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AI]⑥삼성전자 AI로 '절치부심'…가전 1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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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생성형 인공지능(AI) 밸류체인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분석합니다.

삼성전자 모델이 7형 터치스크린 'AI 홈'을 탑재한 ‘비스포크 AI 콤보’, '비스포크 AI 세탁기', '비스포크 AI 건조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장이 성장하면서 삼성전자도 사업 전환의 국면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AI 생활가전과 TV, 모바일을 통해 AI 생태계를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AI 음성비서 '빅스비'를 가전에 접목하는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글로벌 점유율을 높이겠단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온디바이스 AI 시장에 진입하는 것에 집중했다. '전 인류가 AI 혜택을 누리게 할 것'이라는 이재용 회장의 미래 사업 구상에 따라 삼성전자는 AI와 접점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에 최초로 AI를 탑재해 흥행에 성공한데 이어 지난 7월 폴더블 스마트폰(Z플립6·Z폴드6)에도 AI를 접목했다.

최근에는 생활가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AI 가전=삼성'이라는 슬로건을 공개하며 '비스포크 AI'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올인원 세탁건조기인 '비스포크 AI 콤보', 물걸레 일체형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등 신제품은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이 회장 역시 지난 9일 수원 생활가전사업장을 방문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회장은 삼성의 AI 가전이 경쟁사에 비해 얼마나 앞서 있는지, 거대언어모델(LLM)이 탑재된 빅스비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직접 점검하며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가전 수익성 '빨간불'…AI로 돌파구 모색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은 '아픈손가락'이다. 가전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는데다 하이센스·TCL 등 중국 기업들이 가성비를 무기로 삼성전자를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TV·생활가전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3%를 웃돌고 있다. 지난 2021년 6.5%였던 TV·생활가전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2분기 3.4%로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AI 가전으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의 AI 가전은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 150만대를 돌파하며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가전을 연결하는 핵심 플랫폼은 AI 홈 허브인 '스마트싱스'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미국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기업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하고, AI 가전 연결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싱스의 가입자 수는 현재 3억5000만명을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2024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이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의 '오토 오픈 도어'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해외에서도 저변을 확장하겠단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막을 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24에 '모두를 위한 AI(AI FOR AII)'를 주제로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전시회에서 스마트싱스 기반의 AI 홈 생태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삼성 이동형 스마트홈' 등을 선보였다. 부스 전체를 가정집 형태로 꾸미고, 주거·상업 공간에서 스마트싱스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시연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디바이스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더 집중할 방침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소비자들의 AI 기대치가 100%라고 한다면 삼성전자의 제품은 30% 수준"이라며 "내년에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고 있고, 진화하는 똑똑한 제품으로 라인업을 바꿀 것. 앞으로는 ‘세계 최초’를 앞세우지 않고 경험 위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애플 앞선 갤럭시 AI…PC와도 접점 확대

(왼쪽부터)갤럭시 Z폴드6 크래프티드 블랙과 갤럭시 Z플립6 블루. /사진 제공=삼성전자

하지만 가장 먼저 성과를 보인 것은 스마트폰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에 AI 기능을 처음으로 탑재했다. 경쟁사인 애플에 비해 한 발 앞서 AI 스마트폰을 선보인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도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Z플립6·Z폴드6)에도 AI 기능을 탑재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단행하며 AI 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애플이 오는 13일 자체 AI를 탑재한 아이폰16 사전주문을 시작하면서 삼성전자 또한 점유율 방어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 전 세계 갤럭시S24 사용자를 대상으로 업데이트(원 UI 6.1.1) 배포를 완료했다. 이후 단계적으로 지난해 출시된 플래그십 기기에 업데이트를 제공할 방침이다.

모바일과 PC를 아우르는 갤럭시 AI 생태계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4일 새로운 AI PC인 '갤럭시 북5 프로 360', '갤럭시 북4 엣지' 15인치를 공개했다. 폭넓은 AI 애플리케이션을 호환할 수 있는 차세대 인텔 AI 칩셋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고성능 AI PC 라인업을 강화해 AI 스마트폰과 연결, 사용이 용이하도록 구현하고 있다.

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