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신문고] 가우디를 아는 당신에게, 김성근을 묻다

기고 기자 2026. 7. 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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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사전적 의미는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떠한 사실을 적는 것'이다. 건축물은 도면을 통해 기록된다. 건물의 규모와 용도, 심지어 그 안의 공간감까지 모두 도면에 담기며, 그렇게 하나의 건축물에 대한 기록이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건축사들에 대한 기록은, 비로소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단단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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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지 않은 지역건축사 기록
지역 색 결합된 지역 건축 찾아야
나민경(유피디자인 건축사무소)

기록의 사전적 의미는 ‘후일에 남길 목적으로 어떠한 사실을 적는 것’이다. 건축물은 도면을 통해 기록된다. 건물의 규모와 용도, 심지어 그 안의 공간감까지 모두 도면에 담기며, 그렇게 하나의 건축물에 대한 기록이 완성된다. 그렇다면 건축을 총괄하는 ‘건축사’에 대한 기록은 어떠한가?
지난 4월 6일, 전주중앙성당이 등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1956년에 건립된 전주중앙성당은 종탑 상부의 조적 기법, 지붕의 목조 트러스, 원형 창호와 출입문, 인조석 물갈기 바닥 마감 등을 필수 보존 요소로 지정받았다. 특히 건립 당시의 원본 설계도면이 온전히 남아 있어 그 건축사적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된다. 당시 이 성당을 설계한 이는 전북특별자치도 건축사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김성근 건축사다. 전북 건축사의 기록은 마땅히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김성근 건축사에 대한 기록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우리가 배우는 건축 교육은 대개 ‘사람’에서 시작한다. 안토니오 가우디와 르 코르뷔지에부터 오늘날의 토마스 헤더윅, 그리고 국내의 김수근과 김중업에 이르기까지, 한 인간의 삶과 정신이 건축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를 배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해외나 수도권 중심의 인물들이다. 지역 건축가들의 기록이 전무한 현실은 ‘누군가 기록해주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명제와, 제자의 수에 따라 기록의 양이 결정되는 권력 구조를 방증한다.
공공건축물의 준공식만 보더라도 건축사가 초대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개 지자체장들과 시공사만의 잔치로 끝나기 일쑤다. 땅을 고민하고 공간과 재료를 치열하게 사유했던 건축사의 흔적은 그저 도면과 건축물대장에만 파묻혀 있다. 이마저도 세월이 흐르면 흩어지고 사라져 버린다. 치열하게 건축에만 매진했던 건축사들이 결국 기억의 저편으로 잊히는 이유다.
기록은 건축사의 활동 영역에 대한 인식이 넓일 수 있고, 건축사를 바라보는 사회적 관점을 바꾸어 줄 수 있다. 건축사에 관한 기록이 모이면 그 시대의 사회상을 후대에 전하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기록 방식이 존재하지만, 과거에는 수단이 제한적이었고 그마저도 많이 유실되었다. 이제라도 사라진 과거의 기록을 모으고, 선배 건축사들의 발자취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지금의 건축은 어디에 세워도 무방할 만큼 유사하다. 하지만 지역에는 저마다의 색이 있고, 그 색은 지역을 지켜온 선배 건축사들로부터 시작된다. 스타 건축가의 이름값에 기대는 것이 아닌, 건축물 자체와 지역의 색이 결합된 ‘지역 건축’을 찾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건축사들에 대한 기록은, 비로소 우리 지역만의 고유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단단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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