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우드스탁' 엔비디아 GTC 개막 주목…주가 반등 촉매제 될까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이번 주에 연례 반도체 콘퍼런스인 GTC 2024에서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가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오는 18일(이하 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 콘퍼런스인 GTC를 개최한다.

올해 GTC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개최되는 첫 대면 행사다. 또 엔비디아가 생성형 AI 열풍 수혜주로 주목받은 후 열리는 첫 행사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개막일에 있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이다.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올해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주요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AI 및 고성능 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차세대 B100 GPU가 포함될 것으로 기대된다. B100는 현재 최첨단 GPU인 H100을 뒤잇는 제품으로 블랙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며 오픈AI의 GPT-4와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 실행에 최적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지난해 10월에 공개한 제품 개발 로드맵에 따르면 B100은 올해 안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행사에서 엔비디아는 가격, 성능과 수요 등의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엔비디아는 자체 프로그래밍 플랫폼인 쿠다(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와 관련된 업데이트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그래머들은 쿠다를 통해 AI 및 기타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GPU 처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쿠다는 엔비디아의 사업 전략에 핵심 부분이며 개발자들이 엔비디아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중국 시장 전용 AI 칩인 H20 생산 시작을 발표할 수도 있다. H20은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대중국 최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에 대응하고자 H100 및 H200 칩의 대안으로 개발한 저사양 AI 칩이다.

올해 GTC의 일환으로 900여개의 개별 행사, 300개 이상의 전시와 20개의 워크숍이 열린다. 여러 행사에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 메타, 오라클 등 주요 기술 기업 경영진이 연사로 등장해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과 AI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GTC가 엔비디아 주가 폭등으로 이어졌던 만큼 올해 행사도 상승 촉매로 작용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약 80% 급등하며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지난주에는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며 고점 대비 10% 가까이 내리며 90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로버트W베어드앤코의 테드 모튼선 기술 데스크 부문 전략가는 이번 행사가 “업계 보급률뿐만 아니라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에 큰 촉매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지금 백만달러짜리 질문은 젠슨의 기조연설 이후에 ‘뉴스에 파는 현상’(sell the news)이 이뤄질지의 여부”라고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비벡 아리아 애널리스트는 이 행사가 “AI의 우드스탁이라고 불릴 만큼 엔비디아 주가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월가는 GTC를 앞두고 엔비디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현재 엔비디아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중 54명이 ‘매수’또는 ‘비중 확대’의 투자의견을, 6명이 ‘보유’의 투자의견을 제시 중이다. 매도 의견은 단 한 명도 없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기술적으로 과매수 구간에 진입해서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카네기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크리스 캐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엔비디아는 매우 높은 기대치를 받고 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실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단기적으로는 깜짝 놀랄 일이 될 것이고 그 후에는 (매수)기회도 될 수 있다”이라고 분석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