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와 AI 협력 나서는 네이버…키워드는 '소버린 AI' [IT돋보기]

정유림 2024. 9. 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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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과 협력…아랍어 기반 AI 모델 구축 등 추진
"AI와 주권 개념 결합한 '소버린 AI' 지원 파트너 전략…인프라 부문 협력도 주목"

[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협력하는 네이버가 아랍어에 기반한 AI 언어 모델(거대언어모델·LLM) 구축을 추진한다. AI와 주권의 개념을 결합한 '소버린 AI'에 방점을 찍은 행보다. AI 모델 개발·구축하는 것을 넘어 'AI 주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네이버가 기술 파트너로서 함께 한다는 전략이다.

[사진=네이버]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로봇 분야에서 폭넓게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기술 분야 협력을 위한 양측의 후속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SDAIA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직속기구로 '사우디 비전 2030'을 주도하는 기관이다. 사우디의 데이터·AI 분야를 총괄하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네이버는 사우디와 교류를 이어오며 탄탄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보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한국의 국토교통부 격인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로부터 1억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디지털트윈(고정밀지도)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해 올 7월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업무협약으로 중동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을 더욱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중동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차원에서 (네이버가) 사우디와의 관계 구축에 공을 들여온 모습"이라며 "네이버가 보유한 정보통신(IT) 기술을 해외에서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하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업무협약의) 자체적인 의의를 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네이버와 사우디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특히 AI 분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패권(주도권) 경쟁이 심화하는 AI 시대를 맞아 'AI 주권'에 대한 논의 역시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상황"이라며 "인터넷(온라인)상의 정보 대부분은 영어로 이뤄져 있는데 이러한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다른 지역의 문화나 제도 등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고 가치관이 다르게 정립될 수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AI 기반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영어가 아닌 언어(한국어)로 AI 모델을 자체 구축·개발한 경험을 보유한 만큼 이러한 점을 사우디 측에 어필함으로써 협력 성사로 이어지게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규모 언어모델(LLM)로 출발한 네이버의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는 최근 글(텍스트) 외에 이미지, 음성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모델로 진화했다.

이처럼 네이버가 보유한 AI 기술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아랍어 기반 AI 모델 구축과 관련 서비스 개발을 추진한다. 여기에 더해 양측은 데이터센터 관련 솔루션과 서비스, 이를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솔루션 등으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단순히 사우디의 AI 모델 개발·구축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AI 주권' 실현을 위해 기반(토대)이 되는 인프라 부문에서부터 밀도 있게 협력을 추진해 간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소버린 AI와 관련해 네이버 측은 "소버린 AI는 각 국가의 제도와 문화, 역사, 가치관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미 개발된 모델을 베이스(기본) AI 모델로 채택하고 자국의 언어와 사회문화적 특성을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소버린 AI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AI 모델이 필요한 근거로는 "생성형 AI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맞춤형으로 제공해 정보를 쉽게 탐색할 수 있게 하지만 비판적 사고와 다양한 관점을 상실할 위험도 있다"며 "이는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AI 생태계와 다양한 AI 모델의 공존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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