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연 / 이미지 컨설턴트, 브랜미 대표
어김없이 봄이 오고 있다.
아직도 날씨가 쌀쌀하지만 시커먼 패딩만 입던 사람들도 살짝 가벼운 코트나 자켓으로 갈아 입는 것을 보니 겨울이 지겹긴 한가보다. 혹시 모르겠다. 50일만 지나도 ‘올해는 이상 고온’이라고 떠들지도 모른다.
이런 변화의 날들에 목격되는 트렌드 중 하나는 스포티룩이다.
40~50대는 '등산복'이나 '골프복'으로 대표되고 20~30대는 '힙한 룩'으로 나누어지는 스포티룩의 트렌드에 대해 한 번 살펴보자.
내가 하면 '집 앞 슈퍼에 가는 츄리닝'처럼 보여서 스포티룩을 기피하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삼선 슬리퍼로 기껏 입은 의상 전체를 망쳐 버리는 직장인도 있다. 제발 슬리퍼는 사무실 자리에서만 신는 것이 TPO에 맞는 매너라는 것을 기억하자.
몇 개의 아이템과 스타일링을 나누어서 스포티룩을 연출할 수 있다. 어린이 집에 가는 아이를 배웅할 때마다 마주치는 다른 원아의 엄마는 저렇게 스포티룩이 힙하고 젊어 보일 수가 없다고 느꼈다면 오늘 내용에 주목해 보면 좋겠다.
첫번째 아이템으로 추천하는 것은 바로 ‘사이드 밴딩 팬츠’다.
여성들도 자주 입는 팬츠를 더 트랜디하게 보이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이드 밴딩 팬츠다.
집에 트레이닝복은 누구나 한 벌쯤 가지고 있을 텐데, 그게 바로 사이드에 길게 밴딩이 들어간 팬츠다. 스포티한 분위기로 연출할 때, 이걸 어떻게 입으면 좋을까를 고민해 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버사이즈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던 이후로 대드 코어 룩도 유행의 한 축을 이끌어 가고 있는데 여기서 주목할 포인트도 바로 팬츠였다.
얼마 전 뉴욕 길거리에서 포착된 ‘블랙 핑크’의 로제 사복 패션에서도 화제였는데, 스포티한 무드를 내는 사이드 밴드 팬츠로 대드 코어 룩을 연출한 것이다.
와인 컬러로 상하의를 맞춘 로제는 팬츠에 청록색 사이드 포인트가 더해져 어찌보면 해리 포터가 생각나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스포츠룩을 표방하면서 블랙 옥스포드화로 무게감을 더해 주었다.
니트 재질의 상의와 코디하면 캐주얼하면서 편안한 모습으로 연출하기에 가장 좋다. 탱크탑에 가죽 점퍼를 더해주면 키치하면서도 섹시한 무드로 스포티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스포티룩이라고 해서 결코 아무렇게나 입는 것은 아니며 어렵지 않게 코디하기 좋은 매칭 아이템들을 관심 있게 알아 두면 좋다.
사이드 밴딩 팬츠 중에서 아디다스 브랜드로 가장 대중화 된 삼선 팬츠는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에 셔츠나 블라우스를 입되, 로퍼나 부츠 등의 뾰족한 구두를 매치해 준다면, 이른바 긱(Geek) 스타일로 연출된다.
이런 스포티룩에 포멀룩을 얹어준 믹스&매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패셔니스타로 부러움을 사는 경우도 많다.
어떤 일정한 기준의 포멀룩이 갖춰야 하는 요소들을 파괴하면서 자신만의 편안함과 개성을 섞어서 차별적으로 드러내 주는 것이다. 이렇게 입어줄 때 포멀한 백으로 구두와 그 느낌을 맞춰 주면 무심한 듯 멋스러운 스포티룩 완성이다.
두번째 스커트와 믹스 매치를 이루는 것이다.
저지 원단의 트레이닝 복 상의와 스커트가 함께라면 어떤가. 어딘가 어색할 것 같지만 묘하게 잘 맞는 조합을 이룬다. 스포티한 스타일의 상의와 단정한 치마의 매치는 예상 외로 궁합이 좋은 스포티룩 스타일링으로 중간 정도의 길이 스커트와 같이 매치하면 가장 잘 어울린다.
프린지 스타일의 스커트들도 빈티지하게 매치하기 좋은 아이템이다.프린지(fringe)는 올을 빼거나 가죽에 절개를 넣어서 만드는 술 장식을 의미한다. 프린지는 복고 패션이 계속해서 유행하는 1970년대의 히피 분위기 연출을 위한 핵심 아이템이다.
벨라 하디드가 입은 체크 스커트에 스포티한 상의 조합도 근사하고, 2023년부터 꾸준하게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조츠Jorts(데님 팬츠의 일종)를 매치해 주는 것 또한 스포티룩으로 개성이 돋보일 수 있는 스타일링 기법이다.
끝으로 스니커즈와 운동화를 세번째 스포티룩의 아이템으로 살펴보자.
스니커즈나 운동화 중에서 하나만 잘 골라도 스타일이 달라진다는 점은 필자가 늘 강조하는 포인트의 하나다.
특히 무채색만 입는 모던 스타일 사람들은 신발과 악세사리에 집중해 준다면 한끝 차이로 스타일리스트가 될 수 있다. 완성도를 살려주는 곳아 바로 발이며, 아무리 옷을 잘 입어도 시선이 내려가는 곳에서 신발이 엉망이면 전체가 무너지는 인상을 주게 될 수 있다.
최근에는 플랫한 아웃솔 슈즈가 스포츠룩에서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듯 하다. 한동안 굽이 높은 키높이용 같은 오버솔의 가죽 스니커즈를 신은 여성들이 많았었는데, 그에 대한 반작용처럼 밑창이 매우 얄팍한 푸마의 새로운 운동화는 다가오는 새 봄에 가볍게 신고 점프해 볼 수 있는 제품으로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나 보다.
네 번째로 협업을 진행한 송 포 더 뮤트(Song for the Mute)와 브랜드 아디다스 오리지널스(adidas Originals)는 보다 스타일리시하고 힙한 포인트가 들어간 의상들을 선보였는데, 더이상 '운동복'이라고 칭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브랜드라고 생각이 들 정도다.
미우미우 브랜드가 2024 F/W에서도 선보이며 유행시켰던 운동화에 두께감이 있는 끈을 매치한 부분이 비슷하게 출시됐고, 소재 자체도 컬러풀하고 매끈한 가죽 소재 질감으로 새롭게 표현했다.
2025년에도 버건디는 인기 컬러 중 하나이다. 평범한 캐주얼 의상에 눈길을 끄는 컬러풀한 슈즈를 매치해 주면 포인트 있는 스포츠룩이라고 일컬을 만하다.
옐로우나 핑크 등의 쿨 컬러를 부러워 하는 웜톤의 퍼스널컬러를 가진 분들은 슈즈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스포츠룩을 많이 활용해 보길 바란다.
이제 새 봄이다. 누구에겐 새로운 긴장감의 시작이고 누구에겐 자유로움의 해방일 수 있는 3월. 심심하고 오래 묵혀둔 겨울의 먼지들을 걷어내고 힙한 포인트를 내 일상에 컬러와 함께 가져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