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4일까지 카메론의 득점권 타율은 20타수 무안타, 정확히 0.000이었다. 찬스마다 침묵하는 외국인 타자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차라리 1번 타자로 쓰자", "퇴출 검토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1일 고척 키움전에서 카메론은 3타수 3안타 1홈런 2볼넷 5타점 3득점으로 폭발하며 두산의 16-6 대승을 이끌었다. 25일 LG전 첫 득점권 안타 이후 6경기 연속 타점, 그 6경기 득점권 타율은 0.875다.
20타수 무안타가 8타수 7안타로

카메론은 3회 역전 스리런, 6회 적시타, 7회 적시타까지 찬스마다 빠짐없이 방망이가 터졌다. 시즌 초반 득점권에서 20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던 그가 맞나 싶을 정도의 변화다.

카메론 본인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KBO리그 투수들을 처음 상대하다 보니 적응이 필요했다"면서 "최근 10경기 동안 직구 타이밍에 맞춰 변화구에 대처하는 부분에 집중한 결과가 좋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득점권 20타수 무안타 시절에도 특별한 부담은 없었다고 했다. "투수들도 실투를 던진다. 타석에서 밸런스 유지에 집중하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다"는 말이 허세가 아니었다는 게 지금 숫자로 증명됐다.
이진영 코치와 아버지 마이크 카메론

빠른 반등 배경에는 이진영 타격 코치의 조언이 있었다. 카메론은 "타석 전 직구와 변화구 중 무엇을 노릴지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점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아버지 마이크 카메론과의 대화도 언급했다. 현재 시애틀 매리너스 코치로 활동 중인 아버지는 "야구의 중요성과 과정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준다고 했다. MLB 통산 278홈런을 친 아버지에게 배운 것들이 KBO에서도 통하고 있는 셈이다.
두산 3연승, 5강권 진입

카메론의 반등과 함께 두산이 살아나고 있다. 불과 2주 전까지 9위를 전전하던 팀이 최근 5경기 4승 1패 상승세에 힘입어 5강권에 진입했다. 13승 1무 15패.
선발 최민석이 4이닝 5실점으로 흔들렸지만 김명신, 박치국, 김정우, 데뷔전을 치른 최주형이 각각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아줬고, 타선은 15안타 12사사구로 16점을 몰아쳤다. 박준순 3안타 2타점, 김기연 3안타 3타점도 카메론 못지않은 활약이었다. 태업 수비 논란으로 퇴출 이야기까지 나돌던 카메론이 두산의 복덩이가 되는 데 걸린 시간이 채 한 달이 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