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때문에 프랑스 난리 난 이유

조회수 2023. 6. 2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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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위대한 발견이 사소하고 우연한 사건으로 시작되었듯이, 1856년 어느 날 파스퇴르를 찾아온 양조업자가 미생물과 감염병 사이의 관계를 규명하는 획기적 발견의 도화선이 되었다.

사탕무로 술을 만들어 팔던 그는 빚은 술이 종종 쉬어서 팔지 못하게 된다는 걱정을 토로하며 도와달라고 청했다.

파스퇴르는 온전한 술에는 동그란 입자가 가득하지만 변질된 술에는 막대 모양의 입자가 많이 섞여 있는 상태를 현미경으로 관찰했다. 이미 발효가 생물학적 반응이라고 의심하고 있던 파스퇴르는 이 관찰을 계기로 발효 연구에 더욱 빠져들었다.

그의 아내가 강박증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로 파스퇴르는 연구에 몰두했고, 1857년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효모(이스트yeast)가 당분을 알코올로 발효시킨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효모의 참모습을 세상에 알렸다.


1860년에는 와인이 변질되는 것이 프랑스 국가 차원의 문제가 되었다. 그해 1월 15일, 나폴레옹 3세는 영국과 10년 기한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고 공표했다. 그 덕분에 영국으로 수출하는 와인의 양이 늘어났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영국으로 가는 동안 와인 상당수가 상해 맛이 변해버린 것이다. 나폴레옹 3세는 파스퇴르에게 그 원인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라고 명했다.

파스퇴르는 몇 해 전 사탕무로 만든 술에서 보았던 막대 모양의 미생물을 떠올렸다. 그는 특정 미생물 때문에 와인 맛이 변하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마침내 1864년에 문제의 미생물이 아세트산균acetic acid bacteria임을 밝혀냈다. 자연환경 곳곳에 있는 이 세균은 산소를 이용해 알코올을 아세트산으로 변화시킨다. 초산이라고도 부르는 아세트산은 식초의 신맛을 내는 주인공으로 보통 식초에 3∼5퍼센트 정도 들어 있다.

이제 와인을 변질시키는 주범을 찾아냈으니, 문제는 의외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푹 끓이기.

하지만 상상해보라, 음주 운전 걱정을 날려버린 무알코올 와인의 맛을! 원치 않는 미생물을 없애려고 무턱대고 열을 가하면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 될 것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열쇠는 와인의 풍미를 유지하면서 문제의 미생물을 죽일 수 있는 조건이었다.

파스퇴르는 그 조건을 알아냈다. 와인을 섭씨 60도 정도까지 30분가량 두어 번 넘게 가열해서 그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파스퇴르법 또는 저온살균법이라고 부르는 이 방법은 발효주와 우유, 주스 등에서 해롭거나 원치 않는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지금도 널리 사용된다. 이로써 파스퇴르는 황제가 내린 임무를 완수함과 동시에 프랑스 와인의 수출길을 밝혔다. 나폴레옹 3세는 그의 공로를 치하하고 연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위 내용은 인기 베스트셀러 과학 교양 시리즈 <생물학의 쓸모>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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