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투자 아닌 도박' 코스닥 폭락에 개미들 분노"

현영희 기자 2026. 6. 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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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9,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반면, 코스닥 시장은 뚜렷한 반등 동력을 찾지 못한 채 상대적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자금이 집중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코스피로 쏠린 데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대를 모았던 코스닥 활성화 정책 효과도 시장에서는 제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00포인트(2.29%) 하락한 1,026.0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009.75까지 밀리며 한때 3.84% 급락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직후인 지난 3월 4일 장중 946.54까지 떨어졌던 시기를 제외하면, 올해 1월 코스닥이 1,000선을 회복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한때 국민참여성장펀드 출시에 따른 기대감으로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며 지수는 다시 원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특히 시장에서는 지방선거 이후 코스닥이 코스피와의 격차를 좁히는 '키 맞추기'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올해 들어 코스닥 상승률은 10.87%에 그친 반면, 코스피는 108.85% 급등하며 압도적인 수익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도 코스피가 26.68%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은 11.92% 하락하며 극명한 온도 차를 나타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투자자 자금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KODEX 코스닥150',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TIGER 코스닥150' 등 주요 코스닥 ETF 3종의 순자산 규모는 지난 4월 말 13조1천245억원에서 현재 10조122억원으로 20% 이상 감소했다.

특히 최근 일주일 동안에만 1조4천억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가며 전체 감소분의 절반가량이 집중됐다.

시장에서는 최근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코스닥 자금 유출을 더욱 가속화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스닥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주요 증권사 종목토론방과 투자 커뮤니티에는 "지금 우리나라 증시가 이게 맞느냐", "주식이 아니라 비트코인 시장 같다", "이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판", "코스닥은 매일 빠지는데 대형주만 끝없이 오르는 시장이 정상인가", "증시가 어떻게 이렇게 될 수 있느냐" 등의 성토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좋은 실적을 내도 코스닥 종목은 오르지 못하고, 수급이 몰린 일부 대형주만 상승하는 왜곡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코스닥 활성화를 이야기하면서 실제 자금은 모두 코스피와 반도체로만 흘러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3년 2차전지 열풍 당시를 제외하면 대형주 강세와 코스닥 강세가 동시에 나타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현재 코스닥은 낙폭 과대 구간으로 볼 수 있지만 개인 투자자 자금 이탈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코스피 내에서도 아직 순환매가 기대되는 업종이 많고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방한 이슈 등 주요 모멘텀이 대형주에 집중돼 있다"며 "시장의 관심이 당분간 코스피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코스닥 시장의 반등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 쏠림 현상으로 코스닥 소외가 극심한 상황이지만 하반기에는 상대 강도가 회복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스닥 체질 개선 정책 강화 ▲국민참여성장펀드를 통한 지속적인 자금 유입 ▲기관 및 외국인 참여 확대에 따른 수급 다변화 등을 주요 반등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가운데 약 10조4천억원이 코스닥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 중심이던 코스닥 시장에 기관과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2026년 하반기에는 반도체와 기계 업종의 강세가 이어지고 건강관리(헬스케어) 업종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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