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호되게 비판한 주식농부 박영옥..."삼양 주가 45배 올라"

이병학 농심 대표 "60년 기반마련·비전2030 수립"
"해외매출 비중 61%로 확대…2030년까지 매출·영업이익 두배로"

"농심 주가는 2015년 35만원에서 지금 42만원입니다. 동종업계 삼양식품 주가는 2만원이었으나 현재 90만원입니다."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농부'로 유명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농심 본사에서 열린 제6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농심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주식농부'로 불리는 전업투자자 박영옥. / 본인 제공

박 대표는 "나는 (농심에) 인생을 걸었다"며 "기관 포함해 농심의 다섯번째 주주라는 게 굉장히 즐겁기도 하지만,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며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농심 지분 1%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농심의 영업이익률을 지적했다.

박 대표는 "기업의 경쟁력은 시가총액인데 농심이 이런 부분에서 부족한 것 같다"며 "특히 라면 업계의 영업이익률은 일본이 18∼23%, 삼양식품은 18%인데, 농심은 4∼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계인들은 농심의 제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으니, 이런 부분을 잘 살려서 글로벌화를 잘해야 한다"며 "비전 2030을 통해 매출 두 배, 영업이익률 두 배를 각각 이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신동원 농심 회장. / 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은 이와 관련해 "좋은 말씀을 해주셨으니 가능하면 얘기해 주신 쪽으로 경영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병학 농심 대표도 "위기감을 갖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등 여러 말씀 해주셨는데,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서 하겠다"며 "참고로 작년부터 글로벌 컨설팅을 통해 해외 사업성을 진단한 결과 비전2030을 수립하고 진행 중이다. 매출과 영업이익률 두 배 달성을 위해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또 새로운 60주년을 위한 세가지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 대표는 "국내 시장의 성장 불안 속에서 해외 시장의 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확대해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유럽 지역 확장의 견고한 기반을 마련하고, 북미와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 등 주요 국가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또 "저수익 사업과 채널을 개선하는 등 국내 시장의 이익 구조를 개선하고, 오는 2030년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을 두 배 성장시키기 위해 해외 중심의 면 사업과 스낵 사업을 육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병학 농심 대표. / 농심

한편, 삼양식품은 작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농심을 앞질렀다.

삼양식품의 작년 영업이익은 3442억원으로 전년보다 133% 늘었다. 반면, 농심은 전년보다 23.1% 줄은 163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만 해도 농심과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이 각각 2120억원, 1468억원이었지만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역전된 것.

이에 다라 농심과 삼양식품의 시가총액도 약 세 배 수준으로 벌어졌다. 삼양식품의 전날 종가 90만8000원 기준 시가총액은 6조8399억원이고, 농심 42만6500원으로 시가 총액은 2조5942억원이다.

매출 규모는 농심이 훨씬 앞선다. 농심의 매출은 작년에 3조4387억원으로 삼양식품 1조7300억원의 두 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