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속어 진실게임'에 尹대통령 도어스테핑 주목

박성의 기자 2022. 9. 2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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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중 비속어 사용 두고 여야 '공방' 격화
26일 출근길 도어스테핑 입장 표명 예고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영국·미국·캐나다 순방을 마치고 24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여합뉴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 쪽팔려서 어떡하나.'

'국회의원 이 사람들이 승인 안 해주고 말리믄 쪽팔려서 어떡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면서 한 발언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야권에서는 '비속어 사용'을 확신하면서 대통령의 사과와 외교 실무자 전면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관련 논란을 언론과 더불어민주당이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이 26일 오전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관련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윤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을 최초로 보도한 MBC를 향해 "MBC의 자막은 대통령의 발언을 지극히 악의적으로 왜곡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MBC는 대통령과 주변 참모와의 대화를 '(미국)국회에서' '바이든은 X 팔려서'와 같은 자막을 달아 뉴스에 내보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자막이라는 시각적 효과를 통해 음성을 특정한 메시지로 들리도록 인지적 유도를 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의 성격과 주변 참모와의 대화를 통해 맥락적 분석을 했어야 한다"며 "그러나 MBC는 정반대로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발언에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이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변했는데 이 부분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사건에서 MBC가 보여준 행태는 신속한 보도가 아니라 '신속한 조작'"이라며 "오늘날 MBC 뉴스는 정치 투쟁 삐라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2008년 광우병 조작선동이 있었다"며 "당시 MBC는 명백한 거짓말로 나라를 뒤집어 놓았다"고도 했다. 이어 "이때 야당과 좌판언론은 교훈을 얻었다. 조작 선동의 효능이다"며 "야당과 좌파 언론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을 제2의 광우병 조작선동의 기회로 이용하고자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에 촉구한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MBC의 조작 선동에 엄정 대응하라"고 덧붙였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MBC를 강하게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 발언 중 가장 분명히 들리는 첫마디는 '국회에서'로, 대한민국 국회는 National Assembly고 미국은 상하원을 두루 의회라고 부른다. 결국 대통령이 국회라고 언급한 것은 대한민국 국회임이 분명하다"며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 XX'라는 표현도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 의원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이 들었다는 윤 대통령의 음성을 이렇게 적었다. '국회의원 이 사람들이 승인 안 해주고 아 말리믄 쪽팔려서 어떡하나.' 배 의원은 "'이 XX'도 없었고 '바이든'도 없었다"며, 대통령 비속어 파문과 관련해 야당에게 책임을 돌렸다.

반면 여권 내 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통령실 해명에 따르면, 미국 의회가 아닌 국회를 향해 비속어를 사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신뢰를 잃어버리면 뭘 해도 통하지 않는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라며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에게 확인한 내용이라고 하니 온 국민은 영상을 반복 재생하면서 '내 귀가 잘못됐나' 의심해야 했다"고 비꼬았다.

야당인 민주당은 "국격이 무너진 일주일"이었다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안귀령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8초 환담 이후 내뱉은 충격적인 비속어는 '욕설 외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며 "대통령실은 사과를 거부하고 변명과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며 국민 분노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관심은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쏠린다. 윤 대통령은 24일 귀국하는 비행기 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를 생략했다. 윤 대통령이 26일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관련 논란이 더 확산할 수도, 종결될 수도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나 다른 과정을 통해 그 부분이 어떤 의미인지 밝히면 여러 논쟁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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