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명절에 일찍 왔길래.." 부엌에서 본 뜻밖의 모습에 말을 잃었다

명절마다 늦게 와서 일만 거들다 가는 며느리가 내심 서운하셨던 적 있으시죠? 말은 안 해도 올해는 좀 일찍 와 주면 좋겠다고 속으로 바라게 됩니다.

한 70대 시어머니는 올해 명절에 며느리가 유난히 일찍 오겠다고 해서 의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벽 부엌에서 며느리의 뜻밖의 모습을 보고 한참 말을 잃었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을 순서대로 들려드립니다.

올해는 일찍 가겠다던 며느리

명절을 일주일 앞두고 며느리가 전화를 걸어 "어머님, 이번엔 전날 아침 일찍 갈게요"라고 했습니다. 해마다 명절 당일에야 도착하던 며느리라 시어머니는 고마우면서도 이상했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아들에게 물었지만 아들도 웃기만 했습니다. 시어머니는 반신반의하며 장을 보러 갔습니다.

새벽 부엌에서 본 낡은 수첩

명절 전날 새벽, 부엌에서 소리가 나서 나가 보니 며느리가 혼자 전을 부치고 있었습니다. 식탁 위에는 낡은 수첩 하나가 펼쳐져 있었고 시어머니 음식의 간과 순서가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몇 년 동안 명절마다 옆에서 보고 몰래 적어 둔 것이었습니다. 며느리는 "어머님 손맛을 제가 이어 가고 싶어서요"라며 쑥스럽게 웃었습니다.

그해부터 함께 쓰기 시작한 요리책

시어머니는 그날 며느리 옆에 앉아 수첩에 빠진 비법을 하나하나 불러 주었습니다. 서운했던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며느리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습니다. 치아의 책 제목 『밤의 숨소리』처럼, 아무도 모르게 쌓인 조용한 마음이 가장 크게 다가왔습니다. 두 사람은 지금도 명절마다 함께 그 수첩에 새 요리를 적어 넣습니다.

그럼 며느리와는 어떻게 마음을 나눌까요?

며느리의 서운한 행동 뒤에는 미처 말하지 못한 사정이나 마음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섣불리 판단하기보다 한 번쯤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들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은 며느리에게 내 요리 비법 하나를 문자로 보내 보세요. 그 작은 나눔이 두 사람 사이를 훨씬 가깝게 이어 줍니다.

오늘 건넨 비법 하나가, 다음 명절 부엌을 웃음으로 채워 줍니다.

출처 : '밤의 숨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