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벽골제, 백제의 숨결을 걷다

한반도 농경의 기원을 품은 곳
전북 김제시 부량면에 위치한 **벽골제(碧骨堤)**는 우리나라 고대 농경 문화를 대표하는 국내 최초의 인공 저수지입니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흘해왕 21년(서기 330년) 축조되었다고 전해지지만, 이 지역은 당시에 백제의 영토였던 만큼 실제로는 백제 11대 비류왕 27년경에 만들어졌다고 보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벽골제는 당시 농업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어진 대규모 수리시설로, 이후 신라, 고려, 조선 시대를 거치며 여러 차례 중수와 개보수가 이루어졌습니다.
수백 년간 지속된 유지·보수의 흔적은 이곳이 단지 물을 저장하는 공간이 아닌, 농경사와 과학기술의 발전을 상징하는 공간임을 말해줍니다.
약 3km 길이의 둑, 토목 기술의 산 증거
현재 남아 있는 벽골제의 둑은 약 3km의 직선 형태로, 현대 토목 수준에서도 감탄을 자아내는 정교한 축조 방식을 보여줍니다.

1975년 수문 유적 발굴을 통해 확인된 이곳의 공법은, 정밀한 측량과 수압 조절 능력이 있었음을 증명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벽골제는 단순한 고대 유적지를 넘어 선진 수리 기술의 근원지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비록 현재는 원형 대부분이 훼손되었지만, 조선시대의 중수비와 수문지, 연못과 조경시설이 정비되어 있어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는 현장 학습지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 가능한 역사 유산

김제 벽골제는 단순한 유적지가 아닙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이 가능한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과 반려견 동반 여행객들에게도 인기입니다.

자연 경관과 역사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산책길, 곳곳에 마련된 문화시설과 체험 공간, 그리고 계절마다 열리는 농경 체험 행사까지, 이곳은 지금도 '살아 있는 역사 공간'입니다.
여행 정보 요약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로 442
지정현황: 사적 제111호 (1963년 1월 21일 지정)
이용 시간:
하절기(3~10월): 09:00 ~ 18:00
동절기(11~2월): 09:00 ~ 17:00
※ 매표 마감은 폐장 1시간 전
휴일: 매주 월요일, 매년 1월 1일
입장료:
어른 3,000원 / 청소년·군경 2,000원 / 어린이 1,000원
65세 이상·6세 이하·국가유공자 무료
문의: 063-540-4982 (체험: 063-540-4094)
편의사항: 휠체어·유모차 대여 가능, 수유실, 장애인 화장실·점자블록 완비

김제 벽골제는 그 자체로 농업과 기술, 그리고 문화가 어우러진 유산입니다.
그 길을 걸으며 우리는 백제인들의 지혜와 자연에 대한 겸허함을 만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