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요한 건 다 있소, 원하는 가격에 다 있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가성비 하나로 생활용품점 원탑이 된 다이소. 요즘은 생활용품을 넘어서서 화장품과 식음료 등으로 발을 넓혀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오면 꼭 들려야 하는 매장으로 소문이 났다. 이 중에서도 특히 시중에도 동일한 제품으로 판매되는 과자나 화장품은 다이소에서 훨씬 저렴하게 판매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유튜브 댓글로 “다이소에 판매하는 제품은 중량이 적거나 품질이 별로라는 소문이 있던데 진짜인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 봤다.

과연 정말인지 다이소 매장에 가보니, 정말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것과 동일한 제품인데 중량만 달랐다. 이 빼빼로는 시중에서는 54g이지만, 다이소 제품은 46g이었고, 아몬드맛 빼빼로는 시중에서 37g인데, 다이소 제품은 32g이었다. 감자칩은 시중 제품은 137g이지만, 다이소 제품은 110g이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아성다이소 관계자]
“과자류는 말씀하신 것처럼 빼빼로 같은 게 용량이 좀 다른 경우는 있는데 그게 굉장히 종류는 적은 걸로 알고 있어. 균일가에 맞춰서 최대한 가성비 있게 공급을 받는 건데, 저희가 딱 6가지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용량이 적은 상품도 그래도 가성비를 따져보면 괜찮다고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량을 조정한 일부 제품은 다이소의 균일 가격 유통 정책 때문이라고 하는데, 다이소는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이렇게 6가지로 딱 떨어지는 가격만을 고수하고 있다.
빼빼로를 예로 들면, 시중 가격이 1700원인 이 제품을 다이소 균일가에 맞추기 위해 중량을 늘리고 2000원으로 하면 시중가보다 비싸게 느껴질 것이고, 그렇다고 같은 중량으로 1000원에 팔기에는 시중가보다 42%나 저렴해 이건 또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거다.
용량을 따져보면 가성비가 좋을 것이라는 관계자의 말에 따라 중량으로 계산해봤는데, 37g에 1700원인 시중 빼빼로와 32g에 1000원인 다이소 빼빼로를 비교해보면 시중 빼빼로는 1g당 약 46원이고 다이소 빼빼로는 1g당 약 31원으로다이소가 30%가량 저렴했다.
그럼 다이소가 상대적으로 다른 과자들보다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혹시 품질이나 원료가 다른 건 아닐까? 이건 다이소에 제품을 공급하는 공급처에 얘기를 들어봤는데,

[롯데제과 관계자]
“단가 낮추는 거에 맞추겠다고 품질 뭔가 원재료를 변경하거나 그러는 건 오히려 더 비용이거든요. 왜냐면은 패키지에 들어가는 인쇄 문구라든지 그런 것도 싹 다 바꿔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제조사는 대량 생산을 해야 되는 건데 그렇게 다이소를 위한 일부 라인만 하는 게 되게 비효율적인 거기도 하고... 균일가에 맞추기 어렵다 그러면 중량 정도 조정하는 그 정도가 맞습니다.”
다이소에서는 특별히 저렴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박리다매와 광고 마케팅비용 최소화가 방법이라고 했다.
[아성다이소 관계자]
“저희가 과자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도 마찬가지인데 마케팅이나 광고를 거의 하지 않고, 균일가 전략과 함께 박리다매로 하다 보니까 좀 가성비 있고 비교적 저렴하게 느끼시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유통기한 임박하고는 전혀 무관하고요.”

정리하자면 다이소와 같은 특정 유통채널을 위해 제조사가 배합비나 성분을 조정해 저렴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게 오히려 비용이 증가한다는 이야기이다. 대량생산 특성상 동일한 제품을 찍어내는 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에 원가 절감을 위해 급식용이나 다이소용 제품을 별도로 생산하는 건 아니라는 설명.

다이소는 원래 1997년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13평짜리 1호 매장을 낼때 아스코 이븐 플라자라는 이름을 썼었는데 몇년 뒤 일본 다이소에서 지분투자를 받으면서 이름이 아성다이소가 됐다.
그래서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 정확히는 한일 합작기업이었던 건데, 작년 12월 2대 주주인 일본 다이소산교 지분 34.2%를 모두 인수해 이제는 한국 토종기업이라고 한다. 다이소만은 가성비라는 초심 잃지 말고 고물가 시대 소비자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