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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Futures] 키움 히어로즈 이명종

조회수 2023. 12.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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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은 준비로부터 나온다

투수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 중 하나는 도망가지 않는 피칭을 한다는 것. 그리고 2년 차에 이미 최고의 칭찬과 함께 팬들의 마음에 안착한 선수가 있다. 귀여운 외모와 대비되는 위력적인 공 끝엔 늘 자신감이 넘친다. 누구보다 자신을 믿는다는 어린 투수의 자신감의 바탕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끝없는 준비 과정이 있다. 지금 당장은 만족스럽지 않을지라도,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아 보여도, 흘려온 땀은 그 노력을 알고 있다. 그러니 지금부터 최고의 자리를 향해 나아갈 그의 긴 여정에 함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스타’라는 별명처럼 결국엔 반짝반짝 빛날 미래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Junghee Lee Location Goyang Korea National Baseball Team Training Stadium

#히어로의 2년

시즌이 끝났어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11월 10일 인터뷰)
지금은 공은 던지지 않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몸을 만드는 운동 위주로 하고 있어요.

마무리 캠프가 진행 중이에요. 하루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오전에 일찍 나와서 야구장에서 아침을 먹고 9시 반부터 12시까지 운동을 합니다. 점심을 먹은 후에 2~3시까지 훈련을 하면 하루의 운동 일정이 마무리돼요. 훈련 끝나면 할 게 없어서 개인적으로 운동하다가 거의 누워 있거나 제가 좋아하는 게임을 해요. 전 배틀그라운드를 좋아합니다.

게임 하는 거 이외에도 다른 취미가 있나요?
농구를 좋아해요. 직접 경기를 하면 다치니까 혼자서 드리블 연습이나 슛 연습을 하는 편이에요.

벌써 두 시즌을 마무리했잖아요. 키움에서의 생활은 어때요?
형들도 장난치면서 저한테 2년 차 맞냐고 맨날 물어보긴 하는데요. (하하) 제가 2년 차인데도 2년 차 같지 않게 지내서 한 10년 넘게 한 것처럼 편해요. 저희 집보다 편합니다.

올 시즌을 한번 돌아볼게요. 6월 1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볼 판정 이후에 김동헌을 안심시키듯 웃어 보이는 모습이 크게 화제가 됐어요.
동헌이랑 같이 있을 때 유튜브에 뜬 걸 봤어요. 저도 그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웃은 줄 몰랐어요. 웃긴 웃었는데 그렇게까지 크게 웃은 줄 몰랐고, 웃은 이유가 스트라이크고 삼진이라고 생각했는데 볼 판정이 돼서 아쉬웠기 때문은 아니었거든요.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몸쪽 승부를 들어갔는데 이게 볼이라면 다음에 슬라이더를 던지면 여기서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웃은 거였어요.

9월 9일에 고척 한화전 더블헤더 2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잖아요. 첫 선발 등판이었는데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요?
1차전 시작하기 전까지 2차전 선발 투수가 누군지 몰랐어요. 1차전에 대비해서 훈련하고 있는데 코치님께서 저한테 걸어오고 계시더라고요. 딱 걸어오시는데 느낌이 ‘아, 내가 선발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선발이라고 말씀하셔서 그때부터 준비했습니다. (처음인데 긴장하진 않았나요?) 긴장은 없었고, 다만 제가 계속 준비돼 있던 게 아니라… 후회 없이 자신 있게 한다고 했는데 그때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볼넷도 평소보다 많이 줬어요. 아마 프로 와서 제일 많이 준 것 같아요. 평소에는 볼넷을 주지 말자고 생각하는데 그냥 그날은 ‘볼넷 주더라도 자신 있게만 던지고 내려가자’라고 생각하고 던졌어요.

올해 유독 팀의 위기 상황에 자주 등판했어요. 마운드에 올라가면 어떤 생각을 하나요?
올라가기 전에 ‘언제 올라가겠구나’ 하는 게 대충 느낌이 오니까 그때부터 혼자 생각을 해요. 저는 저 자신을 믿으니까 직접 올라가서 해결하겠다고 생각하고, 중요한 상황이 되면 타자도 긴장하기 때문에 제가 더 긴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기 상황엔 팬들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잘 막으면 좋고 못 막아도 경험이니까 그런 스릴 있는 상황을 오히려 즐기기도 합니다.

필승조로 활약한 올 시즌의 소감을 짧게 말해본다면?
제가 필승조 상황에서 던지기 전까지는 잘 던졌는데 필승조가 되고 나서는 만족스러운 피칭을 못 했어요. 부족한 제게도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기회를 주시니까 더 자신감도 생기고 더 편하게 할 수 있었어요.

2년 차에 필승조 역할을 맡는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주변 동료들은 활약에 대해 어떻게 말해주나요?
투수 형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세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해주시고, 욕심부리면 안 된다고 조언해 주시고, 경험담들을 얘기해 주셔서 제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어려운 상황이 와도 형들이나 선배님들이 했던 얘기들이 떠올라요. 그래서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든 적은 크게 없었어요.

#누구에게나 친근한

그럼 올 시즌을 겪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경기가 뭔가요?
저는 잘한 경기는 다음에도 그렇게 잘 던질 자신이 있기 때문에 생각 안 하고요. 시즌 마지막 경기(10월 11일 광주 KIA전)에 잘 던지지 못해서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섯 타자 연속 안타도 맞고 점수도 많이 줬거든요. 평균자책점도 한 번에 크게 올라갔는데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는 광주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안 좋았던 부분을 다시 복기하는 시간을 가지는 편인가요?
네. 작년에는 처음 겪어보는 상황도 많았는데 올해는 제가 뭔가 이 상황에서 이러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그냥 ‘나니까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어요. 저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해서 못 던졌던 적도 있어서 내년에는 저를 좀 덜 믿어보려고 합니다.

좀 더 과거로 가볼게요. 작년 6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씩씩한 피칭으로 첫 승을 달성했는데 기억나나요?
첫 승 한 날은 항상 기억나요. 데뷔 첫 승이었고 제가 오승환 선배님을 좋아해서 삼성 경기도 매번 챙겨봤었거든요. 첫 승이 대구에서 했던 경기였고, 또 오승환 선배님께서 제가 첫 승을 한 것도 기억을 해 주셨어요. (오승환 선배와는 여전히 연락하나요?) 연락은 가끔 제가 드리고 있어요. 선배님께서 기록을 달성하시거나 아니면 선배님 생신 때 연락드리고 있습니다.

작년 시즌 끝나고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일일 기자로 참석했잖아요. 신선한 콘텐츠였고, 흔치 않은 경험인데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원래는 (김)휘집이가 하기로 했던 건데 휘집이가 그때 코로나19에 걸렸어요. 엑스포츠뉴스에서 대체할 기자를 찾고 있었는데 구단에서 저를 추천해 주셨어요. 제가 제일 먼저 떠올랐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말도 많고 이렇게 야구 외적으로 하는 행동들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까 그러신 게 아닐까요? 저였어도 제가 제일 먼저 떠올랐을 것 같아요. 하하.

전부 직접 준비한 질문이었나요?
질문은 제가 직접 다 준비한 거였어요. (야구와 기사 작성 중에 어떤 게 더 쉬웠나요?) 야구가 더 쉬워요. 기사 작성하는 게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맞춤법 맞추는 것도, 내용을 늘리고 줄이는 것도 어려웠어요.

소프트볼 국가대표인 동생 이예린 선수의 얘기가 빠질 수 없잖아요. 동생과는 주로 어떤 일상을 보내나요?
지금 떨어져 있으니까 저희 집 강아지 딸기 얘기를 주로 하고요. 심심할 때 연락해서 장난도 치고 디스도 하고 친구처럼 지내고 있어요. (본인은 스스로 어떤 오빠라고 생각하나요?) 오빠로서 훌륭한지는 모르겠는데 친구로서는 좋다고 생각해요. 동생 재밌게 해주고 현실적으로 조언해 주는 친구 같은 느낌?

올해 키움 3라운드 신인인 세광고 후배 김연주와 친하다던데 김연주 선수는 어떤 후배인가요?
고등학교 때 제일 친하게 지냈던 친구예요. 저는 동갑보다는 선배나 후배랑 친구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랑 매일 24시간 붙어 다니면서 야구도, 훈련도 같이 하다 보니까 친해지게 됐죠. 연주가 투수를 고등학교 때 시작했거든요. 피칭 스타일도 서로 얘기하고 제가 투수에 관한 걸 연주한테 알려주기도 했어요. 연주는 충분히 저보다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면에서 김연주 선수와 잘 맞나요?
제가 친한 사람들한테 장난치고 시비 거는 걸 워낙 좋아하는데요. 연주도 그러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행동하는 것도 잘 맞고 서로 좋아하는 것도 알고, 그래서 항상 서로 잘해주다 보니까 편안해요.

요즘 김휘집, 김동헌과 함께하는 모습이 꽤 보이는데 두 사람은 어떤 동료들인가요?
휘집이 같은 경우는 작년부터 저를 무척 좋아해요. 친하지도 않은데 저를 엄청나게 따라다녔어요. 진짜 거짓말이 아니라 저희 팀 누구라도 인정할 거예요. 계속 따라다니고 연락도 자주 하다 보니까 친해졌어요. 지금은 APBC 대표팀에 가 있어서 연락을 잘 못 하는데 시즌 끝나고서는 매일 연락하고 만나고…. 모든 얘기를 같이 해요. 동헌이 같은 경우는 올해 신인이고 포수인데 동기들이 없잖아요. 혼자 친구 없이 지내는 게 마음 아프기도 하고 친해지고 싶어서 먼저 다가갔어요. 그러다가 셋이 밥 먹게 되고 단톡방도 만들고 하다 보니 웬만하면 함께 다니게 됐어요. 둘 다 저랑 성향이 반대인데 제가 저랑 반대인 성향들이랑 잘 맞나봐요.

#웃으면 복이 와요

사인에 항상 쫑이라는 글자와 하트를 그려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사인인가요?
‘쫑’은 할머니께서 제가 어릴 때 항상 부르시던 애칭이에요. 물론 지금도 그렇게 부르시고요. 그래서 그거는 항상 저를 표현하는 단어로 가지고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작년에는 글러브에도 사용했어요. 보통 남자들은 안 그럴 수도 있지만 저는 하트 쓰는 걸 좋아해서 손하트도 열심히 하고 다니거든요. 오늘도 한 20번 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그냥 쫑 뒤에 붙이게 됐어요. (그럼, 인스타그램 아이디인 ‘soul_jjong._.stagram’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건가요?) 제가 인스타그램를 처음 만들었을 때 아이디 뒤에 ‘스타그램’ 붙이는 게 유행했던 시절이었어요. ‘먹스타그램, 럽스타그램’ 같은 해시태그가 유행하길래 ‘나도 이렇게 한번 밀고 나가봐야겠다’ 하고서 짓게 됐죠.

글러브에 있는 자수들을 소개해 줄 수 있나요?
일단은 엄지손가락 쪽에는 반려견 딸기를 상징하는 과일 딸기 그림이 그려져 있고요. 글러브 윗부분에는 한자로 복(福) 자가 쓰여 있어요. 저는 ‘복’이란 단어를 좋아해요.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도 있잖아요? 세상 모든 복이 제게 왔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또 늘 행운을 기대하는 편이에요. 새끼손가락 쪽에는 제 생년월일이 적혀 있습니다.

등번호를 바꾸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바꾸고 싶어서 올해 38번을 고민했는데 (이)주형이 형이 와서 그 번호를 달더라고요. 제가 8이라는 숫자를 좋아해서 고등학교 때는 18번을 달았어요. 이런 거 얘기해도 되나 싶긴 한데 ‘38광땡’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인생은 38광땡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38은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숫자니까요. 18번이 아니라면 38번이 좋겠다 싶어서 달고 싶었습니다. 내년에 달라고 말해놨는데 주형이 형이 등번호를 바꾼다고 해서 달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년에는 온 세상 복이 제게 왔으면 좋겠어요. 자신감은 준비로부터 나오는 거기 때문에 저는 더 열심히 준비해서 그 복을 쓸어 담아보겠습니다!

송성문 옆에 있으면 조용해진다는 평이 있는데?
성문이 형이랑 대화도 많이 하고 열심히 떠들거든요. 마운드에 올라가면 저는 항상 3루 땅볼을 보내려고 하고 성문이 형도 제가 올라오면 수비를 좀 더 준비하고요. 대화를 많이 하지만 성문이 형이랑 저랑 6살 차이가 나기도 하고 야수랑 투수랑은 늘 떨어져 있잖아요. 제가 원래 나이 차이가 나는 선배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하는데, 친하긴 하지만 베스트 프렌드일만큼 친해지지는 않아서…. 선배 앞이기 때문에 제가 신경 써서 말을 줄이고 있어요. 하지만 전 성문이 형과 베스트 프렌드가 되고 싶습니다!

송성문 선수에게 영상 편지 한번 남겨볼까요?
성문이 형, 항상 저한테 3루 땅볼 보내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올해도 3루 땅볼을 여러 번 보냈는데 에러도 한 개 없이 잡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성문이 형 믿으면서 3루 땅볼 많이 유도할 테니까요! 앞으로 제가 더 잘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히어로즈에서 나의 외모 순위는?
어, 이거 제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순위잖아요? 저는 솔직히 제가 1등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매기는 거니까요~ 그리고 성문이 형의 외모 순위도 상위권 안에는 들어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여기 써 있는 다음 질문도 꼭 해주세요. 이 질문을 보면 생각나는 선수가 딱 한 명 있거든요.

‘내가 이 선수보다는 잘생겼다’ 하는 선수를 한 명만 뽑아본다면?
요즘 맨날 저랑 싸우는 선수거든요. 우리 유격수 김휘집보다는 진짜 제가 잘생겼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김휘집 진짜 못생겼는데 제 앞에서 자꾸 저보다 자기가 더 잘생겼다고 얘기하고요. 막 팬분들이 보내주시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면 김휘집 퍼스널 컬러가 이명종이라고 하시던데요? 저랑 있으면 사진이 잘 나온다고 사진을 많이 찍어달라 하는데 제가 워낙 또 빛나다 보니까 제 옆에 있으면 사진이 잘 나오나 봅니다. 하하~

구단 유튜브를 보면 셀프캠 브이로그도 항상 열심히 찍는데, 구단에 콘텐츠를 제안할 수 있다면 어떤 콘텐츠를 하고 싶나요?
전 제안 여러 개 했어요! 작년에 일일기자 체험하고서 큠튜브 PD님이 얘기해 주셨는데, 그 영상 댓글에 ‘명종이 키자니아 특집 잘 봤다’라고 하신 댓글이 있었나 봐요. 그래서 이번 시즌 끝나고도 직업 체험 같은 걸 한번 해보자고 하셔서 도전해 보려고요. 제가 음료를 마실 때 항상 딸기 라테를 마셔요. 시간 될 때마다 카페 아르바이트를 1~2시간씩 해서 딸기청도 만들어보고 카페에 있는 모든 메뉴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아! 한강 같은 데 쓰레기봉투 들고 가서 쓰레기 10kg 채울 때까지 퇴근 금지. 그런 것도 얘기했어요. 제가 쓰레기 줍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벌레는 안 건드리고 놔줄 겁니다. 저는 생명을 절대 안 죽이거든요. 모기도 안 죽여요. 제가 이불 뒤집어쓰고 자도 되니까요. 제가 다음 생에 모기로 태어날 수도 있잖아요?

딸기 라테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희 강아지 이름이 딸기다 보니까 딸기를 좋아하게 됐어요. 저는 의미 부여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진지하게 징크스처럼 받아들이는 건 아니고, 제가 탓(?)을 잘하거든요. 오늘 만약에 못 던졌다면 ‘아침에 내 앞에서 빨간불로 바뀌어서, 신호를 못 받아서 못 던졌다’ 이렇게요. 절대 제 탓은 안 하고요. (웃음) 상황 탓을 하곤 하는데 작년에 딸기 라테 먹기 전에 ‘오늘 이거 마시면 무실점하겠다’ 했는데 그날부터 23이닝 무실점까지 갔거든요. 그래서 좋은 기운이 이어지라고 마시게 됐어요.

춤을 춰도 노래를 불러도 주변 선수들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던데요?
다들 익숙해졌어요. 이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제가 춤추고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그냥 걸어가다가도 혼자 노래 부르고 갑자기 춤이 떠오르면 춤을 춰요. 가만히 걷질 않아요. 가끔은 뛰어다니기도 하고… (주변 동료들이 말리지는 않나요?) 편한 자리에서는 신경 쓰지 않아요. 진중해야 할 자리에서는 가만히 있으라고 하긴 하는데, 그건 구분을 잘하면서 지내는 편이에요!

이런 텐션은 어디서부터 시작됐나요?
어릴 때는 제가 상당히 소극적이었거든요. 초등학교 1, 2학년 때까지 친구들 눈치도 엄청 보고 제가 맞고 다니면 동생이 대신 때려주고 할 정도였어요. 남자 친구들이랑도 잘 어울리지 못해서 여자 친구들과 어울렸는데 할머니께서 “그러고 다니지 마라. 자신감 있게 해라! 너무 쭈그러져 있지 말고 너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다녀라” 하시고 나서부터 인생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제가 할머니를 정말 좋아하는데 할머니의 그 말씀을 듣고 눈치 보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기로 다짐했습니다. 이 텐션의 근원은 할머니의 응원이 아닐까요? 할머니께 예쁜 사랑을 받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나의 텐션을 받아주는 동료 중 특히 고마움을 전하고픈 동료가 있다면 누군가요?
(이)승호 형이요. 제가 처음 룸메이트를 했던 게 승호 형인데요. 승호 형과는 같이 있어도, 따로 있어도 연락을 자주 해요. 제가 소리를 지르건 노래를 부르건 춤을 추건 항상 같이 뛰어주고 신나게 받아주기 때문에 너무 고맙고 재밌죠.

팬들이 불러줄 본인의 별명을 스스로 지어본다면 어떤 게 좋을까요?
제가 처음 신인 인터뷰를 했을 때 KIA 타이거즈 나성범 선배님께서 나스타로 불리시는 것처럼 ‘쫑스타’로 불리고 싶다고 했는데 그때는 왜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모르겠어요. (머쓱) 쫑스타도 너무 좋긴 한데 뭔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팬분들이 더 많이 불러주시니까 살짝 쑥스럽기도 하고요. 그냥 잘생겼다는 별명이 더 좋겠어요! 강동원? 강동원이라는 별명도 좋을 것 같고요. 잘생겼다는 의미를 가득 담아서 불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피하지 않고 늘 배짱 있게

피칭 스타일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타자에게 주눅 드는 걸 제일 싫어해요. 어떤 타자가 나와도 주눅 들지 않고 항상 자신감 있게 상대하는 것과 변화구 제구가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구보다도 변화구 피칭을 자신감 있게 한다고 생각해요.

팬들도 피하지 않고 배짱 있는 피칭을 해서 좋다고 평가하더라고요.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소리를 듣고 싶었어요. 지금보다 더 강한 구위와 배짱을 지닌 투수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멘탈 관리법이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나요?
저는 혼잣말과 생각을 많이 해요. ‘난 할 수 있다. 난 할 거다’ 마운드에서 시합 들어가기 전에도 혼자 되뇌는 편이에요. ‘항상 아프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 던지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막 이렇게 외치고 시합 도중에 혼자 중얼거리면서 멘탈을 강화해요. 그리고 저는 기분이 안 좋으면 바로 표정이 바뀌어요. 텐션이 다운되고 인상을 쓰고 다니는데, 오히려 더 그런 상태로 있으려고 해요. 그게 스트레스 해소법이에요. 한 30분 정도 지나면 괜찮아져서요! 아, 한번은 그런 경우도 있었어요. 제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막 소리도 지르고 하는데요. 제가 시합에서 못 던지고 제일 늦게 퇴근한 날이 있었어요. 너무 늦은 시각이라 팬분들이 안 계실 줄 알았단 말이에요? 차에서 혼자 소리 지르면서 임재범의 ‘낙인’을 부르고 있었는데 밖에 계시던 팬분들이 놀라면서 당황하시더라고요. 어두워서 팬분들이 보이지가 않았거든요. 놀라셨죠? 제가 집 가는 데 한 2, 30분 정도 걸리는데 그 시간 내내 계속 소리 지르고 전화도 해요. 부모님이나 친한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저 자신을 엄청나게 까 내려요. “난 이런 애다. 여기까지다. 엄마, 아빠가 잘 낳아줬는데 내 능력이 이 모양이니 어쩌겠어?” 막 이러면서 저 자신을 일부러 까 내리면 30분 정도 후에 자존감이 다시 충전됩니다. ‘나 내일부터 다시 잘 던져야겠어!’ 하고요. 화내도 좋을 게 없으니까요. 한 번 사는 인생 웃으면서 살아야죠!

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쓰고 있어요. 유일한 돔구장인데 장단점은 뭐가 있을까요?
일단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제일 크고요. 홈구장이라 심리적으로 편한 것도 있죠. 단점 같은 경우에는 한여름에 너무 습해서 야외보다 땀이 더 나요. 저는 올해 홈에서 성적이 굉장히 안 좋았어요. 원정에서는 20경기 1실점이었는데 홈에서는 15경기 15실점, 이렇게 경기 수와 실점이 같을 때도 있더라고요? 이유를 딱히 찾기가 힘들긴 한데 원정에 가 있으면 불펜에서 몸을 풀어도 응원 소리가 들리고 열기가 계속 느껴지잖아요. 고척에 있으면 모니터로 보고 있다가 던지기 전에 스스로 끌어올려야 하거든요. 원정 구장 마운드에 올라가면 전 이미 잘할 준비가 돼 있고 텐션도 올라와 있는데 고척에서는 마운드를 밟는 순간부터가 시작이라 초반에 흔들리는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뭔가 제가 던질 것 같으면 불펜이랑 벤치 더그아웃 사이 계단 쪽에 올라와서 응원가를 혼자 들으면서 있곤 해요. 그러면 괜찮더라고요.

2차 6라운드 지명자예요. 높은 순번의 지명은 아니지만 1군에서 필승조로 활약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낮은 순번에 지명된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조언이나 응원의 한마디가 있다면?
지명 라운드 자체는 높은 라운드를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게 구단이 생각하는 기대치와 기대감이니까요. 근데 지명되고 나서는 모두가 공정하게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저는 처음 시작할 때 2군에서 계속 점수를 안 주고 제일 잘하는 선수가 되면 된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7, 8이닝 무실점하고 있을 때쯤 1군 콜업이 됐어요. 사실 그렇게 빨리 될 줄은 몰랐어요. 딱 한 경기 던지고 내려왔는데 이제는 잘하는 걸 잘해서 눈에 띄고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걸 느꼈어요. 지명 라운드가 신경 쓰일 수 있지만, 야구 할 때만큼은 라운드를 신경 쓰지 말고 스스로 이기려고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 시즌은 스스로 몇 점을 주고 싶나요?
올해는 마지막에 너무 아쉬웠어요. 마지막 경기에 점수를 너무 많이 줘서 저 스스로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죠. 그래도 어느 정도 적응하긴 했다 싶은 부분도 있었고요. 아무튼 그렇게 좋게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57이닝을 소화했으니 57점을 주겠습니다.

그럼, 내년 시즌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뭔가요?
무조건 올해보다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닝 수도 올해보다 늘리고 싶고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내년 목표는 심플하게 ‘이닝 수 많이, 자책점 낮게’. 딱 이것만 신경 쓰면서 후회 없고 자신 있는 피칭을 하고 싶습니다.

야구 인생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 뭔가요?
저는 오승환 선배님처럼 오래 야구 하고 싶고요. ‘히어로즈 투수’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다른 선수들처럼 다승왕이 하고 싶다거나 이런 목표가 있는 건 아니고요. 물론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저는 그냥 매해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 여러분께 인사하고 마칠게요.
제가 사실 잘하는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하는 거에 비해서 너무 큰 응원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 실력에 비해 저를 더 열심히 응원해 주셔서 항상 감사하고, 제가 마운드에 올라올 때 소리를 정말 크게 질러주시는 게 느껴지거든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를 좋아해 주시고 예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더 그래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더그아웃 매거진 152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52호 (1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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