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텅 빈 수난인명구조함… 안전 '꼬르륵' [현장, 그곳&]

김은진 기자 2024. 3. 15. 06:0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명장비 없거나 불량 ‘관리 엉망’
장비·사용법 등 주기적 확인 필요
道 “각 지자체에 관리 강화 전달”
경기지역에 설치된 수난인명구조함 중 상당수가 구명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오후 의왕시 백운호수 둘레길의 한 인명구조함에 구명조끼만 비치돼 있다. 윤원규기자

 

“구조함이 텅텅 비었는데, 사람이 물에 빠지면 어떻게 구해야 하나요?”

14일 낮 12시께 의왕시 학의동 백운호수. 이곳에 설치된 수난인명구조함엔 ‘사고 발생 시 누구든지 구명환(구명튜브), 로프를 이용해 인명구조 활동을 해주길 바란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지만 정작 내부는 텅 비어 있었다. 구명튜브와 구명줄 등 구조에 필요한 장비는 찾아볼 수 없었으며 사용 안내도 마저 부착돼 있지 않았다.

같은 날 오후 3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 광교저수지의 수난인명구조함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온전하게 장비를 갖춘 구조함은 3개뿐이었다. 일부 구명튜브는 가파른 절벽 밑에 나뒹굴고 있었고 물속에 잠겨있는 등 쉽사리 접근하기 힘든 곳에 방치돼 있었다. 이곳을 산책하던 양수연씨(26·여)는 “구조함이 텅텅 비었는데 물에 빠진 사람을 어떻게 구할 수 있겠냐”며 “저렇게 관리가 안 되는데 위급 상황에서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혀를 찼다.

매년 경기지역에서 수난 사고가 늘어나고 있지만 시민을 구하기 위해 설치된 수난인명구조함이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수난인명구조함은 하천, 계곡, 저수지 등에서 수난 사고 발생 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구조함이다. 관리지침에 따라 구조함 안엔 구명조끼, 구명튜브, 구명줄 등이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며 구조함 전면엔 장비 사용 방법과 사고 발생 시 대처요령 등이 표기돼 있어야 한다. 또 구조함의 상태가 불량할 경우 지자체 등이 나서 즉시 보수 및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침에도 현장에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위급상황 시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리 주체인 지자체는 분기마다 현장점검을 통해 관리한다고 하지만 현장의 상황은 달랐다. 내부가 비어있거나 구조장비의 상태가 불량한 수난인명구조함이 비일비재했다.

이러는 사이 경기지역에서 물 빠짐 사고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최근 3년간 도내 수난 사고 건수는 2021년 936건, 2022년 1천893건, 지난해 2천325건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구조함이 관리가 안 된 채 방치되면 시민들이 물에 빠졌을 때 구조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지자체에서 주기적으로 구조장비가 잘 비치돼 있는지, 사용법은 잘 표기돼 있는지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또한 도난을 대비해 폐쇄회로(CC)TV와 경보기 등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구조함은 각 시·군에서 자체적인 예산으로 계획을 수립해 점검하고 있다”며 “미흡한 부분에 대해 각 지자체가 다시 철저히 관리하도록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이진 기자 twogenie@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