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접착제 시위’ 환경단체 압수수색…“범죄단체 결성·지원 협의”
독일 검찰과 경찰이 기후활동단체 ‘마지막 세대’ 거점을 24일(현지시간) 전격 압수수색했다. ‘마지막 세대’는 화석연료 사용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접착제로 손을 도로에 붙이는 등의 시위를 이어온 단체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독일 당국은 뮌헨지방 검찰과 바이에른주 경찰 170명을 전역에 투입해 마지막 세대 거점 15곳을 압수수색했다. 검경은 공동성명을 내고 “활동가들이 범죄단체를 결성하거나 지원한 혐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 세대가 최근 웹사이트를 통해 140만유로(약 20억원)를 기부받은 뒤 이를 추가 범행에 사용하려 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외신들은 이들이 이탈리아와 독일을 잇는 송유관을 파괴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검경은 마지막 세대 계좌를 폐쇄하고 웹사이트를 차단하는 등의 조처를 취했다.
마지막 세대는 독일 정부에 2030년까지 모든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고속도로 운행 시 최고속도를 100㎞로 제한하자는 등의 요구를 해왔다. 이들은 요구 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수도 베를린을 마비시키겠다는 뜻을 밝히며 도로에 접착제를 발라 신체 일부를 붙이는 등의 시위를 펼쳤다. 지난해 10월엔 미술관에 전시된 모네 작품에 으깬 감자를 끼얹었고, 정당 등 공공건물에 검정 페인트칠을 하기도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22일 “그림이나 거리에 자신을 붙이는 행위는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다”며 날을 세웠다.
마지막 세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압수수색은 마지막 세대를 지지하는 모든 이들에게 충격이었다”며 “특히 지지자 중 한 명은 집 침대에 누워 있는데, 공권력 집행자 25명이 총구를 겨누며 들이닥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 정부가 기후 지옥으로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 두렵다”며 “시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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