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단체 보고서 “수만 명 北 노동자, 폭력·감금 속 강제 노동… 유럽·아시아 수산시장까지 공급”

수만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중국 국적 어선에 승선 후 육지로 나가지 못한 채 최대 10년간 해상에서 사실상 감금된 채 강제노동을 해왔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육체적·정신적 학대를 당했으며, 이들이 잡은 수산물이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시장으로 유통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환경정의재단(EJF·Environmental Justice Foundation)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인도양 일대에서 조업한 중국 어선들에 수많은 북한 선원들이 승선해 있었다”며 “일부는 10년 가까이 바다에 머물며 육지를 밟지 못했고, 심각한 인권 침해가 지속됐다”라고 밝혔다.
EJF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출신의 선원 10여 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들은 “북한 선원들이 항상 피로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이었다”라며 “그들 중 일부는 폭언과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라고 증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자국민의 해외 파견 노동을 국가 정책 수준에서 조직해 왔으며, 이들 노동자의 급여 중 최대 90%를 정권이 회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국무부가 2023년에 발표한 보고서와도 일치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송출이 핵·미사일 개발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이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중국도 이에 동의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이 결의안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 기준, 최소 2만 명에서 최대 10만 명에 이르는 북한 노동자들이 여전히 중국에서 일하고 있다는 게 미국 정부의 추산이다.
EJF는 “이번 사안은 단순한 불법 고용을 넘어, 해양 산업 전반에서의 구조적 인권 침해를 드러낸다”며 “국제사회가 북한과 중국뿐 아니라, 이들의 제품을 수입하는 유럽, 일본, 한국, 대만 등의 유통망까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해당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중국은 국제법과 현지 법규를 존중하며, 북한과의 협력 역시 국제법 틀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EJF의 스티브 트렌트 대표는 “이 문제는 단지 중국의 책임으로만 끝날 수 없다”며 “현대판 노예 노동으로 잡힌 수산물이 각국 식탁에 오르고 있는 만큼, 각국 정부와 규제 당국이 보다 철저한 검증과 감시를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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