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 특화된 제품으로 스마트폰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있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이 1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사장은 이날 "중국 시장점유율 1%를 언제쯤 돌파하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중국은 글로벌 시장이나 다른 국가·지역 대비 모바일 관련 서비스 및 콘텐츠 발전이 굉장히 빠른 곳"이라며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도 매우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사업전략의 기본방향은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고 서비스·콘텐츠 로컬 업체와 전략적 협업을 강화한다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니즈와 트렌드를 잘 공략할 수 있는 특화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내 여러 인공지능(AI)·정보기술(IT) 업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만의 특수한 유통채널에 대해서도 해당 분야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판매를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했지만 애국소비 열풍 등으로 현재는 1%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2019년에는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생산기지였던 후이저우 공장도 폐쇄했다.
다만 최근에는 폴더블폰으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중국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7.7%로 4위를 기록했다. 전 분기(3.0%) 대비 4.7%p 오른 수치다. 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순위도 5위에서 1단계 올랐다.
지난해 11월에는 갤럭시 Z 폴드 스페셜 에디션의 중국 버전인 '심계천하 W25'와 '심계천하 W25 플립'도 출시했다. 심계천하는 세상을 걱정한다는 뜻으로, 삼성전자가 중국 부유층에 판매하는 최고가 라인업이다.
또 이번 주총에서 노 사장은 중국 업체들이 잇달아 AI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능 차별화에 집중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은 지난해 갤럭시 S24로 AI폰 시대를 열고, 올해 갤럭시 S25로 AI에이전트폰 시대를 시작했다"며 "AI는 갤럭시가 가진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운영체제(OS) 및 사용자경험(UX)을 혁신해 더 쉽고 직관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노 사장은 갤럭시 AI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퍼스널 데이터 엔진을 구축해 사용자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고 녹스 볼트 등 보안기술을 강화해 가장 안전한 AI를 보장하겠다"며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의 균형을 맞춘 하이브리드 전략을 확대해 사용자 요구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역량 강화는 물론 외부 파트너십도 적극 활용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며 "삼성 갤럭시가 차별화된 강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최근 AI 기능 강화와 더불어 폼팩터(형태) 혁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개최한 갤럭시 언팩에서 슬림형 제품인 갤럭시 S25 엣지의 시제품을 공개한 데 이어 이달 3일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5에 실물을 전시해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는 아직 신제품의 공식 출시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4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IT 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신제품은 갤럭시 S25 기본형보다 0.8㎜(11%), 울트라보다 1.8㎜(22%) 얇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후면에는 울트라에 탑재된 2억화소의 이미지센서와 5000만화소의 광각카메라를 적용해 고품질 카메라 성능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는 S25시리즈의 다른 모델과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대는 기본형보다 높고 울트라보다는 저렴한 중간급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권용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