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뭐? AI로봇이 벙커 정리하고 볼 마크 수리도 한다고?

김인오 기자 2025. 3. 2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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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가 아이언으로 샷한 잔디에 패인 디보트(divot)를 인공지능 AI 로봇이 배토 작업을 한다. 샌드 벙커샷 후에 골퍼가 남기고 간 발자국을 찾아다니면서 모래를 고르게 정리한다. 그린에 떨어진 움푹 파인 볼 마크를 역시 AI 로봇이 수리를 한다."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만나 볼 수 있는 이야기라고? 아니다. 올해 상반기 내로 곧 국내 골프장에서도 AI 로봇이 골프장 코스관리를 담당할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미 국내 골프장에서 시험 운영을 마쳤고 인간 이상의 섬세함까지 갖추고 골프코스를 누비며 맡겨진 일을 하게 된다.

더 이상 앞 팀이 매너 없이 벙커 정리를 하지 않고 간 발자국으로 인해 피해를 보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페어웨이 곳곳에 파여 있는 디보트 자국으로 스윙의 불이익을 보지 않아도 된다. 그린에서도 볼 마크를 수리하느라 자칫 집중력을 잃을 수도 있는데 이젠 골프에만 매진하면 된다.

어디 그뿐인가. 자율주행 1인승 셀프카트도 이미 골프장에서 운행 중에 있고 1인승 싱글 골프카도 국내 골프장에 보급되고 있다. 드론은 이미 골프장 깊숙이 파고들어 각종 농약과 비료 그리고 산불 예방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드론을 통한 식음료 배달까지 곧 시작하려하고 있으며 이미 AI 인공지능을 통해 코스관제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코스관제 시스템은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곧 골프장 관련 많은 데이터가 쌓이면 농약, 비료, 물, 예지 시기 등을 알아서 관리하는 시대가 곧 도래 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말 그대로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골프장 코스 전체가 알아서 돌아 갈 것이다.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딥러닝 알고리즘, 로봇, 드론과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이  골프장에 들어와 관여하면서 이제는 인간과 자리를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더 이상 인간과 인간의 경쟁이 아니라 인간과 로봇의 대결 구도로 가고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간은 그동안 너무도 자만했다. 골프장은 끝없이 비용을 올리고, 직원들은 나 아니면 안 된다며 급여 올리기에 급급했다. 서비스 혁명이라는 미명아래 골프장 이용료는 계속 올랐고 특히 캐디피는 타 업종에 비해 지나치게 올라 골퍼들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최근엔 버디를 기록하면 오버피를 줘야하고 안주면 18홀 내내 눈치를 봐야 한다는 것이 골퍼들의 볼멘소리였다.

식음료 역시 인건비 가중에 대한 핑계 속에 일반 매장보다 2배 이상 비싸게 판매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골퍼들은 불만을 삭여가며 골프장을 다녀야 했다.

이젠 우리 인간의 자리 마저 빼앗으려는 로봇들에게서 더 밀려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분명한 것은 로봇은 우리 인간의 감성과 디테일을 구현할 수 없다. 인공지능의 효율성에 장점이 있다면 감성이 충만한 우리 인간의 감정을 감동시킬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골퍼의 감성적 만족을 위해서는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다. 이젠 욕심만 부릴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탐욕을 내려놓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내려놓음이 절대 필요할 때다.

지인 A는 절대 라운드 할 때 거리측정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캐디가 불러주는 거리에 자신의 상상력을 입혀 공략 했을 때 그 느낌이 기계가 보여주는 거리보다 더 따듯함이 있어서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골프는 자연에서 교감하며 플레이하는 휴머니티와 내추럴리즘(naturalism)이 절대적이다. 단지 골프장 측면에서는 효율성과 통제적 측면에서 로봇과 같은 메커니즘을 차용할 수밖에 없다. 

골퍼들은 골프장 AI 인공지능 로봇을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골프장 직원들은 사뭇 인공지능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양자 배타적일 수는 없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변화에서 가장 힘든 것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가지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라고 했다. 골프장과 골퍼 모두 이젠 고정관념 적인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AI 인공지능과 인간이 골프장 자연 공간에서 잘 협업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건 없다.

글,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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