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을 내려놓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 진짜 쉼이 필요한 이들에게 조용히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정화되는 장소, 바로 강원도 화천의 평화의 댐이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역사적 상징성과 자연의 평온함, 그리고 미래를 향한 염원을 모두 품고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물길을 따라 도착하는 평화, ‘물빛 누리호’

평화의 댐을 가장 아름답게 만나는 방법은 강 위에서 시작된다. 화천읍에서 출발하는 ‘물빛 누리호’*를 타고 북한강을 따라 흐르는 물길 위로 약 한 시간의 여정이 펼쳐진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파로호의 고요한 물결, 그리고 멀리서 다가오는 푸른 산자락은 탑승자들의 시선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렇게 도착한 평화의 댐은 높이 125m, 길이 601m에 이르는 거대한 구조물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 규모에 압도되기보다는, 그 위를 걷는 동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세계 평화의 종

댐 인근에는 단순히 조형물이 아닌, 깊은 상징성을 담은 ‘세계 평화의 종 공원’이 자리한다.
이곳의 중심에는 세계 분쟁 지역 30여 개국에서 수집한 무기 철로 만든 평화의 종이 서 있다. 전쟁을 상징하던 금속이 평화를 노래하는 종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더욱 인상 깊은 건, 이 종 위의 비둘기 날개 한 쪽이 일부러 비워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 날개는 공원 내 따로 보관되어 있으며, 통일이 되는 날 붙이기로 약속돼 있다.
그날 울릴 종소리는 단지 철의 울림이 아닌, 시대를 넘어선 희망의 소리가 될 것이다.
국제평화아트파크

평화의 종 공원 옆으로 이어지는 국제평화아트파크에는 전 세계에서 보내온 또 다른 희망의 소리들이 모여 있다. 염원의 종, 마음의 종 등 다양한 국가의 종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그 의미를 음미하며 직접 타종해 볼 수도 있다.
이곳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지구촌 곳곳의 평화에 대한 바람이 공명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특히, 평화의 종을 울릴 때마다 500원의 체험비가 에티오피아 장학기금으로 전달된다는 점은 여행을 통한 나눔이라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의 핸드프린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교육적 가치 역시 충분하다. 평화를 주제로 한 이 공간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의미 깊은 시간이 된다.
댐 위를 걷는 601m

평화의 댐은 한때 위기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성찰과 치유의 공간으로 완전히 거듭났다.
조용히 댐 위 601m를 걷다 보면, 강물의 흐름만큼이나 부드럽게 마음도 가라앉는다. 어쩌면 이곳은 ‘평화’라는 단어를 가장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일지도 모른다.

자연과 건축,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이 공간은 혼자 걷기에도, 가족과 함께하기에도 모두 어울리는 장소다. 눈앞에 펼쳐지는 산과 강, 종소리의 울림 속에서 우리는 일상에서 잠시 멀어져 스스로를 들여다보게 된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입장료와 주차는 무료다. 관련 문의는 화천군청(033-442-1211) 또는 물문화관(033-480-1532) 으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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