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경영권 '시나리오' 완성...롯데쇼핑 '재무통'으로 마침표 찍나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인 임재철 전무는 3월 27일 한샘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사진제공=한샘, 롯데쇼핑

한샘의 자사주 29% 소각 검토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가능 시점이 맞물린 가운데 전략적 투자자인 롯데쇼핑 소속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사회에 합류한다. 단순 인사 교체라기보다 향후 자본정책과 지배구조 판단에 직접 관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자사주 소각과 우선매수청구권이라는 재무 변수가 동시에 작동하는 시기에 재무 책임자를 전진 배치했다는 점에서다.

임재철 전무의 선임 배경은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임재철 롯데쇼핑 재무본부장 전무는 3월 27일 한샘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IMM 측 인사 2명도 추가로 이사회에 합류한다. 기존 IMM 중심 이사회 구조에 롯데쇼핑 재무 책임자가 새로 들어오는 구도다.

2026년 3월 주주총회 이후 한샘 이사회 전망/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시각화하고 기자가 최종 검토·확인해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그래픽에 포함된 데이터와 내용은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임 전무는 롯데지주 경영개선실 출신의 재무통이다. 2018년 롯데마트 재무부문장을 시작으로 쇼핑HQ 재무2부문장, 롯데지주 경영개선1·2팀장을 거쳤다. 경영개선실은 그룹 내 감사·컨설팅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으로 회계·자금 관리와 구조 개선을 담당해왔다. 2026년 정기인사를 통해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쇼핑 CFO를 맡았다. HQ 체제 폐지 이후 사업사 중심 책임경영이 강화되는 국면에서 핵심 재무 인물로 분류된다.

앞서 한샘 기타비상무이사에는 롯데쇼핑 CSO 출신 이호설 전무가 포진해 있었다. 이 전무는 2026년 롯데그룹 정기 인사에서 HQ 체제가 폐지되면서 롯데를 떠났고 한샘 이사직만 유지해왔다. 롯데 내부 인사 이동이 단행된 이후 업계에서는 이 전무의 공백을 사업부 출신 인사가 메울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하이마트와 한샘의 시너지를 만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사업부 출신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업 전략 인사가 아닌 재무 책임자가 투입됐다. 이 같은 인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한샘이 직면한 주요 변수가 ‘사업 확장’이 아니라 ‘자본 구조’에 있다는 점 때문이다.

임 전무의 합류 배경에는 재무정책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샘은 현재 자사주 29.46%(약 3400억원 규모)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각 여부를 검토 중이다. 자사주 소각은 표면적으로는 주주환원이지만 유통주식수가 감소하면서 기존 주주 지분율을 재산정하게 만드는 변수다. 특히 전략적 투자자인 롯데의 지분율 15.19% 역시 소각 시 상대적으로 상승한다.

자사주 소각·우선매수권 변수

자사주 29%는 단순한 유보 자산이 아니다. 전량 소각 시 유통주식수가 줄어들며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자동으로 높아진다. 이는 향후 경영권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카드다. 자사주 활용 방식에 따라 지배력 지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 환원 정책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가 전량 소각될 경우 롯데와 IMM의 지분율 역시 비례적으로 상승한다. 별도 지분 매입 없이도 지배력은 강화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에 우호적인 구조다. 이 때문에 자사주 소각 여부는 단순 주주환원 정책이 아니라 경영권 방정식에 포함되는 변수로 읽힌다.

여기에 우선매수청구권 변수도 존재한다. IMM은 2025년 1월부터 한샘 경영권 지분 35.44%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가능하다. 롯데는 2021년 IMM프라이빗에쿼티와 공동 인수에 참여하며 전략적 투자자로 합류했고, 현재 해당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행사 여부에 따라 롯데가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과 우선매수청구권이 결합될 경우 경영권 구도 변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소각 이후 지분율 구조가 바뀌는 상황에서 행사 여부 판단은 옵션이 아니라 전략적 결단이 된다. 재무적 시뮬레이션과 구조 설계가 필수적인 사안이라는 점에서 CFO의 이사회 합류가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IMM 출신 인사 1년 재선임 의미

이번 주총에서는 IMM 측 인사들이 1년 임기로 재선임됐다. 통상 2~3년 임기를 부여하는 관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다. 지배구조와 자본정책 관련 의사결정이 단기 내 이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임기를 1년으로 설정한 것은 향후 구조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있다. 자사주 소각과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에 따라 이사회 구성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장기 고정 임기보다는 조정 여지를 남겨둔 구조라는 분석이다.

자사주 소각 검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가능 시점 도래, IMM 인사 단기 재선임이라는 세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면서 경영권 구도 변화에 대한 방정식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사업 시너지보다 자본 구조가 중심에 선 국면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이사회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샘 관계자는 “기존 기타비상무이사의 사임에 따른 후속 인선”이라며 “현재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을 맡고 있는 임재철 이사를 선임해 재무적 검토 역량과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핵심 사업 중심의 운영을 통해 수익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석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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