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복사’로 아바타 만든다...챗GPT 안부러운 이스라엘 AI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2. 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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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휴먼’ NUI 구축한 DiD
“챗GPT에 압도? 잘 이용하면 되죠”
지난 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DiD 본사에서 만난 길 페리 공동창업자가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자사의 ‘디지털 휴먼’을 소개하고 있다. [김상준 기자]
노트북에 말을 걸자 화면 속 ‘사람’이 5초도 걸리지 않아 대답한다. 농담을 건네며 웃고 먼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영상통화가 아니다. AI 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 환경을 구축한 이스라엘의 혁신 기업 DiD의 서비스다.

이 회사는 컴퓨터와 인간의 소통 단계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 휴대폰은 대부분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반이다. 삼성 갤럭시의 ‘빅스비’ 등은 NUI(자연에 가까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다.

우리는 현재 ‘말’로 컴퓨터에게 명령을 내린다. DiD는 여기서 더 나아갔다. 사람의 얼굴과 몸의 움직임을 화면에 표현해 진짜 사람과 대화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쉬워 보이지만 간단한 기술이 아니다. 빅스비도 몇몇 대화를 나눌 수 있지만 상호소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유머나 질문이 포함된 대답을 즉각적으로 내놓는 프로세스는 엄청난 양의 언어 모델과 신속한 데이터 처리 기술이 기반이 돼야 한다.

지난 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DiD 본사에서 매일경제신문과 만난 공동 창업자 길 페리는 “DiD의 디지털 휴먼은 챗GPT의 텍스트를 기반으로 일부 개량 작업을 거쳐 가장 적합한 답변을 가장 적절한 목소리로 전달한다”며 “이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있지만, 대화의 질과 응답 속도 부문 세계 1위가 DiD다”라고 말했다.

전세계에 동시에 존재하는 시대 온다
디지털휴먼 기술 하루가 다르게 진화
DiD는 실존 인물(모델)의 얼굴과 몸을 촬영하고 목소리를 녹음해 ‘디지털 휴먼’으로 탄생시키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진=DiD]
DiD의 혁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DiD는 고객의 얼굴을 한 디지털 휴먼을 만들 수 있는데, 그 디지털 휴먼이 말하는 기반, 즉 언어 모델을 개인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가 평소 자신의 문자나 통화 내용과 전세계 세미나나 투자 설명회에서 했던 말들을 DiD에 제공하면 그의 말과 생각을 구현해서 말하는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물론 개발 초기 단계다.

페리는 “‘나’가 전 세계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게 된다”며 “유명한 교수나 선생님의 아바타가 학생들 교육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휴먼은 당장 인포메이션 센터, 광고 등 마케팅에 활용될 수 있다.

이스라엘의 AI 산업 현황
인구 1000만 작은 나라, 이스라엘
‘박사급’ AI 인력만 4000명 넘어
이스라엘은 특유의 안보적 환경 때문에 군사 부문에 활용될 수 있는 AI가 발달했지만,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면서 자연스레 민간에서 AI 부문도 활기를 띄고 있다.

원래도 첨단기술로 유명한 이스라엘인데, 최근 AI 개발 열기로 인해 자금과 인재들이 AI 산업에 몰리고 있다.

이스라엘 혁신청과 텔아비브대학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 내 첨단기술 업체는 약 9100개에 이른다. 이 가운데 AI 전문업체는 최소 2200개다. 박사급 AI 전문인력도 400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이 인구 1000만명의 작은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AI 올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AI 등 첨단기술은 명실상부 이스라엘 경제의 핵심이다. 이스라엘 혁신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스라엘의 AI 등 첨단기술 수출액은 710억달러(약 95조원)으로, 2020년 570억달러(76조3000억원) 대비 약 25% 증가했다.

총 수출에서 첨단기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과 2022년 모두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AI 산업현황
정부가 앞장서 AI 드라이브 걸자
‘첨단산업 DNA’ 이스라엘인들 호응
민간에서 AI 혁신 붐이 일어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지원이 있다. AI 부문은 기술적 인프라와 인력이 중요하다. 이스라엘은 국가적으로 AI 전략 목표를 설정하고 민간이 AI 기술을 ‘실험’해볼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AI 업체에 대해서는 규제를 일부 면제해 주는 방식이다.

특히 인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국가가 정부 과제로 매년 전문가도 육성하고 있다. 지브 카치르 이스라엘 혁신청 AI 인프라 프로그램 담당은 지난 5일 텔아비브대학에서 열린 컨퍼런스 ‘AI데이’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2023년 정부의 AI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500여명의 AI 석사와 박사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문화적 환경 역시 첨단기술 발전의 토양이 됐다. 이스라엘에는 2000년 동안 전 세계에 퍼졌던 유럽계 유대인, 아랍계 유대인, 아프리카계 유대인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서로 다른 아이디어들이 충돌하고 조정되는 과정을 통해 최선의 아이디어가 나온다.

창의적인 접근이 중요한 AI 분야에 이스라엘인들의 기질도 잘 맞아 떨어졌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당연한 것을 거부하는 ‘기질’이 있다.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적 사고가 교육의 핵심인 영향이다.

이스라엘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인 아이작 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융합 사이버 연구 센터(ICRC) 대표는 지난 5일 텔아비브대 AI데이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인구 1000만 이스라엘에는 14억 인구 중국보다 AI 관련 기업이 많다”며 “우리가 신의 말도 의심하고 질문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에서 열린 AI 컨퍼런스 ‘AI데이’에서 만난 아이작 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융합 사이버 연구 센터(ICRC) 대표의 모습. [사진=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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