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틈새 파고든 군소 정당 거제시의원 후보들 [선거구 돋보기]
노동·시민사회 의제 앞세워 도전
“양당 넘어 지역 정치 변화 필요”

거제시의원 선거에서 거대 양당 틈에 군소 정당 후보 2명이 나란히 도전장을 냈다. 김영춘(55) 조국혁신당 후보와 송태완(56) 진보당 후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거제시의원 5개 선거구 중 가·나 선거구가 조정됐다. 두 후보는 기존 지역구가 그대로 유지된 다 선거구(연초·하청·장목·옥포1·2동)와 마 선거구(장평·고현·수양)에 각각 출마했다.
두 후보 공통점은 양당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이들은 또 30년 넘게 노동·시민사회·환경 등 지역 현안이 있는 현장에서 '생활 정치'를 실천해왔다.
그러나 현실 정치 진입 벽은 높았다. 두 후보 모두 선출직 공직 후보자로서 공식 선거운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제지역 전체 출마자 가운데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후보로는 두 후보가 각각 유일하다.
거제시의회는 오랫동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중심으로 구성돼왔다. 군소정당 후보들은 선거 조직력과 인지도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들의 도전은 지역 정치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당 경쟁 구도 속에서 가려졌던 지역 현안과 정책 논쟁을 끌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영춘 "'시장 이중대' 시의원 이제 그만"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비가 내리는 날씨에 김 후보는 유세 차량인 자신의 차를 운전해 지역구를 돌아다니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비가 그치자 평소처럼 발품을 팔아 나 홀로 선거운동에 나섰다.
그는 14일 거제지역 후보 가운데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했다. 시민에게 선거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부터 '거제에코투어'를 운영하며 관광·환경 분야에서 활동해왔다. 거제 대표 관광지인 '바람의 언덕' 명칭을 붙이고 알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점을 주요 이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2021년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지역혁신가로 선정됐다. 환경과 관광·시민사회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정치에 변화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현직 시의원에게 가장 큰 선거운동은 임기 동안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며 "집행부 견제·감시하라고 뽑았는데 '시장 이중대' 역할을 하는 모습은 여야가 다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사익과 상관없이 시민으로서 수백 건의 시정 제안을 해왔지만 행정이 받아들이고 개선하는 것은 더뎠다"며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진짜 시의원 책무가 뭔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송태완 "양당 사이 '균형추' 역할할 것"
송 후보는 이날 고현터미널에서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송 후보도 혼자서 뚜벅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진보당 지역구 당원 대부분이 일하는 노동자들이어서 선거운동을 하려면 휴가를 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는 걸 잘 알기에 송 후보는 나 홀로 유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조선소 현장 노동자 출신인 그는 진보당 거제시위원장을 맡아 노동 문제와 지역 시민사회 활동에 참여해왔다. 그는 조선업 중심 도시라는 점에서 "거제 경제 심장은 노동자와 서민"이라며 노동 현안을 핵심 의제로 내세우고 있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정당 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송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거제시의회는 양당 8 대 8 구도가 되면서 기득권 다툼을 일삼았다"면서 "시의회가 다양한 색깔로 채워지면 좋겠다는 시민들 바람이 컸다"라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선거운동을 하며 만난 시민들로부터 민주당을 견제하는 건 국민의힘 아니라 진보당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라면서 "내란 이후 정당 인지도가 높아진 영향인지 '진보당도 있어?'가 아니라 '진보당에서도 나왔네!'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명이 시의회에 들어간다고 달라지겠느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균형추'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양당 사이에서 양쪽 의견을 듣고 조율하고 균형을 맞추는 추로서 진보 정당 역할이 필요하다"며 "기초의회에서부터 정치 다양성을 확보해 노동자와 서민이 주인되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 선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이미숙·이태열·김경습 후보, 국민의힘 윤현아·신유현 후보가 송 후보와 함께 출마했다.
/정봉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