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민이 WBC를 앞둔 첫 연습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그런데 이 한 방이 더 크게 들린 이유는 “시원했다”가 아니라, 대표팀이 찾던 상위 타선 퍼즐이 딱 맞아떨어지는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장타 한 번으로 모든 게 결정되진 않지만, 국제대회는 ‘초반부터 흔들 수 있는 타자’가 누구인지가 전술을 바꾼다. 안현민의 홈런은 그 질문에 가장 직관적인 답이었다.
오늘 장면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안현민은 ‘컨디션 점검’이 아니라 ‘역할 선언’을 해버렸다다.
그가 들어서자마자 결과가 나왔고, 그 결과가 마침 감독의 구상과 정확히 같은 지점에 꽂혔다. 상위 타순에서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그림에, 안현민은 “나 준비됐어요”라고 말 대신 스윙으로 보여줬다.

승부를 바꾼 포인트는 홈런 자체보다, 그 홈런이 나온 맥락이다.
연습경기 첫날, 몸이 무겁고 타이밍이 늦는 선수들이 흔한 시기다. 그런데 안현민은 초반부터 공을 정확히 맞혔고, 경기 뒤에도 “첫 경기치고 컨디션이 생각보다 좋았다”는 식으로 담담하게 정리했다. 과장된 자신감이 아니라, 타석 감각이 올라오는 게 느껴진다는 확신에 가까웠다.
WBC를 생각하면 여기서 더 중요한 대목이 나온다.

안현민은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설 때 ‘부담’을 크게 키우는 타입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연습경기라 부담을 잘 못 느낀다, 본선에서도 부담 없이 하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말한다. 이 태도는 가볍게 들릴 수 있지만, 국제대회에선 반대로 무기가 된다. 상대가 긴장할수록, 타자가 단순해질수록 강해지기 때문이다.
류지현 감독이 안현민을 2번에 두는 구상이 계속 나오는 것도 이 흐름과 연결된다.
‘강한 2번’은 그냥 멋있어 보이려고 쓰는 표현이 아니다. 1번이 출루했을 때 한 번에 판을 뒤집을 수 있고, 출루가 막히면 다음 타자에게 부담을 넘기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찬스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안현민은 홈런만 치는 거포가 아니라,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까지 챙겨 “상대 배터리가 싫어하는 타입”임을 보여줬다. WBC에서 상위 타선이 원하는 게 딱 이런 결이다.

정리하자면, 오늘 홈런은 ‘감 좋은 하루’가 아니라 WBC에서의 역할 테스트가 순조롭다는 신호로 읽힌다.
게다가 안현민은 이미 대표팀에서 홈런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이제 관심은 단순하다. “또 치느냐”가 아니라, 그 타격을 본선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유지하느냐다. 환경이 바뀌고, 투수의 구속과 구종이 바뀌어도 타석 접근이 흐트러지지 않으면, 그때는 진짜 ‘국제용 타자’가 된다.
마지막은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안현민은 첫 연습경기 첫 타석 홈런으로, WBC 상위 타순의 ‘핵심 후보’라는 자리를 스스로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 관전 포인트는 조건부로 하나: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단순한 타석 접근’이 본선에서도 유지된다면, 한국 타선은 시작부터 상대를 흔드는 팀이 될 수 있다.

안현민이 WBC에서 가장 빛날 장면이 뭐라고 보나요? 초반 선제포, 득점권 한 방, 아니면 볼넷으로 흐름을 잇는 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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