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들어왔나봐”…10곳중 7곳은 울상이라는 ‘코스닥150 신입생’

강민우 기자(binu@mk.co.kr) 2023. 5. 24.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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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공세에 자금유입 적어
코스닥 지수보다 수익률 저조
해외주식·채권에 투자자 뺏겨
[사진 = 연합뉴스]
코스닥 시장 대표지수인 코스닥 150 신규 편입이 주가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수 편입 시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투자 수요가 늘어나며 주가가 상승했던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신규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은 제한적인 반면 주가에 부정적인 공매도가 가능하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대한 공매도만 허용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를 통해 최근 2년간 코스닥 150 지수에 신규 편입된 기업 62곳의 편입 3개월 후 주가를 조사한 결과, 43곳(69%)은 편입 전보다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5월은 공매도가 코스피 200·코스닥 150 종목에만 재개된 시점이다. 코스닥150 편입 종목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번씩 이뤄진다.

2021~2022년에 이뤄진 4번의 정기 지수변경 후 주가 수익률을 따져보면 코스닥 150 신규 편입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코스닥 지수보다 저조했다.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 2022년 상반기는 편입이 이뤄진후 3개월을 비교했으며 작년 하반기 편입종목 조정(작년 12월)은 올해 5월 23일까지 등락률을 비교했다.

코스닥150 편입에 따른 수혜 정도가 약해지는 이유는 코스닥 150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자금 규모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150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총액은 전날 기준 1조7830억원으로 1년 전(2조120억원)에 비해 11% 가량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패시브 자금이 해외투자와 채권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대형주가 버티는 코스피 200보다 중소기업이 주축인 코스닥 150이 더욱 불리한 현실이다”고 전했다.

코스피 200·코스닥 150 소속 종목에만 공매도가 가능해지면서 지수 편입이 오히려 악재로 인식되는 ‘편입 종목의 역설’ 현상도 관찰된다.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코스닥 기업 특성상 공매도가 집중될 시 주가가 급격히 출렁이는 경향이 있다. 코스닥 150 종목들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2021년 996억원, 2022년 1320억원에서 올해는 2324억원(23일 기준)까지 늘어났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에 새로 편입되는 종목은 주가가 급등한 종목이 많기 때문에 공매도 대상으로 매력적인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기업들 사이에선 코스닥150 편입을 기피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코스닥 대표 종목으로 남아 공매도의 목표물이 되기보다 코스피 이전을 노리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코스닥 기업 관계자는 “(코스닥 150 편입 시) 공매도에 따른 주가 변동성 확대로 주가 관리가 어려워지고 주주들의 불만도 높아진다는 의견은 꾸준히 제기됐다”며 “이 또한 코스닥 150 기업이 코스피 이전 상장에 나서는 배경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만 이같은 문제는 앞으로 공매도가 정상화되면 해결될 일이란 시각도 있다. 과거와 달리 일부 종목에만 공매도를 허용하면서 일종의 시장 왜곡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공매도를 제한적으로 허용한 데 따른 과도기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공매도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시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도 코스닥 시장 육성을 위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코스닥 우량주 51곳으로 구성된 코스닥 글로벌 지수 출범이 대표적이다. 거래소가 이달 코스닥 글로벌 지수를 상품 지수로 개편하면서 관련 ETF 출시도 가능해진 상황이다. 다만 일부에선 코스닥 글로벌로 자금 분산이 이뤄져 결국엔 코스닥 150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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