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되지 않는 골프, 그게 매력이긴 하지만 스코어를 줄이지 못하면 정말 잔인하다고 느껴질 만큼 골퍼는 괴롭습니다. 특히 스윙 교정에 실패할 때마다 느끼는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뇌과학이라는 분야가 조금 생소하긴 합니다만, 최근 접했던 흥미로운 이론 하나가 우리가 왜 그렇게 스윙 교정에 어려움을 겪는지 설명해 주기에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합니다.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것은 어렵다. 300 vs. 3,000
레슨을 받고 골프를 시작했든, 독학으로 영상을 보며 골프를 익혔든 간에 한번 몸에 굳어진 스윙을 바꾸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는 '레슨도 받고 연습도 하는데 왜 실력이 늘지 않을까?'라는 아마추어 골퍼들의 자조 섞인 한탄과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미국 카이저(Keiser) 대학의 골프학 교수였던 T.J. 토마시(Dr. T.J. Tomasi) 박사는 이 어려움을 수치로 분석한 흥미로운 데이터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골프 초보자가 새로운 동작을 익히는 데는 약 300회의 올바른 반복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몸에 밴 잘못된 습관을 고쳐 새 동작으로 만드는 데는 무려 3,000회의 반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즉, 한 번 형성된 스윙 습관을 바꾸는 일은 처음 배울 때보다 10배 이상의 노력이 요구된다는 뜻입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사례도 이 지난한 과정을 뒷받침합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부치 하먼이나 행크 헤이니와 함께했던 스윙 교정 과정을 회고하며, 변경된 스윙이 몸에 완전히 익어 실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약 18개월이 걸렸다고 언급했습니다.
타이거 우즈처럼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하는 천재조차도, 스윙의 변화가 완전히 자기 것이 되기까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인내심의 중요성을 시사합니다.

반복 연습의 과학적 원리
그렇다면 대체 왜 꾸준히, 그리고 자주 연습해야 하는 걸까요? 뇌과학이라는 관점에 의하면, 그 해답은 바로 우리의 머릿속에 있습니다.
놀랍게도 성인의 뇌는 매일 5천에서 1만 개의 새로운 뇌세포를 만들어냅니다. 이 새로운 세포들은 우리가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 사용되는데, 문제는 2주 안에 사용하지 않으면 그냥 없어져버린다는 겁니다. "안 쓰면 사라진다(Use it or lose it)"는 말이 과학적으로도 맞는 얘기였던 거죠.
맥길대학교 웨인 소신 박사의 연구도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연습을 한꺼번에 몰아서 하는 것보다 조금씩 나눠서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같은 양을 연습해도 며칠에 걸쳐 나눠서 하면 뇌가 더 잘 배운다는 거죠.
또한 어떤 골퍼들은 나이가 너무 들어서 새로운 걸 배우는 게 어렵다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뇌과학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는 또 하나의 핑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인의 뇌도 계속 새로운 세포를 만들고,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매일 새로 생기는 뇌세포들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여부인 것이죠.
고속도로 vs 오솔길 - 뇌 속 교통 전쟁
미국의 한 골프 코치가 스윙 교정을 아주 쉽게 설명했습니다. 바로 '교통 흐름'에 비유한 건데요.
우리 뇌 속에는 잘못된 옛날 스윙이 고속도로처럼 넓게 깔려있습니다. 반면 새로 배우는 올바른 스윙은 이제 막 생긴 좁은 오솔길입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대부분의 차들(신경 신호)이 넓고 익숙한 고속도로로 가버립니다.
더 재미있는 건, 연습장에서는 새 스윙이 나오다가도 필드에 나가 긴장하면 다시 옛날 스윙으로 돌아간다는 겁니다. 뇌가 압박을 받으면 가장 익숙한 고속도로로 자동으로 가버리는 거죠. 이때 많은 골퍼들이 "역시 안 되네" 하면서 포기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 의식적으로 새로운 오솔길로 차들을 보내는 것입니다. 바로 이 방법이 '연습'인 것이죠.
매번 집중해서 새 스윙을 반복하면, 좁은 오솔길이 점점 넓어지고 포장되어 고속도로로 변하게 되고, 결국에는 긴장하는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새 스윙이 나오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전에 있던 고속도로는 새로운 길로 대체가 되는 것이죠.

효과적인 연습을 위한 원칙
이러한 이론적인 배경을 알고 나면, 우리는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됩니다.
첫째, 짧게 자주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입니다. 하루에 공 150개를 몰아치는 것보다 30개씩 5일 나눠서 치는 게 훨씬 낫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뇌가 매일 새로운 세포를 만들고, 2주 안에 안 쓰면 사라지게 되니, 가능하면 매일 연습하는 게 좋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연습 사이사이 쉬는 시간이 뇌가 배운 걸 정리하고 기억하는 시간이 되니 그 효과도 배가될 수 있는 것입니다.
둘째, 집중해서 연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냥 공이 놓인 대로 기계적으로 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죠. 매 스윙마다 "이번엔 뭘 고칠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집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 연습 방법을 섞는 것이 유리합니다. 같은 동작만 계속 반복하는 연습도 필요하지만, 실전처럼 여러 클럽을 바꿔가며 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익숙한 골프장을 떠올리거나, 스크린 골프를 활용해서 티 샷에서부터 퍼팅까지 실제 라운드처럼 연습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내심일 텐데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조차 스윙을 완성하는 데 18개월이 걸렸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요?
골프에 정답은 없습니다만, 새로운 오솔길이 고속도로가 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을 하는 자세는 분명 필요해 보입니다.
아래 시리어스골퍼 톡채널 추가를 통해, 칼럼 관련 의견을 남길 수 있으며, 다양한 골프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