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이 예상치 못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이던 현대차-LG 합작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대규모 이민 단속으로 사실상 멈춰섰고, 수만 개의 미국 내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노동자 단속 성과라며 자화자찬했지만, 정작 현지 전문가들은 "미국 제조업 부흥 전략에 치명타"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76억 달러 규모의 거대 프로젝트가 한국인 기술자 체포로 인해 좌초 위기에 몰린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제조업 육성 전략 사이의 근본적 모순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76억 달러 프로젝트가 멈춰선 조지아주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현대차-LG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단순한 제조업체가 아닙니다.
76억 달러 규모의 이 거대 프로젝트는 완공 시 수만 명의 미국인 노동자를 고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제조업 부흥 전략의 상징이었죠.

하지만 대규모 이민 단속으로 한국인 기술자들이 체포되면서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 이번 사태에 대한 심층 분석을 내놓으며 "미국 내 제조 인프라 유치 전략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단순히 한 공장의 건설 지연이 아니라, 이것이 향후 외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미칠 파급효과입니다.
미국이 스스로 불러들인 투자를 스스로 막고 있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첨단 기술에는 숙련된 외국 기술자가 필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왜 외국인 기술자 없이는 건설이 불가능한지 이해하려면, 이 산업의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고전압 전류, 휘발성 화학 물질, 청정 환경 관리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최첨단 산업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기존 미국 내 노동력만으로는 안전한 공장을 건설하는 데 명백한 한계가 있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보유한 노하우와 장비는 해외에서 만들어지고, 설치 경험도 외국인 기술자들에게 집중되어 있다"며 "미국이 이들을 배제하면 공장 완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단순히 값싼 노동력을 찾아 외국인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필요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히려 숙련된 외국인 기술자의 단기 유입이 필수적인 상황인 것이죠.
"모순적 정책"이라는 현지 법조계 비판
한국인 근로자 측 변호인인 찰스 쿵은 이번 사태의 모순을 날카롭게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현대차를 불러놓고서 정작 그들이 가진 전문 기술자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족을 비판한 것입니다.

이러한 비판은 법조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루즈벨트 연구소의 베토니 존슨은 "이는 수만 개의 노조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라며 "해결책은 단속이 아니라 노동자 보호 강화와 안전 규정 개선, 그리고 전문인력 유입을 위한 제도 보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무분별한 단속보다는 체계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의 딜레마, 투자는 환영하되 외국인은 거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명백한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그는 SNS를 통해 "투자는 환영하지만 미국 노동자를 고용하고 훈련시키라"며 불법 고용 단속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외국 기업의 투자를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그들의 핵심 기술자들을 거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요구인 것이죠.
특히 첨단 제조업의 경우 기술 이전과 인력 이동이 패키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부흥과 강경 반이민 정책 사이의 근본적 충돌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정부의 대응과 향후 전망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자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 외교 채널을 동원해 구금된 한국 근로자들의 송환 절차를 진행하는 한편, 향후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 측에 있어 보입니다.
미국이 외국인 전문 기술자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 한, 이런 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특히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는 기술 이전과 인력 교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단속은 오히려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제조업 부흥 vs 반이민, 양립할 수 없는 모순
이번 조지아주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두 가지 핵심 정책이 근본적으로 양립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한편으로는 외국 기업의 투자를 통해 제조업을 부흥시키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투자에 필수적인 외국인 전문 인력을 거부하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적 모순이 장기적으로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대 제조업에서 순수하게 국내 인력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이 진정으로 제조업 부흥을 원한다면, 전문 인력의 국제적 이동에 대해 보다 현실적이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수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와 강경 반이민 정책 사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