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보라스 절대적 승리, 그러나 고객 빅4는…" 슈퍼 에이전트 참패에 야단법석

윤욱재 기자 2024. 3. 2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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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후가 아니었으면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정말 큰일날 뻔했다.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지난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무엇보다 이정후가 1억 달러대 계약을 맺은 것은 예상 밖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이정후를 주목해야 할 FA 선수로 언급하면서 그의 계약 규모를 예상하기도 했는데 모두 1억 달러 미만이었다. 가장 높은 수치는 'CBS스포츠'가 내놓은 6년 9000만 달러.

때문에 다시 한번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주목을 받았다. 보라스는 예상을 뛰어 넘는 규모에 이정후의 대박 계약을 이끌어내면서 "역시 보라스"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때만 해도 지난 해 12월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역시 보라스"라는 찬사는 들리지 않는다. 보라스는 블레이크 스넬,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 조던 몽고메리 등 FA 시장을 강타할 '빅4 고객'을 모두 보유했는데 왜 이런 찬사가 들리지 않는 것일까.

보라스는 특유의 '장기전'을 폈지만 이번엔 통하지 않았다. 당초 1억 달러는 가뿐히 넘을 것이라던 벨린저는 3년 8000만 달러에 시카고 컵스와 다시 손을 잡았다. 채프먼 역시 FA 3루수 최대어로 손꼽혔지만 샌프란시스코와 3년 54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낮은 규모에 사인했고 전년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FA 선발투수 최대어로 분류된 스넬마저 샌프란시스코와 2년 6200만 달러에 사인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가장 늦게까지 버틴 몽고메리는 정규시즌 개막 직전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1년 25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사실상 FA 재수를 선택했다. 그야말로 보라스의 '완패'였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오프시즌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 FA 선수들의 계약을 되돌아보면서 "보라스의 오프시즌이 마침내 끝났다. 그러나 좋은 시간은 아니었다"라고 짧게 총평했다.

"활기찬 오프시즌이었지만 스토리 전개가 오래 걸린 사람들도 있었다"는 '야후스포츠'는 "바로 보라스와 그의 4대 FA 고객이 그들이었다"라고 스넬, 벨린저, 채프먼, 몽고메리가 계약에 합의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음을 이야기했다.

▲ FA 야수 최대어로도 꼽혔던 코디 벨린저는 이정후보다 낮은 대우에 계약을 맺어야 했다. 벨린저가 시카고 컵스와 합의한 내용은 3년 8000만 달러였다.
▲ FA 선발투수 최대어로 꼽혔던 사이영상 수상자 블레이크 스넬은 결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6200만 달러에 계약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번 오프시즌 보라스의 유일한 성공작으로 꼽히는 이정후의 계약을 언급한 '야후스포츠'는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에 빠르게 서명했고 그것은 보라스의 절대적인 승리였다"라면서 "보라스의 4대 FA 고객들은 이보다 더 큰 계약을 맺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대신 작년처럼 좋은 성적을 거두면 다음 오프시즌에 재도전할 수 있는 옵트아웃을 비롯해 단기 계약을 맺었다"라며 당초 이정후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 예상됐던 선수들이 끝내 '백기투항'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라스는 연장 계약보다 FA를 우선시하는 전략과 선수 위주의 대형 계약을 위해 구단을 기다리게 하는 전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오프시즌에서는 이와 같은 전략이 통하지 않았고 오히려 코너에 몰린 것은 선수들이었다.

어쩌면 이정후의 빠른 선택이 영리했다고 할 수 있다. 마침 샌프란시스코는 FA 영입 최우선 타깃으로 삼았던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모두 LA 다저스로 향하면서 어떻게든 스타급 선수와 계약을 서둘러야 했고 그 레이더망에 이정후가 걸려 들었다. 일각에서는 '패닉 바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지만 결국 이정후는 '승자'로 남았다.

미국 현지에서도 이정후의 계약을 두고 '오버페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무래도 아직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데뷔전도 치르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에 "1억 달러대 계약은 과하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28일 '가장 위험한 계약' 2위로 이정후의 계약을 꼽았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에서 탐내는 FA였지만 그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할 때 많은 이들이 낯설었을 것"이라는 '폭스스포츠'는 "더 놀라운 점은 이정후의 계약 규모다. 대부분의 예상은 샌프란시스코가 그에게 보장한 금액의 절반 정도에 계약할 것으로 봤다. 그가 지난 해 12월에 계약할 때만 해도 이번 FA 시장에서 1억 달러를 초과 달성한 FA 4명 중 1명이 될 것이라고 누가 추측했을까"라고 이정후의 계약 규모에 놀라움을 표했다.

이어 '폭스스포츠'는 "이제 이정후는 개편된 샌프란시스코를 이끌면서 중견수로 뛸 예정이다. 어쩌면 그는 동굴 같은 오라클파크에서 가장 이상적인 선수가 될 수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그는 1억 달러대 계약으로 올스타급 대접을 받은 선수다. 지난 해 KBO 리그에서 장타율이 .500 이하였고 두 자릿수 홈런 시즌은 두 차례 뿐이었다"라며 우려 섞인 목소리도 냈다.

▲ 이정후의 새 동료가 된 맷 채프먼은 FA 3루수 최대어로 꼽혔던 선수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한 규모는 3년 5400만 달러로 당초 예상보다 낮은 규모에 사인했다.
▲ 지난 해 텍사스 레인저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조던 몽고메리는 FA 시장에서 대박을 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지만 끝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1년 2500만 달러에 사인해야 했다.

결국 스스로 몸값을 증명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정후는 이제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면서 '예열'을 마친 상태. 이정후가 시범경기에 13차례 나와 남긴 기록은 타율 .343(35타수 12안타), 출루율 .425, 장타율 .486, OPS .911에 1홈런 5타점 2도루였다.

이정후는 시범경기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일 애리조나전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비롯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폭발했고 2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3타수 1안타, 4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2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쳤다.

비록 이정후는 10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11일 시애틀전에서 3타수 1안타를 남겼고 13일 다저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으나 1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1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21일 LA 에인절스전에서 2타수 2안타 1타점, 23일 컵스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26~27일에 열린 오클랜드와의 시범경기에서는 나란히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그럼에도 .343라는 고타율을 사수했다.

이제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르기 위해 샌디에이고로 이동한 상태. 샌프란시스코는 오는 29일 샌디에이고의 홈 구장인 펫코파크에서 2024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서울에서 다저스와 개막 시리즈를 치르고 미국으로 돌아온 샌디에이고는 현재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샌디에이고에는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선배' 김하성도 있어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받는 경기다.

▲ 샌프란시스코 입단식 당시의 이정후와 스캇 보라스. 이때만 해도 보라스는 함박웃음을 지을만 했다. ⓒ연합뉴스/AP통신
▲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이번 오프시즌 패자 중 1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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