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 하나는 꼭 ‘비워둔다’는 사람들, 이유는 단순 미룸이 아니다
회피형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집에는 손대지 않은 공간이 하나쯤 꼭 존재한다. ‘언젠가는 정리하겠지’란 핑계로 남겨둔 방, 혹은 창고처럼 물건만 쌓여가는 곳. 이는 단순한 미룸이 아니라 감정을 직면하지 않으려는 무의식적 방어일 수 있다. 그 공간은 물리적인 방치이자 정서적 거리두기다. 인테리어는 삶의 태도이고, 회피는 결국 집 안 한복판에도 흔적을 남긴다.

왜 몇 년째 가구 배치가 똑같은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소파, 식탁, TV 위치가 이사 온 날 그대로라면 그건 정말 최적의 구조라서일까? 회피형 인간은 변화를 부담스러워한다. 익숙함 속에 머물며 새로운 구성이나 도전을 미뤄두는 경향이 짙다. 눈에 띄는 변화 없이 정체된 공간은 때로 그 사람의 내면을 반영한다. 움직임 없는 집은 종종 멈춘 감정과 연결돼 있다.

“나중에 치우지 뭐”는 회피의 언어다
냉장고, 서랍, 수납장… ‘나중에 정리해야지’라는 말이 습관처럼 붙어있다면 주목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게으름이 아닌, 감정을 피하고 미루는 회피형 인간의 사고방식이다. 정돈되지 않은 물건 속엔 정돈되지 않은 감정이 숨어있다. 말로 표현하지 않은 마음이 공간으로 드러날 뿐이다. 정리는 곧 자기감정과의 직면이다.

당신의 집, 진짜 ‘쉼터’인가 ‘은신처’인가
회피형 인간은 힘들수록 ‘자신만의 동굴’로 숨어든다. 문제는 그 동굴이 진짜 집이 되어버리는 순간이다. 집은 나를 위로해주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회피형 인테리어는 감정을 숨기고 고립을 강화하는 구조로 굳어지기 쉽다. 지금 당신의 공간이 과연 열려 있는가, 아니면 닫혀 있는가. 먼저 그 질문부터 던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