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소속사 또 잃고 코알라 리스크…대중·업계서 쌍외면 받으며 나락행 [TEN피플]
[텐아시아=최지예 기자]
가수 제시가 위태롭다. 최근 불거진 팬 폭행 방관 논란이 소속사 계약 해지로 이어졌고, 함께 있던 지인이 한인 갱단 소속의 조직폭력배라는 등의 루머가 일파만파 퍼지면서 향후 제시의 연예계 활동까지 안갯속이다. 업계에서는 쉽게 계약하면 안되는 '악동'으로 낙인 찍혔고, 대중들 사이에서도 팬에게 고마움을 모르는 아티스트로 미운털이 박혔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약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미성년자인 한 팬이 제시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다 제시 일행 중 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보던 바로 옆에 있던 제시는 싸움을 말리는 제스쳐를 취하다 현장을 떠나는 모습이 CCTV를 통해 확인됐다. 이후 피해자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인근에서 제시 일행을 찾아 가해자의 행적을 물었으나 제시는 "모른다"고 답했다.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제시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셌다. 이와 관련 제시 측은 문제가 된 폭행 가해자에 대해 "중국인"이라며 "우리는 전혀 관련이 없고 제시와 친한 프로듀서가 있는데, 그 프로듀서의 친구"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제시는 팬에게 폭행을 가하는 일행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점, 폭행 가해자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라며 미온적으로 방관한 것에 대해 크게 지적받고 있다. 이와 관련 제시는 범인은닉, 도피 혐의로 피고발됐다.
특히, 제시가 십수 년 전에도 폭행 사건에 연루됐던 것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제시는 지난 17일 약 6시간이 걸쳐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도 책임을 피하려는 답변으로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시는 "(팬을) 때린 사람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고 벌 받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사건 당일 가해자를 처음 본 게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처음 봤다"라고 답했다.
이후 당시 모습이 담긴 CCTV가 공개됐고, 사건 당시 배를 밀치고 머리를 들이미는 등 위협을 가한 또 다른 가해자가 제시와 친분이 깊은 래퍼 겸 프로듀서 '코알라'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코알라는 제시의 '어떤 X', '콜드블러드', '눈누난나' 등 앨범 제작에 다수 참여한 인물로, 제시와는 친분이 깊다. 제시가 코알라의 등에 업혀 장난을 치는 사진에서 두 사람의 친분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코알라가 한인 갱단을 뜻하는 'Korean Outlaws'라는 문신을 갖고 있어 그가 폭력 조직에 속한 사람이라는 의혹도 더해졌다.
코알라는 현재 티빙 '랩 퍼블릭'에 출연 중으로, 제작진 측은 해당 사건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정적 여론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제시는 적극적인 사건 해결 및 소통보다는 침묵과 은둔을 선택했다. 제시는 레이블 및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디오디(DOD)와 전속계약을 맺은지 한 달 만에 계약 종료를 알렸다. 구체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팬 폭행 방관 이슈로 인한 여론 악화가 소속사와 제시 모두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해 도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제시의 향후 활동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소속사 이적이 잦았던 제시는 디오디 산하 독립 레이블 UNNI(언니)를 통해 독자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결국 상호 협의하여 계약 해지했다. 제시는 가수 싸이가 대표로 있는 피네이션(2019년 1월~2022년 7월)에 이어 가수 박재범의 모어비전(2023년 4월~2024년 1월)에 새 둥지를 틀었으나, 불화설 속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합의 하에 결별했다. 이후 짧지 않은 시간 FA 기간을 갖던 제시는 독자 레이블로 활동 방향을 찾는 듯 했으나, 이마저도 물거품된 것이다.
제시로서는 데뷔 이래 최대 위기다. 더 문제는 위기를 대하는 제시의 태도인데,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기 보다는 모르쇠로 꼬리 자르려는 속내가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제시가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지만 자신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하러 왔던 사람이 폭행을 당했다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자세가 요구된다. "모른다"는 말대신 "피해자의 편에서 가해자를 찾는 것을 돕겠다"는 말이 필요한 순간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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