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시대
한때 유일무이한 4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루기도 했던 전통의 명가 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과거 영광의 시간이 무색할 만큼 최근 그들의 역사는 그다지 밝지 못했다. 왕조의 주역들이 하나둘씩 퇴장하며, 이렇다 할 반등의 서사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젊은 선수들이 착실하게 1군 무대에 정착하고 있고, 사자 군단은 조금씩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2003년생의 한 젊은 영웅이, 그동안의 부침을 딛고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 최형우 등 전설과도 같았던 선배들의 뒤를 잇는 4번 타자로 성장하려 하고 있다. 과거 라이온킹을 연상시킬 정도로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그가 있기에, 앞으로 KBO리그엔 본격적으로 새로운 ‘영웅의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Mingyu Kim Location Samsung Lions Park

145호(2023년 5월 호) 이후로 약 1년 만에 만나네요. 그땐 전화로 진행했는데, 표지모델로 만나게 됐어요. (5월 28일 인터뷰)
그때 전화하다가 (이)재현이가 들어왔을 때죠? 표지모델로 뽑아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 열심히 해서 더 자주 나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어제(5월 27일)부터 올스타전 투표가 시작됐어요. 첫날부터 드림 올스타 3루수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올스타전 출전이 확정되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요?
되게 좋을 것 같아요. 한 번쯤 나가보고 싶은 무대인데, 성사된다면 정말 영광일 거예요.
올스타전에 나가면 특별한 퍼포먼스를 해야 할 수도 있는데, 혹시 염두에 둔 건 없나요?
조금 부끄러울 것 같아서… 그래도 팬분들이 추천해 주시는 것 중에 가능한 게 있다면 해볼 의향이 있습니다. (추천받은 거라면 다 괜찮나요?) 그중에 제가 마음에 드는 걸 골라야죠. (씨익)

#사자의 발톱
시즌 전 어려울 거라는 전망을 이겨내고 삼성이 선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해요?
우선 형들이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세요. (구)자욱이 형이나 (류)지혁이 형이 평소에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그럴 때마다 분위기가 좋게 바뀌어서 이긴 적도 많았어요.
두 선배가 보통 어떤 말을 남기곤 하나요?
경기 중에도 분위기가 안 좋다 싶으면 “이건 우리가 이길 때의 분위기가 아니다. 지금 이 기운이면 오늘 또 질 거다”라고 말씀하세요. 그리고 아마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다음 이닝에 점수를 내서 역전했을 거예요.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형들이 그런 조언을 해주실 때마다 사기가 올라가고 분위기가 반전되는 면이 커요.
최근 젊은 선수들이 주축으로 떠오른 부분이 인상적이에요. 본인도 그 주역 중 하나인데, 안에서 바라보는 팀 분위기는 어때요?
작년 이맘때는 (김)지찬이 형, (김)현준이 형, 재현이 정도만 있었는데, 올해는 (김)재상이도 그렇고 또래 선수가 많다 보니 되게 재밌어요. 실제로 경기 중에 투수 교체 타이밍이 되면 절 포함해서 재현이, 재상이, (데이비드) 맥키넌까지 네 명이 모여서 “긴장된다”, “큰일 났다”, “접전이니까 타구가 오면 무조건 막자” 이런 식으로 얘기를 나누곤 하거든요. 특히 막내인 재상이가 조금 긴장한 모습이 보이면 저랑 재현이가 풀어주기도 하고요.
반대로 본인이 먼저 긴장하는 순간도 있을 텐데요.
그럴 땐 재현이가 풀어주는 편이에요. 시즌 초에 재현이가 복귀했을 때 절 다독여준 적이 있었는데, 친구인데도 때로는 형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요.
아까 맥키넌이랑도 얘기를 나눈다고 했잖아요. 소통은 잘 되는 편인가요?
내야수끼리 모이면 맥키넌이 혼자 막 말을 많이 해요. 근데 재현이랑 재상이는 조금씩 알아듣던데, 제가 잘 못 알아듣거든요. 다행히 (이)병헌이 형이 영어를 잘해서 중간에서 전달을 잘 해줘요. 평소에도 저희 내야수 넷이랑 병헌이 형까지 밥을 먹으러 갈 때마다 병헌이 형이 통역해 주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맥키넌과도 큰 문제 없이 친해질 수 있었어요.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 선수들이 신구 조화를 잘 이루는 느낌인데,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주는 선배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강)민호 선배님이 항상 장난을 치면서 분위기를 바꿔주시곤 하죠. (오)재일이 형이나 자욱이 형, 지혁이 형도 마찬가지고요. 근데 경기마다 그 역할을 해주시는 선배님들이 달라져요. 방금 얘기한 선배님들 말고도 (김)헌곤이 형처럼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결과가 잘 안 나올 때 괜찮다고 격려해 주시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모여서 저희가 상위권에 있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새로운 중심
5월 9일 이후로 4번 타자로 출장하는 빈도가 늘고 있습니다. 숱한 전설적인 선수들이 거쳐 간 자리인데, 그 타순을 지키고 있는 소감은 어때요?
이 자리가 조금 익숙해지긴 했는데, 아직 잘 모르겠어요. 기분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사실 2군에서도 한 번도 4번 타자로 나선 적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라인업을 봤을 땐 되게 설렜는데, 이젠 한두 번 경기에 나서면서 책임감이 많이 느껴지곤 해요.
방송 인터뷰를 보니까 본인 앞에 찬스가 걸리는 게 재밌다고 하더라고요. 평소 긴장을 자주 하지는 않는 스타일인가 봐요?
에이, 저도 긴장 자주 하는 타입이에요. 타석에서는 오히려 긴장이 덜한 편인데, 수비할 때는 실수 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수비하는 순간만큼은 늘 경계의 끈을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인터뷰일 기준으로 12홈런을 때려내며 올 시즌 33홈런 페이스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작년보다 일취월장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어떤 점이 주요했다고 보나요?
타석에 들어가서 제 배팅 카운트가 될 때마다 자신 있게 돌린 점이 좋게 작용하지 않았나 해요. 경기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처하는 부분이 있지만, 분명히 볼넷보다 안타가 필요한 순간엔 작년보다 더 과감하게 배트를 돌리고 있습니다.
작년이랑 비교했을 때 타격 메커니즘에 변화를 준 부분이 있을까요?
올해는 오른손으로 노브를 아예 감싸면서 배트를 잡아요. 이렇게 잡으면 스윙할 때 원심력이 더 커지고, 배트도 부드럽게 나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이렇게 쳐와서 그렇게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긴 한데, 그래도 이 부분이 장타력 상승에 도움이 됐다고 느껴요.
지난 인터뷰에서 다른 팀의 에이스를 상대해 보고 싶다고 했는데, 올 시즌 김광현, 김원중, 곽빈 등 각 팀의 에이스 선발 투수나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어요.
다들 제가 어릴 때 TV에서나 볼 수 있는 분들이었어요. 특히 김광현 선수는 제가 처음 야구를 봤을 때 선발 투수셨거든요. 처음 선배님을 상대로 홈런을 쳤을 땐 마냥 기분이 좋았는데, 곱씹어볼수록 정말 영광스러운 순간이더라고요. 그래서 며칠 동안 계속 꿈꾸는 기분이었어요.
4번 타자로 성장하면서 투수들의 견제도 늘었을 텐데, 타석에서 체감하나요?
1루가 비어있을 때요. 작년 같았으면 그냥 스트라이크가 세 개 들어왔을 텐데, 올해는 다르더라고요. 한두 번 정도는 딱 봐도 좋은 공을 안 준다 싶은 순간이 있었어요. 그럴 땐 차라리 승부가 들어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는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볼넷으로 나가면 출루율이 높아지는 거니까 오히려 좋기도 합니다.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동점 3점포를 쏘아 올린 5월 21일 경기가 인상적이었어요. 당시 타석에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상대 투수가 (박)영현이었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장 좋은 직구를 던지는 투수 중 하나거든요. 거기다 작년엔 영현이가 직구랑 체인지업만 던졌는데, 올해는 스위퍼까지 장착했더라고요. 근데 처음에 2볼이 먼저 들어오니까 볼넷으로 나갈까도 했는데, 마지막에 풀카운트에 몰리다 보니 어떻게든 쳐서 타점을 내야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타이밍을 앞쪽에 두고, 직구에 늦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스윙했는데 마침 스위퍼가 좀 밋밋하게 들어왔어요. 그렇게 상황이 잘 맞아떨어진 덕에 홈런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5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마지막 타석을 마치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어요. 아쉬움이 정말 커 보였는데, 당시 어떤 심정이었나요?
그냥 아쉬웠고… 아쉽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그날 워낙 안 풀리는 경기였거든요. 거기다 마지막 타석에서도 실투를 받아친 거라 치자마자 “됐다!” 했는데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타구도 잘 안 뻗었고요.
선수마다 경기를 복기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하는데, 본인은 어떤 스타일이에요?
전 못한 경기는 아예 안 봐요. 영상도 안 돌려보고요. 근데 잘 된 날은 자기 전에 무조건 몇 번씩 보는 편이에요. 그러다 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다음 날 좋은 흐름이 연결되기도 하거든요.
경기가 잘 안 풀린 날은 나쁜 기운을 가라앉히는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본인만의 기분 전환하는 방식이 있을까요?
다시 연습할 때도 있지만, 보통 쉬면서 유튜브를 보는 경우가 많아요. 경기가 조금 일찍 끝났나 싶으면 잠깐 PC방에 가기도 하고요. 대신 너무 늦거나 피곤할 땐 그냥 재밌는 영상 보면서 자곤 합니다.
지난 인터뷰 때 피파 온라인이랑 배틀 그라운드를 한다고 했는데, 지금도 여전한가요?
그럼요! (실력은 많이 늘었고요?) 배틀 그라운드는 잘하고, 피파 온라인도 어느 정도는 한다고 생각합니다. 막 e스포츠에 도전할 정도는 절대로 아니지만, 저희 구단이나 다른 팀 야구선수들끼리 이벤트로 하는 거라면 상위권에 오를 자신 있습니다. (당당)
자기 전에 유튜브는 어떤 영상을 보나요?
영화 리뷰 같은 걸 자주 봐요. 특히 제목에 ‘결말 포함’이라고 적혀있는 거요. (그런 영상들 보면 엄청나게 길지 않아요?) 가끔 1시간 정도로 긴 영상도 있는데, 전 15분에서 20분 사이로 짧게 압축된 걸 즐겨보곤 합니다. 그 안에 전반적인 서사랑 결말까지 다 나오거든요.
좋아하는 영화 장르가 따로 있는지 궁금하네요.
좀비 영화를 좋아해요. ‘28주 후’ 같은 작품도 즐겨보고요. 호러랑 스릴러 장르의 영화를 종종 보는 편입니다.

#동료와 함께
하나둘씩 후배들이 생겨나고 있잖아요. 1군에서 함께하는 후배들이 늘수록 달라지는 점이 있을까요?
확실히 편해요. 후배들이 저한테 인사하는 것도 신기하고, 늘 막내일 줄만 알았는데 밑으로 동생들이 계속 들어오니까 기분이 묘하기도 하고요. 마냥 챙겨주고 싶은 마음도 들고… 그리고 일단 제가 장난을 자주 치는 스타일이거든요.
주로 장난의 희생양(?)이 되는 후배는 누군가요?
재상이가 절 되게 좋아해요. 평소에 밥 먹으러 갈 때면 “형, 저도 데리고 가요!” 이래요. 가끔 귀찮을 때 떼놓고 가면 저한테 막 뭐라고 할 때도 있어요. (나중에 좋아하는 선배가 본인이 맞냐고 삼자대면해도 되나요?) 아마 물어보셔도 똑같을 겁니다. (자신만만) 아까 얘기한 것처럼 자주 놀리긴 하지만, 처음엔 떼놓고 가도 막상 마지막엔 제가 챙겨서 데리고 와요.
평소 본인은 어떤 선배인가요? 후배들이 본인을 잘 따라오는 편인지 궁금합니다.
말을 잘 듣는 후배라… 그런 친구들이 잘 없긴 한데요. (장난) 이게 방송용으로 하는 얘기는 아닌데, 제가 늘 후배들이랑 친구처럼 지내려고 하거든요. 솔직히 저한테 반말을 써도 딱히 뭐라고 안 해요. 저랑 친하기만 하다면 조금 짓궂게 대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동기인 이재현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잖아요. 함께 주전으로 뛰는 경기도 늘고 있는데, 친구의 존재가 힘이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원정경기 가면 재현이랑 룸메이트거든요. 근데 간혹 둘 다 못한 날도 있고, 한 명은 잘하고 한 명은 못한 날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럴 때 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괜히 걱정도 됐어요. 돌이켜보면 제가 못한 날이 더 많았던 거 같지만요. (웃음) 그때마다 재현이도 아무 말 안 하고 30분 정도 각자 침대에서 누워 있다가 “뭐 먹을래?”라고 물어봐 줘요. 전 항상 안 먹는다고 하지만, 재현이가 늘 자기가 산다면서 빼지 말고 먹으래요. 그러면서 한 번씩 같이 산책하러 나가서 얘기도 하고요. 그런 점이 항상 고맙죠.
보통 이재현이 어떤 메뉴로 시켜주나요?
재현이가 먹는 걸 워낙 좋아하거든요. 저랑 좋아하는 메뉴가 자주 엇갈리는데, 꼭 제가 먹고 싶은 건 안 시켜줘요. 제 의견 반영을 해주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시키더라고요. 그래도 자기가 고른 것 중에 제가 싫다고 하면 안 시키기는 하죠.
반대로 친구가 힘들 때면 본인은 어떻게 위로해 주는 편인가요?
재밌는 영상을 보내주기도 하고, 기분을 파악해서 잘 맞춰주려고 해요. 근데 재현이가 멘탈이 좋은 편이라 그런 날이 잘 없긴 하죠. 잘 안 풀리더라도 의기소침한 적도 별로 없었고요. 거기다 재현이의 감정 변화가 그렇게 티가 나는 편이 아니더라고요. 걔가 힘든 건 자세히 봐야지 가끔 보이는 스타일이에요.
본인은 3루수, 이재현은 유격수로서 호흡을 맞출 일이 많은데, 수비에 관해 특별히 나누는 얘기가 있나요?
제가 가끔 뜬공 타구가 잘 안 보여서 못 잡을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재현이가 처리해준 적이 있어요. 반대로 재현이는 유격수 자리에서 타자들의 느린 타구를 처리하기가 힘들 때 제가 중간에서 잘라서 처리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번은 수비하기 전에 제가 땅볼 처리하는 걸 도와주니까, 대신 애매한 위치에 공이 떴을 때는 잡아달라고 말한 적도 있었어요.
라이온즈tv에 둘의 케미를 담은 ‘현웅대전’ 콘텐츠가 올라오기도 했죠. 근데 댓글에 ‘이재현이 저렇게 말 많은 건 3년 만에 처음 본다’라는 반응이 있었어요.
원래 재현이가 말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간혹 자기가 기분이 좋을 때 제대로 터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얘가 ‘T’ 성향이라 딱 필요한 말만 하더라고요. 반대로 전 말이 많은 스타일이라 평소엔 저랑 재현이가 70 대 30의 비율로 얘기를 해요. 제가 무슨 얘기를 해도 재현이는 항상 단답형으로 받아치거든요. 그래서 제가 한번은 재현이한테 얘기했어요. 반응 좀 똑바로 하라고. 근데 그렇게 해도 걔는 아마 타격이 없을 거예요.
또 다른 동기인 김재혁도 1군으로 올라오면서 현-웅-혁(이재현-김영웅-김재혁) 트리오가 함께 출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재현이는 재작년부터 1군에서 경험도 많이 쌓았고, 이미 자기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었잖아요. 그래서 올해 스프링 캠프 때부터 재혁이 형이랑 “재현이도 저렇게 잘하는데, 우리도 빨리 1군에 올라가서 셋이 함께 잘해보자!”라는 얘기를 했어요. 다행히 요즘 저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재혁이 형도 같이 나오는 경우가 늘면서 함께하는 순간이 늘고 있어서 기분이 좋아요.
동기가 타석에 들어서면 마치 내 일인 것처럼 응원하게 되겠네요.
특히 재혁이 형이 나갈 때마다 ‘제발 쳐라, 제발 쳐라’라고 되뇌면서 응원하는 마음이 더 커지곤 해요. 당연히 다른 동기나 선배님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도 한마음으로 응원하지만, 유독 재혁이 형에게 기회가 갔을 때는 더 진심이 되는 것 같아요. 아웃이라도 당하면 제가 더 아쉬운 마음도 들고요. 얼른 재현이, 재혁이 형, 그리고 저까지 셋이 부침 없이 1군에서 다 같이 뛰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전설을 향해
장타력을 갖춘 좌타자, 그리고 3년 차부터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과거 팀의 레전드였던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연상된다는 팬이 많아요.
이승엽 감독님은 워낙 전설적인 홈런타자셨잖아요. 하지만 아직 제가 홈런타자로 분류되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라, 제게 과분한 칭찬이 아닐까 싶어요. 그래도 그런 평가를 들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입니다.
그래도 지난 본지와의 인터뷰 때 홈런왕이 되고 싶다고 했잖아요.
왜 그런 호기를 부렸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타석에서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모양인데, 왠지 그때 성적이 잘 안 나온 게 그것 때문인 것 같아요.
워낙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서인지, 조만간 본지와 다시 만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땐 어떤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지금보다는 더 편한 상태에서 나오지 않을까요? 일단 확실하게 제 자리를 딱 만들고, 좀 더 여유롭고 자신 있게 인터뷰에 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에게 큰 의미로 남을 첫 풀타임 시즌입니다. 2024시즌이 어떤 기억으로 채워졌으면 하나요?
무엇보다 다치는 일만큼은 없었으면 해요. 성적까지 더 좋아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설령 페이스가 조금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최대한 다치지 않는 걸 최우선 목표로 뛸 생각입니다. 이번 시즌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제 공백이 존재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게 첫 번째 목표예요.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항상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거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팬분들의 응원이 힘이 돼서 저도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느끼고, 계속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4년 159호 (7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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