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데기없이 애즈펌’ 138만뷰 터졌다…‘관리하는 이 남자’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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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치료는 어렵겠는데요."
'관리하는 남자' 아우라M(본명 이상민·34·사진)의 이야기다.
'남자 가르마 애즈펌 스타일 드라이-펌, 고데기 없이 해봐요' 등은 조회수가 138만회를 돌파했다.
이 외에도 '남자 눈썹 정리'부터 '코 성형 종류와 부작용', '보톡스의 모든 것' 등 폭넓은 콘텐츠를 거침없이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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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뷰티 인플루언서·CEO ‘아우라M’의 관리법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바로 치료는 어렵겠는데요."
고등학생 시절, 쉴 틈 없이 피어나는 여드름에 마음먹고 피부과를 찾았다. 의사의 표정은 심각했다. "이 정도면…. 당장 치료해도 금방 돌아올 거예요. 차라리 나이가 든 후 여드름 흉터를 치료하는 게 낫겠어요." 속이 쓰렸다. 너무 많은 여드름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긴 입장에선 너무 뼈아픈 말이었다. 그날 이후부터, 내가 더 내 피부에 관심을 가지기로 했다. 더 공부하고, 더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시절 백화점에 나온 화장품은 다 써봤다. 국내에 없는 화장품은 해외직구로 받아봤다. "사내아이가 뭘 그렇게까지?"라는 말은 신경 쓰지 않았다.
남자 피부 관리, 한발 더 나아가 남자 외모 관리, 또 조금 더 뻗어가 남자 머리 스타일 관리…. 다양한 관심사가 생겼다. 많은 시도를 해봤다. 효과를 본 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빠짐없이 공유했다. 실패담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몇 년의 시간이 훌쩍 흘렀다. 어느새 1세대 남자 뷰티 인플루언서로 자리매김했다. 유튜브 구독자만 10만명이 넘었다. '관리하는 남자' 아우라M(본명 이상민·34·사진)의 이야기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의 사무실에서 만난 아우라M에게 '관리' 비결을 물어봤다.
-'관리하는 남자'로의 입문 아이템은 무엇이 있을까요?
▶선크림이요. 10년 전쯤에는 스킨케어 사용 여부가 (관리하는 남자로의)기준점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몇몇 남성분은 '난 스킨(토너)도 안 발라!'라는 말을 자랑처럼 말씀하는 분위기도 있었으니까요. 요즘은 선크림 사용 여부로 그 기준점이 한 단계 뛴 듯해요. 과거와 견줘볼 때 이제 스킨케어 사용에는 익숙해진 것 같은데요. 아직 선크림을 놓곤 '예전에 써봤는데 얼굴이 너무 뜨고 촉감도 기름져서 별로였다'는 인식이 강해 보여요. 요즘은 수분크림 대신 바를 만큼 편안하게 발리는 선크림이 많이 생겼지만, 과거의 그런 기억 때문에 거리를 두는 분들이 꽤 있는 듯해요.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아이템도 선크림이네요?) 네, 맞아요. 요즘 선크림은 대부분 높은 차단력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나한테 맞는 사용감을 보고 고르면 될 것 같아요.
-선크림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사실 T존(양쪽 눈썹 부위에서 코로 이어지는 라인)을 관리하면 외모가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할 수 있어요. 꾸미는 데 관심이 없는 남성분도 눈썹 문신을 하고, 코 성형수술을 하면 인상부터 분위기까지 확 달라져요.
-남자의 눈썹 문신은 비교적 보편화가 되는 흐름인데요. 아직 성형 수술에 대해선 거리감이 있는 듯해요.
▶(남자라도)눈과 코 정도의 성형 수술은 시술처럼 흔해지는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는 것 같아요. 크게 손을 대지 않는 성형 수술은 '나를 위한 투자'라는 생각도 강해지는 추세예요. 실제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로 들어오는 남성분의 문의글을 보면요. 스킨케어 질문이 50%, 색조 질문이 30%, 성형수술 혹은 시술에 대한 질문이 20% 정도에요. 과거에는 스킨케어 관련 문의만 90%를 훌쩍 뛰어넘었는데, 그동안 큰 변화가 생긴 것이지요. 당장 10년 전만 해도 성형을 한 분 자체가 많지 않았어요. (성형을)해도 약간은 숨기려는 경향이 있었지요.
-아직 자신에게 딱 맞는 머리 스타일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남성분도 많아 보여요.
▶다양한 시도를 추천해요. 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잠깐 밀어내고서요. 특히 머리 스타일은 내게 가장 익숙한 형태가 '이게 제일 낫다'는 고정관념이 돼 굳어질 때가 많아요. 저도 그랬어요. 저도 비슷한 머리 스타일을 10년 가까이 고수했는데요. 어느 날 짧은 머리 스타일로 확 바꿨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SNS 팔로워도 눈에 띄게 늘었지요. '나는 긴 머리 스타일만 어울릴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이 부서지는 순간이었어요. 또 하나. 사진과 더 친해지면 좋아요. 사진 속 내 모습을 많이 봐야 해요. 사진 속 여러 각도의 나를 보면 볼수록 내게 어울리는 머리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감이 빨리 올 수 있어요.
-'관리하는 남자'가 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자존감 상승인 것 같아요. 많은 분이 '남한테 잘 보이기 위해 관리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지만, 결국 '자기만족'을 위해 관리하는 게 대부분이에요. SNS에서 '관리에 왜 관심을 가지세요?'라는 취지로 설문조사를 해봤어요. 조금 더 멋져 보이고, 잘생겨 보이는 내 모습이 너무 좋아서 관리한다는 분이 많았어요. 면접에서 잘 보이기 위해, 여자친구를 사귀기 위해 등 목적은 입문의 이유는 될 수 있지만,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은 되지 않는 듯해요. 실은 저도 예전에는 모임이 있어도 모르는 분이 온다고 하면 절대 나가지 않는 등 내성적이었어요. 관리를 하면서 더 당당해지고, 더 자신감에 찬 태도를 얻었지요.
잡지사 직원에서 잘 나가는 쇼핑 호스트, 뷰티 블로거이자 '실버 버튼(유튜브 구독자 10만이상)'을 얻은 뷰티 유튜버, 이젠 뷰티 브랜드 제너럴컨셉 최고경영자(CEO)…. 아우라M은 그루밍 기술과 그 필요성을 앞세워 멈춤 없이 발전 중이다.
-이력이 다채로운데요. 지금의 자리를 만든 첫 단추는 무엇인가요?
▶12년 전쯤 블로그 서비스가 막 생겼어요. 그때 저는 미대생이었어요. 당시 미대생들 사이에선 블로그 운영이 유행이었지요. 작업물을 올려 포트폴리오를 쌓는 식이었어요. 그런데 휴학하고 나니 올릴 게 없었어요. 고민하던 중 제가 쓰는 화장품 리뷰를 몇 개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화장하는 남자'가 지금보다 더 생소했던 때였어요. 이 콘셉트를 직업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기업에 잠깐 몸담은 적도 있군요.
▶뷰티 블로거 활동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케팅에 관심이 갔어요. 외국계 뷰티 회사에서 최종 면접을 본 적도 있어요.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우리 제품 아닌 다른 제품을 SNS에 올리면 안 된다'는 등의 규정을 강조했던 곳이에요. 저는 특정 브랜드에 묶이는 게 싫었어요. 그래서 여러 브랜드를 접할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한 잡지사의 마케팅팀에 입사했어요. 이후 쇼핑 호스트 일도 했습니다. 잡지사 등 미디어에서 일한 경험은 유튜브 영상 제작 등에 활용되고 있어요. 마케팅 일에서 쌓은 뷰티 쪽 인맥, 쇼핑 호스트를 할 때 익힌 화법도 유튜브와 사업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남자가 뭘 꾸미냐'는 인식이 없지 않은 만큼, 남자 뷰티 인플루언서로 있으면서 마주한 벽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 사회적 시선이 있기는 했어요. 남자가 무슨 비비크림이냐는 식의 말도 많았어요. 다만, 저는 악플을 단 분도 고마웠어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 피드백을 남겼으니까요. 그분들과도 소통했어요. 몇몇 분은 이 과정에서 제 편으로 마음을 돌리기도 했어요. 다만, 저와 제 가족을 함께 비난하는 분도 있었어요. 이럴 때는 부모님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도 요즘은 인식이 정말 좋아졌어요. 예전에는 저 혼자 맞았다면, 이제는 저와 함께 대응해주시는 분이 많이 생겼어요.
-제너럴컨셉이란 브랜드를 운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12년 전부터 관리에 관심 있는 많은 남성분에게 피부 등 관련 질문을 받고 있어요. 그런데 질문 내용은 별로 바뀌지 않아요. '입문 과정에선 이것만 따라 해도 좋아요'라는 말을 제품으로 실체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부 타입, 습관과 상관없이 누구든 편하게 (자신을)관리할 수 있는 제품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어요.
아우라M은 역동적인 일상에도 유튜브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보통 일주일에 1~3편은 꾸준하게 올려 남자의 '관리 팁'을 알려준다. '남자 가르마 애즈펌 스타일 드라이-펌, 고데기 없이 해봐요' 등은 조회수가 138만회를 돌파했다.
애즈펌은 앞머리가 전체적으로 이마쪽으로 향하게 해 가르마를 양쪽으로 넘길 수 있도록 한 남성 헤어스타일이다. 이마를 넓게 넘기는 가르마펌과 달리, 애즈펌은 가르마를 살짝 열어 이마가 조금 보이도록 해 댄디한 훈남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관련 영상에서 아우라M은 "앞머리는 숱을 많이 치지 말고 코 중간까지 오는 조금 긴 컷트를 추천한다"며 "처음 드라이 할 때는 절대 가르마를 먼저 타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 "머리를 뿌리부터 말린 뒤 가르마를 5:5로 타면 얼굴이 길어보인다"며 "얼굴이 커보이는 쪽이 4, 작아보이는 쪽을 6으로 6:4 가르마를 타라"고 디테일한 팁을 공유한다.
이 외에도 '남자 눈썹 정리'부터 '코 성형 종류와 부작용', '보톡스의 모든 것' 등 폭넓은 콘텐츠를 거침없이 다룬다. 아우라M은 구독자를 '알루아'라고 칭한다.
-유튜브에 도전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쇼핑 호스트를 그만둔 후 블로그·인스타그램을 다시 살려볼지, 유튜브에 새롭게 진입해볼지를 놓고 갈림길에 섰어요. 이미 1세대 유튜버들이 구독자 50만명, 10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였어요. 쇼핑 호스트로 방송 경험을 해봤으니 유튜브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에선 사진을 주요 콘텐츠로 써야 한다는 데 벽을 느꼈어요. 피부 질감, 화장품의 제형감 같은 건 동영상을 통해 더 생생하게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단기적 목표는 제너럴컨셉을 더 많은 분께 알리는 일이에요. 남성 브랜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구매 비율은 남녀가 거의 반반이에요. 남성은 물론, 여성분도 믿고 쓰는 유니섹스 브랜드인 셈이지요. 패션 브랜드부터 왁싱 등 '관리'하는 분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공간을 만드는 일도 구상하고 있어요. 사실 7~8년 전에 한 회사가 비슷한 걸 꾸렸는데, 그땐 크게 잘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사이 세상이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소위 그루밍을 위한 테마파크 같은 공간인가요?) 그렇다고 할 수 있어요.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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