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벙커 파괴할 미사일·韓 사드… 국군의 날에 등장한 첨단무기

건군 76주년을 기념하는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한국군을 대표하는 무기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북한 지휘부 벙커와 핵미사일 기지를 파괴할 수 있는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5가 대중에 최초로 공개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사열하며 현무-5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1

1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길이 약 20m에 달하는 현무-5는 탄두 중량만 8톤(t)으로, 현무 시리즈 중 가장 크다.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이나 유사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가 숨어든 지하 벙커를 파괴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군 당국은 유사시 현무-5 수십발로 지휘부의 지하 벙커를 파괴하고 평양을 초토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뉴스1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현무-5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지만 탄두 중량을 줄이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사거리 3000∼5500㎞)급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탄도미사일의 통상적인 탄두 중량인 1t을 기준으로 하면 현무-5의 사거리는 5000㎞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유 의원의 설명이다. 탄두 중량을 줄일 수록 사거리는 더 늘어난다. 당국이 현무를 비닉(祕匿) 사업으로 분류하면서 정확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무-5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의 핵심 자산 중 하나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전 공격체계인 킬체인(Kill Chain)과 미사일 탐지·요격 복합 다층방어체계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북한이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사용 시 응징 보복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등을 말한다. 현무-5는 KMPR의 핵심이다.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5'가 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패’에 해당하는 KAMD의 핵심인 미국 패트리엇 미사일과 국산 천궁2 및 엘샘(L-SAM) 등도 위용을 뽐냈다. 지난해에도 공개됐던 L-SAM은 최대 50~60㎞ 고도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어 ‘한국판 사드(THAAD)’로 불린다. 한국형 3축 체계의 다른 무기인 타우러스(TAURUS), 스파이스(SPICE)-2000, 슬램이알(SLAM-ER)도 대열에 참가했다.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지대지 미사일 현무 등 한국형 3축 체계 장비들이 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산 수출의 주역 K2 전차도 선보였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전차로 기동력과 화력, 생존력이 뛰어나다. 표적 자동추적과 자세제어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K9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도 기념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K9자주포는 호주와 핀란드 등 8개국에 수출됐다.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K2 전차 분열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육군 K-9 자주포가 분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공군의 초음속 전략폭격기인 B-1B 랜서도 이날 국군의날 기념행사에 처음 등장했다. 최대 속도 마하 1.25에 최대 1만2000㎞를 비행할 수 있는 B-1B는 괌 미군기지에서 한반도까지 2시간이면 날아온다. 핵무기는 장착하지 못하지만 최대 57t에 달하는 무장을 장착할 수 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공군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1일 오전 제76주년 국군의 날을 기념해 성남 서울공항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국내에 도착해 전력화된 해군의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도 서울공항 상공에서 위용을 과시했다. 민항기인 보잉737을 해상초계기로 개조한 P-8A는 시속 900㎞ 이상 속도로 비행하며 적 잠수함을 찾아내 공격할 수 있어 ‘잠수함 킬러’로 불린다. 이외에도 한국이 개발한 초음속 전투기 KF-21과 KF-35A, F-15k, KF-16 등 공군의 전투기들이 편대를 이뤄 모습을 드러냈다.

제76주년 국군의 날인 1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상공에서 해군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공중분열을 하고 있다. /뉴스1

1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F-15K가 플레어를 발사하며 날아가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군은 육군 기동헬기 수리온부터 국산 소형무장헬기(LAH), 미 육군의 주력 공격 헬기인 아파치 헬기(AH-64H)도 선보였다. LAH는 터렛형 기관총과 무유도로켓, 공대지 유도탄 운용이 가능하다. 아파치는 북한의 장사정포 등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화력을 자랑한다.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아파치 헬기가 플레어를 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군은 인구 절벽에 따른 병력 급감과 미래전 양상에 대비하는 무인기와 무인 함정 등도 대거 공개했다. 위험지역에 대한 감시와 정찰을 담당하는 다족보행로봇, 군수품 수송 등 임무를 담당하는 소형드론, 갱도 등을 탐사하는 무인수색차량 등이다.

1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유무인 전투체계 분열이 펼쳐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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