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조기와 비슷한 모습을 한 생선 '부세'

굴비는 예부터 밥상 위 빠지지 않는 반찬이었다. 쌀밥에 굴비 한 토막이면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한 끼를 뚝딱 해결할 수 있어 ‘밥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짭조름한 맛과 쫀득한 식감, 그리고 해풍에 말려 만들어지는 특유의 향이 어우러져 굴비를 찾는 이들은 끊이지 않는다.
보통 굴비라고 하면 참조기로 만든 것을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많이 쓰이는 생선이 따로 있다. 조기와 생김새가 비슷해 혼동하기도 쉬운데, 살이 도톰하고 맛이 진해 요즘에는 오히려 이 생선으로 만든 굴비를 더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4~7월이 제철인 이 생선의 이름은 바로 ‘부세’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참조기를 닮은 큰 생선 '부세'

부세조기라고도 불리는 부세는 경골어류 농어목 민어과의 바닷물고기로, 우리나라에는 겨울철 제주도 남해에서 월동하다 봄에 북상하며, 여름에는 서해안의 연안까지 회유하다 가을에 남쪽으로 이동하는 생선이다.
성체 기준 30~50cm까지 자라는 이 생선은 몸은 옆으로 납작하고 몸높이는 평범하며, 몸 뒤쪽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를 하고 있다. 입은 크고 양 턱에는 크고 작은 이빨이 위턱에 2줄, 아래턱에 1줄로 나 있으며, 꼬리지느러미는 가운데가 뒤쪽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다.
부세의 산란기는 봄과 가을에 한 번씩, 총 두 번 있는데 봄에는 동중국해, 가을에는 남중국해에서 산란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이하게도 산란기가 되면 소리를 내는데 이는 상호 인식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부세 vs 참조기… 두 생선의 차이점은

굴비에 많이 쓰이는 부세와 참조기는 속까지 같은 사촌지간이다. 그래서 이 두 생선은 비슷한 점이 많은데, 엄염히 다른 종인데다가 가격도 다르므로 차이점을 확실히 알아두는 것이 좋다.
먼저 크기 면에서는 부세가 확연히 큰 모습을 보인다. 시장에 유통되는 보통 15~20cm 정도의 크기가 많지만, 부세는 30cm급이 많이 유통된다. 또한 참조기는 머리가 전체적으로 둥글고 매끈한 반면, 부세는 자세히 보면 머리에 살짝 굴곡이 있다.
가장 확실한 차이점은 지느러미를 보면 알 수 있다. 참조기와 부세는 모두 2개의 등지느러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중 머리 쪽 등지느러미를 보면 된다.
참조기는 지느러니에 난 가시의 갯수가 10개 정도로 다소 많지만, 부세는 8개 정도만 있다. 앞쪽의 굵은 가시부터 세는 게 아니라, 더 앞에 있는 가는 가시까지 세야 정확한 수를 셀 수 있다.
굴비만 맛있는 게 아니야… 부세 먹는 법

부세로 만든 굴비는 식감이 쫀득하고 짭조름해 밥반찬으로 먹기 딱이다. 특히 녹차에 만 밥에 곁들이면 녹차의 향긋한 내음과 약간 쌉싸름한 맛이 굴비와 잘 어울려 몇 그릇이고 해치울 수 있는, 그야말로 밥도둑이 된다.
부세는 주로 굴비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다른 방식으로 먹어도 충분히 맛있는 생선이다. 굴비 외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찜으로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으며, 간장과 고춧가루가 들어간 양념에 조리거나 아예 매운탕으로 만들어도 그 맛이 좋다.
중국에서는 부세가 중국인이 좋아하는 황금색을 띄고 있다며 좋아하는데, 이를 대량 양식해 어묵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로 인해 중국의 불법 조업의 표적이 되어 야생 부세의 개체수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재 부세의 도매가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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