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주도권 탈환"… 성과내는 조직 재편·1등 DNA 심는다[삼성전자 조직문화 대수술]

김준석 2024. 9. 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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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패키지개발·반도체硏 인원
일선사업부 재배치로 HBM 강화
반도체인 신조도 50년 만에 바꿔
내부결속력 강화로 위기론 돌파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맏형'인 D램 사업이 경쟁력을 회복해야 DS부문 전체가 살아난다."

삼성전자 '초격차 주역'으로 꼽히는 전영현 부회장은 취임 이후 DS부문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꼽히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메스를 들었다. 특히 메모리 업계 격전지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처음으로 메모리사업부 내 패키지개발 직무를 신설했다. 천안에 상주하던 패키지개발 직무 인력들도 대거 기흥과 화성으로 이동시켜 연구개발(R&D)·제조·패키징 라인을 연결한 HBM 제조 환경도 구축했다.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지 50년을 맞는 삼성 반도체인의 정신적 지주인 '삼성전자 반도체인의 신조'도 개편하며 내부 결속력 강화에 나섰다.

■HBM 주도권 탈환 '안간힘'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 중인 하반기 공개채용에서 메모리사업부 패키지개발 직무를 신설하며 HBM 패키징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메모리사업부 패키지개발 직무 합격자는 지난 7월 신설된 'HBM 개발팀' 소속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HBM 개발팀을 신설하면서 HBM3·HBM3E·HBM4 등 제품별로 나뉘어진 첨단 패키징 역량을 하나의 팀으로 통합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제품의 연구개발·양산·패키징·테스트 등 각 공정의 '유기적 연결'을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내부 신입사원 설명회를 통해 "패키지 개발 인력의 경우 소수를 제외하고 천안이 아닌 일선 사업부가 소재한 기흥과 화성으로 배치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기존 패키지 관련 업무는 칩 레벨 제품(V-NAND·LPDDR·μSSD·LEDoS 등)과 기존 어드밴스드패키징(AVP) 제품인 △3D패키지 △2.5D패키지 △팬아웃(FO)-웨이퍼레벨패키지(WLP)·팬아웃(FO)-패널레벨패키지(PLP) 등 패키징에 집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에 뒤처진 HBM 경쟁력 확보에 인적·물적 자원을 대거 투입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 부회장의 인력 재배치는 HBM 경쟁력 강화를 필두로 DS부문을 '성과를 내는 조직'으로 탈바꿈 시키겠다는 강한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현재 선단공정 연구조직인 반도체연구소 인력을 일선 사업부로 재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선단공정의 연구가 사업부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적 변화다.

■조직문화도 '대수술'

조직의 변화뿐 아니라 조직문화 개혁에도 전 부회장은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DS인의 일하는 방식'을 제정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0년간 삼성 반도체의 구심점이었던 '반도체인의 신조'를 앞으로 50년에 맞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켜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삼성 반도체인의 신조는 1983년 이병철 창업회장이 본격적으로 반도체 사업 진출을 알린 이른바 '2·8 도쿄 선언' 이후 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창업주는 업계의 조롱에도 '뚝심'으로 밀어붙인 결과 삼성전자는 그해 마이크론의 기술을 이용해 64K D램을 상용화하는 등 '반도체 신화'를 썼다. 업계에서는 경쟁사의 도전에 '1등 삼성' 위상이 흔들리면서 위기론이 퍼진 가운데 내부 결속을 위해 '반도체인의 신조'를 재소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전 부회장은 지난 8월 취임 후 첫 공식 메시지를 통해 '반도체 신(新)조직문화'(C.O.R.E. 워크)를 제시한 바 있다. 'C.O.R.E'는 △문제 해결·조직 간 시너지를 위해 소통하고(Communicate) △직급·직책과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며(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하고 철저하게 실행한다는(Execute)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의 취임 이후 부서 간 소통과 토론의 문화가 활발해졌다"면서 "'성과를 내자'라는 목표하에 결속력이 강해진 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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