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결국 주택담보대출 만기·한도 줄인다
주담대 거치기간·MCI·MCG도 폐지…마이너스통장 최대 5000만원만
주택담보대출간 40년→30년 축소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주택 관련 가계대출 급증세가 진정되지 않자 은행권이 결국 본격적인 주택담보·신용대출 만기와 한도 제한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으로 7월 이후 약 두 달 동안 지속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집값 상승과 부동산 거래 증가로 대출 수요 폭주를 막는 데 실패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7월 말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7501억원이다. 이는 6월 말 552조1526억원보다 7조5975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이달에는 이 기록마저 깨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 현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65조8957억원으로 7월 말 559조7501억원보다 6조1456억원이 증가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내부 회의를 거쳐 29일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우선 현재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인 주택담보대출 대출 기간을 수도권 소재 주택에 한해 30년으로 일괄 축소한다.

또 그동안 한도가 없던 생활안정자금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물건별 1억원으로 제한된다.

KB국민은행은 현재 신규 주택구입 대출 시 1년 이내, 생활안정자금 대출 시 3년 이내로 운영 중인 주택담보대출 거치기간도 당분간 없애기로 했다. 그동안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는 기간이 없어지고 돈을 빌리면 바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모기지보험(MCI, MCG) 적용도 중단된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한도 축소 효과가 발생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MCI·MCG 가입이 제한되면 현재 지역별로는 서울 5500만원, 경기도 4800만원, 나머지 광역시 2800만원, 기타 지역 2500만원씩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논·밭·과수원 등 지상에 건물이 없는 나대지 담보 대출과 다른 은행으로부터 갈아타기를 통해 넘어오는 전세자금대출도 금지된다.

통장자동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 역시 현재 1억원∼1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대폭 감액된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실수요자 중심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치"
- KB국민은행 관계자 -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기간이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줄어들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식에서 연소득 5000만원 대출자의 대출한도(대출금리 연 3.85% 가정)가 4억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쯤 줄어든다.

여기에 MCI 제한(서울 지역 5500만원 한도 축소)까지 더해지면 서울 지역의 경우 대출한도가 1억원 넘게 급감한다.

신한은행도 지금까지 허용했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이날부터 당분간 취급하지 않는다.

이는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주택 처분 등의 조건보 전세자금 대출을 줄여 갭투자 등 투기적 대출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다.

신한은행 역시 플러스모기지론(MCI·MCG)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