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가격 경쟁이 갈수록 거세지는 가운데 토요타가 중국 시장에서 예상보다 낮은 가격의 전기 SUV를 내놨다.
기아 EV5보다 저렴한 가격을 책정하면서도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출력에서는 오히려 앞서는 수치를 내세웠다.
주인공은 2027년형 토요타 bZ5다. 중국 현지 시작가는 12만9,800위안으로 한화 약 2,655만 원 수준이다. 같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기아 EV5 기본형보다 약 400만 원 낮아 가격을 중요하게 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기아보다 400만 원 낮게 가격표를 붙였다

토요타 bZ5의 중국 현지 정상 시작가는 12만9,800위안이다. 단순 환산하면 약 2,655만 원으로, 14만9,800위안에 판매되는 기아 EV5 기본형보다 약 2만위안 저렴하다.
출시 한정 가격은 이보다 더 낮은 10만9,800위안까지 제시됐다. 다만 이는 기간과 수량 등이 제한된 프로모션 가격인 만큼 정상 판매가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전기차 구매에서 초기 가격 부담이 큰 만큼 정상가만 비교해도 약 400만 원의 차이는 적지 않다. 토요타가 중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에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더 싼데 550km 달리고 출력도 더 높다

가격만 낮춘 것도 아니다. bZ5 기본형에는 65.28kWh 배터리가 탑재되며 중국 CLTC 기준 1회 충전으로 550km를 주행할 수 있다. 모터 출력은 200kW다.
비교 대상인 기아 EV5 530 라이트는 64.2kWh 배터리와 160kW 전륜 모터를 갖추고 CLTC 기준 530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수치만 놓고 보면 bZ5가 가격은 낮으면서 주행거리는 20km 길고 출력에서도 앞서는 셈이다. 다만 CLTC 인증 수치는 실제 도로 환경이나 겨울철 주행에서 달라질 수 있어 단순 숫자만으로 실제 전비까지 우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EV5는 숫자 대신 ‘공간’에서 맞선다

bZ5가 가격과 출력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면 EV5는 패밀리 SUV에 필요한 공간 활용성을 앞세운다. 각진 차체와 높은 루프라인을 적용해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기본 적재공간은 513L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718L까지 확장된다. 겨울철 배터리 효율 저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열펌프도 기본 적용된다.
반면 bZ5는 전장 4,780mm, 휠베이스 2,880mm의 차체에 매끄러운 쿠페형 SUV 디자인을 택했다. 결국 가격과 성능을 강조한 bZ5와 실내 활용성을 강조한 EV5의 성격이 뚜렷하게 갈리는 셈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2,600만 원에 살 수 있는 차는 아니다

가장 주의해서 볼 부분은 2,600만 원대라는 숫자다. 이번 가격은 중국 현지 판매가를 원화로 단순 환산한 것으로 국내에서 소비자가 실제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현재 bZ5의 국내 출시 계획도 발표되지 않았다. 향후 한국에 들어오더라도 사양 구성과 세금, 인증 절차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어 ‘2천만 원대 토요타 전기 SUV가 국내에 나온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토요타가 550km 주행거리와 200kW 출력을 갖춘 전기 SUV를 중국에서 2천만 원대에 내놓았다는 사실은 눈길을 끈다. 전기차 경쟁이 이제 주행거리뿐 아니라 누가 더 과감한 가격표를 내놓느냐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