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쓸 수 있는 AI 기술을 만들고 싶다"

이종태 선임기자 2022. 8. 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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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인공지능 콘퍼런스] '인공지능 석학'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한국엔 AI 인재가 부족하다"라고 말한다. 수학 공식을 모르는 사람도 엑셀을 사용하는 것처럼, 업스테이지는 'AI계의 엑셀'을 만들고 싶어 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위)는 현재 유튜브 채널 ‘모두를 위한 딥러닝’을 운영하고 있다. ⓒ김성훈 제공

머신러닝은 데이터와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기반으로 인간의 사고능력 중 일부를 자동화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머신러닝의 한 분야인 딥러닝을 통해 컴퓨터는 영상, 문장, 음성 등 좀 더 복잡한 데이터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AI(인공지능) 석학’으로 통하는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유튜브 채널 ‘모두를 위한 딥러닝’을 통해 딥러닝 기술의 대중화를 시도한 바 있다. 홍콩과학기술대에서 일하다가 2017년 합류한 네이버에서 컴퓨터 비전, OCR(광학 문자인식), 음성인식, 음성합성, 자연어 처리 등의 팀을 이끌면서 컴퓨터가 한국어를 읽고 듣고 번역하고 말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20년 10월 창업한 업스테이지에서는 기업 등 유저들이 딥러닝 같은 AI 기술을 더욱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인 ‘AI 팩’을 개발하고 있다. 다음은 해외 출장 중인 김성훈 대표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이다.

‘모두’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모두가 쓸 수 있는 AI 기술’이라든가 ‘모두를 위한 딥러닝’ ‘모든 곳에 쓰이는 AI’ 등이다. 그러나 대다수 시민들은 AI나 딥러닝에 대해 매우 높은 진입장벽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AI가 모두를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술 부문에 종사하는 분들의 가장 중요한 미션 중 하나는 그 기술을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유튜브에서 ‘모두를 위한 딥러닝’이란 강좌를 진행한 바 있다. 강좌를 개설한 이유는?

내가 직접 접하면서 딥러닝이 너무 재미있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완전 신세계였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굴’이라는 음식의 맛을 보았을 때와 같은데 ‘와~ 한번 먹어봐’라고 주변에 권유했던 것 같다. 당시 시청자들의 반응 가운데 ‘강좌를 듣고 자신의 커리어를 AI로 바꾸거나 정했다’는 경우가 있었는데, 무척 기뻤다.

‘모든 곳에 쓰이는 AI’란 무슨 의미인가. AI가 모든 산업이나 비즈니스에 사용될 수 있는 범용 기술이란 이야기인가.

지금 시대에 AI는 산업을 변화시킬 최고의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다. 글로벌 컨설팅 그룹 매킨지의 글로벌 기업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0% 정도의 기업이 한 개 이상의 사업 영역에 AI를 도입했고 코로나 상황에서도 AI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변했다. 내가 최근 2~3년 동안 만난 대다수의 기업 고객들이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AI를 우선순위로 설정하고 있기도 했다. 이런 관심과 투자는, 급격한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각종 비즈니스에서 AI 적용의 성공 사례들이 관찰되면서 더욱 가속화하리라 판단된다. 앞으로 AI 기술은 (산업 분야에서) 더욱 범용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AI 기술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지만) 어려운 기술을 활용하기 쉽게 만드는 것 또한 기술자와 개발자의 몫이다.

3년 동안 네이버의 AI 분야를 주도했다. 네이버가 자연어 및 음성처리 부문에서 큰 성과를 올린 시기이기도 하다. 당시 ‘네이버에서 구현되는 100개의 AI 기술’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기술들인지 알기 쉽게 설명해줄 수 있나.

일단 외부 정보를 가져오는 기술들이 있다. 컴퓨터가 음성이나 글씨를 인식할 수 있게 만든다. 첫 번째 관문이다. 인간에 비유하자면 컴퓨터에 눈이나 귀를 달아주는 기술이다. 다음은, 이렇게 가져온 음성이나 글씨를 컴퓨터가 이해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인간으로 따지면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에 해당된다. 이런 기술들이 어우러지면서 기계의 ‘인지(認知)’를 만들어내고, 이런 인지를 기반으로 실생활에서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기술이 나온다. 이미지를 입력하면,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영수증 리뷰’ 같은 기술(OCR:광학 문자인식)이 한 사례다.

그리고 유저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추천’ 기술이 있다. 우리가 콘텐츠나 상품을 고를 때 꼭 필요한 것을 빠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에 푹 빠지게 만든 기술이기도 하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밋코리아 2022 기조연설에서 “AI 진입장벽을 낮춰야 쉽게 딥러닝을 배울 수 있다”라고 연설한 바 있다. 그 진입장벽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낮출 수 있나.

기업이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성공적으로 적용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 인력이 필요하다. 자사의 다양한 필요에 맞춰 AI 모델을 개발해야 할 뿐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머신러닝) 학습 데이터를 구축해야 하므로 큰돈이 들어간다. AI 개발을 전담할 우수 인력도 필요하다. 업스테이지가 다양한 산업에 AI 기술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인 AI 팩을 개발하고 있는 이유다. 이 솔루션으로 기업들에, 전공 지식이 없는 한두 명의 개발자만으로도 원하는 곳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해법을 제공하고 싶다. 이 솔루션을 통해 기업들은 자체적인 AI 구축 프로젝트에 비할 때 파격적으로 적은 비용과 데이터로 AI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딥러닝한 인공지능 알파고는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2016년 대국(위)에서 4승 1패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딥러닝 강좌를 진행한 바 있는데 한국의 AI 인재 풀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엔 굉장히 훌륭한 인재들이 많다. 하지만 AI 인재는 여전히 부족하다. 최근 기술인재 양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민간에서의 인재 육성 노력도 많이 이뤄지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인재 확보에는 이론 위주보다는 실습이 효과적인데, 특히 딥러닝은 데이터를 통한 실험 기반의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업스테이지도 인재 육성을 위해 네이버 커넥트재단과의 부스트캠프 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AI나 딥러닝에 호기심을 느끼거나 공부해보고 싶어 하는 학생 처지에서, 수학이나 코딩은 어느 정도 학습해야 할까.

둘 다 잘하면 잘할수록 좋다. 수학은 논리적인 사고를, 코딩은 컴퓨터와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잘할 필요는 없다. 연예인이나 전문 MC에 비유한다면, 처음부터 달변이 아니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람들과 만나 말하기를 즐기거나 혹은 그런 부분의 중요성을 깨닫고 노력하면서 달변가로 발전하는 게 아닐까. 코딩과 수학적 개념 역시 AI나 딥러닝의 기본적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스테이지는 AI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다. 그런 솔루션이 나온다면 ‘모두를 위한 딥러닝’을 수강할 필요는 적어지는 것 아닐까.

수학 공식을 모르는 사람들도 ‘엑셀’로 기본적 계산이나 회계처리를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업스테이지의 역할은 일종의 ‘AI 엑셀’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날을 앞당기고 싶다.

이종태 선임기자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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