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간단하게 국수나 해 먹자
국수 한 그릇을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복잡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육수를 내고, 면을 삶고, 고명을 준비하고, 그릇을 데우고, 양념을 맞추는 일련의 과정들이 '간단하게'라는 단어 하나로 축소된다. 잡채는 더하다. 각종 채소를 따로 볶고, 당면을 불리고 삶고, 양념을 만들고, 모든 재료를 섞어 간을 맞추는 과정이 최소 한 시간은 필요한데도 '간단하게 비벼먹자'는 표현으로 뭉뚱그려진다. 이런 발언은 요리하는 사람의 수고를 인지하지 못하고, 매 끼니가 저절로 차려진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적 태도를 드러낸다.

2. 음식물 그대로 그릇을 싱크대에 넣는다
설거지를 시작하려 싱크대에 다가섰을 때 마주하는 광경이 있다. 밥알이 붙어있는 그릇, 고춧가루가 잔뜩 묻은 접시, 기름이 둥둥 떠다니는 국그릇들이 무작정 쌓여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이런 그릇들이 서로 포개져 있을 때다. 위 그릇의 바닥에 묻은 음식물이 아래 그릇 안쪽에 고스란히 옮겨붙어, 설거지 전에 먼저 그릇을 분리하고 음식물을 제거하는 추가 작업이 필요해진다. 식사 후 그릇을 싱크대에 넣기 전 휴지로 한 번 닦아내거나 물에 살짝 헹구는 작은 배려가 없다는 것은, 뒷정리가 자신의 몫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고방식을 보여준다.

3. 설거지 끝내고 싱크대 주변 물기 제거 안하는 사람
설거지가 끝났다고 모든 일이 끝난 것은 아니다. 싱크대 주변에 튄 물방울들, 수도꼭지와 싱크대 가장자리에 남은 물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때와 곰팡이의 온상이 된다. 특히 스테인리스 싱크대의 경우 물기를 제거하지 않으면 얼룩이 생기고, 대리석이나 인조대리석 상판은 물자국이 남아 지저분해 보인다. 마른 행주로 싱크대와 주변을 한 번 닦아내는 1분의 시간이 주방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핵심인데, 이 마지막 단계를 생략하는 것은 집안일의 완성도에 대한 개념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4. 양말 뒤집거나 돌돌 말아서 벗어놓는다
뒤집어진 양말, 돌돌 말린 양말은 세탁하는 사람에게 불필요한 추가 작업을 만든다. 세탁 전에 일일이 펴야 하고, 제대로 세탁되지 않아 냄새가 남거나 세제가 잘 빠지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돌돌 말린 양말은 건조도 제대로 되지 않아 퀴퀴한 냄새의 원인이 된다. 양말을 벗을 때 제대로 펴서 세탁 바구니에 넣는 것은 기본적인 에티켓인데,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자신이 벗어놓은 옷가지를 누군가가 처리해줄 것이라는 당연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는 증거다.

5. 젖은 수건이랑 다른 빨래 같이 담아두기
젖은 수건을 마른 빨래와 함께 세탁 바구니에 넣으면 며칠 내에 곰팡이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습기가 다른 옷감으로 전달되어 전체 빨래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고, 심한 경우 곰팡이가 생겨 옷을 버려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젖은 수건은 따로 걸어 말리거나 즉시 세탁해야 하는데, 이런 기본적인 상식을 모른다는 것은 빨래의 전 과정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는 명백한 신호다. 세탁물 분류와 관리의 기초를 모르는 것은 집안일을 타인에게 의존해왔음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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