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서 ‘명픽’ 꺾은 오세훈·한동훈, 보수 재건의 투톱으로

김형원 기자 2026. 6. 5.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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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연 확장의 축으로 급부상
야권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왼쪽)과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당선인 /뉴스1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과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당선인은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명픽’(이재명 대통령의 선택) 후보들을 나란히 제압하면서, 계엄 정국 이후 수세에 몰린 보수 야권의 대권 주자로 주목을 받게 됐다. 개혁 보수 성향인 두 사람의 당선이 국민의힘 외연을 보수에서 중도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보수 진영은 오세훈·한동훈이라는 차기 대선주자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오세훈·한동훈 당선인은 이재명 정권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불리한 정치 구도를 ‘개인기’로 돌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당선인은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와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략을 구사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찍은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오 당선인은 지난 3월엔 장 대표를 겨냥해 “당 노선부터 바꿔야 한다”며 후보 등록까지 미루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하는 장 대표와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다. 오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도 장 대표와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움직였다. 오 당선인 측은 “장 대표와의 차별화로 민주당의 ‘내란 심판’ 공세를 막아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5선 서울시장 경력을 갖춘 오 당선인의 다음 정치적 선택은 대선 도전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 이번 서울시장 임기가 끝나는 해인 2030년에 차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이 같은 대선 도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사상 첫 5선 서울시장 된 오세훈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당선이 확실시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들어 올리며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엽합뉴스

다만 오 당선인은 당장은 서울 시정(市政)에 전념한다는 구상이다. 오 당선인은 이날 당선을 확정한 직후 서울 종로구 선거 캠프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간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 저는 서울시장으로서 ‘생활 행정’에 충실할 것”이라며 “제가 서울시장직을 지키는 것이 보수 회생의 발판이 되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무소속 한동훈 당선인도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 한 당선인은 3자 대결 구도로 치러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이재명 정부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출신인 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장동혁 지도부가 공천한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를 모두 누르고 승리했다. 한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를 함께 심판해 달라”는 구호로 민심에 호소했다.

지난 1월 장동혁 지도부는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한 당선인을 제명한 바 있다. 한 당선인은 이 같은 ‘당적 제명’이라는 정치적 위기를 자력으로 돌파하면서 차기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한 당선인은 차기 대선 도전과 관련해서도 “저는 이미 대선에 한 차례 출마한 바 있다”는 입장이다. 차기 대선에 재차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원내 진입에 성공한 한 당선인의 복당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당규상 제명 처분이 내려지면 5년간 재입당이 불가능하지만, 당 최고위원회의 승인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재입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당선인도 이날 부산 북구 선거 사무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제가 천년만년 무소속이겠나”라며 “저는 부당하게 제명됐을 때 ‘반드시 돌아간다’고 말씀드렸다.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권파인 조광한 최고위원은 전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당선인의) 복당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한다”고 했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후보가 4일 새벽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6.6.4 ⓒ 뉴스1 최지환 기자

당 내외의 시선은 이달 중순쯤 치러질 차기 원내대표 선거로 쏠리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각 후보들은 한 당선인의 복당 문제에 대해 저마다 다른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원내대표 후보군으로는 김도읍(4선·부산 강서), 정점식(3선·경남 통영·고성), 성일종(3선·충남 서산·태안) 의원 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확인한 민심은 장동혁 지도부를 정리하고, 중도 지향적 정당으로 확 바꾸라는 것”이라면서 “야권 권력 지형도 오세훈·한동훈 양대 축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여권에선 조국 조국혁신당 전 대표,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대표 주자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며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이들은 각각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대구시장, 경남지사 선거에서 야당 후보에게 패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여권은 잠룡을 상당히 잃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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