튼하게 자라게 한다.
영동의 포도 재배 면적은 1000만㎡에 이른다. 충북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의 73%, 전국의 7.5%를 차지한다. 영동의 포도 재배 농가는 2750여 세대. 2024년 기준 영동 전체 세대(2만3755세대)의 10%를 훌쩍 넘는다. 연간 포도 생산량은 작황에 따라 2만~3만3000t에 이른다.

영동농협은 영동읍·양강면·용산면·심천면 등 4개 읍면 포도 농가를 담당한다. 그중 심천면의 한 포도밭 비닐하우스를 찾았다. 문을 열자 푸릇푸릇한 풍경이 펼쳐졌다. 성인의 가슴에서 어깨까지 오는 포도 넝쿨 때문에 허리를 숙인 채 움직여야 했다. 안 조합장은 “꽃을 피울 때까지는 서서 일할 수 있지만, 포도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리면서부터는 나무가 내려앉아 엉거주춤한 자세가 된다”고 했다.
탱글탱글하게 여문 샤인머스캣에 눈길이 갔다. 한 알을 똑 떼어먹으니 과즙이 입안 가득 퍼졌다. 안 조합장은 “샤인머스캣은 연두색보다 노란빛이 돌아야 당도가 높다”며 “시원하게 먹어야 당도가 더 느껴지고 아삭한 식감도 살아난다”고 했다.
◇올가을 여행은 영동으로

최근 몇 년간 샤인머스캣이 대유행이었다. ‘망고 포도’라 불릴 만큼 단맛이 강하고, 최장 6개월까지 저장할 수 있는 저장성 덕분이었다. 그러다 요즘은 캠벨얼리, 블랙 사파이어, 거봉 등 품종의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와이너리 사업도 활발하다. 안 조합장은 “처음엔 부업삼아 남는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오로지 와인을 만들기 위해 고품질의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동농협은 농협경제지주가 선정한 ‘2024 농업경제사업 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포도 사업 외에도 ‘돈 버는 농업’을 기치로 농산물 산지 유통센터(APC) 구축, 농자재 공급 사업 등 경제 사업을 활발히 운영한 결과다. 안 조합장은 “포도뿐 아니라 복숭아·감·자두·배·호두·블루베리·사과 등 다양한 과일을 다뤄 1년 365일 쉬지 않고 APC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영동역 인근에 있는 로컬푸드 매장 운영도 적극적으로 한다. 매출이 2021년 3억원대에서 2024년에 1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포도를 알알이 담은 컵 과일부터 호박, 상추, 다육이 등 품목도 다양하다. 매장 한쪽 통로를 메운 각양각색 와인도 인기다. 안 조합장은 “9월12일부터 약 한 달간 대한민국와인축제·영동난계국악축제·영동포도축제가 동시에 열린다”며 “먹을거리, 즐길 거리가 가득하니 꼭 한번 방문해달라”고 했다.
/이영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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