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한국 시장에서 연이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올해 초 출고 지연 논란으로 시작된 잡음이 이제는 ‘재고떨이’ 의혹까지 번지며 브랜드 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씰(SEAL) 출시 전부터 터진 ‘구형 모델’ 논란

BYD코리아가 두 번째 모델인 전기 세단 ‘씰’을 출시하면서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핵심은 한국에 출시된 씰이 2022년 7월 첫 공개된 구형 모델이라는 지적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2024년 8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공개된 상황에서, 한국 소비자들은 3년 전 모델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양 차이다. 중국 최신 모델은 400V에서 800V 아키텍처로 업그레이드되어 충전 시간이 12분 단축됐지만, 한국 모델에는 이러한 개선사항이 반영되지 않았다. 최신 주행보조 시스템 ‘신의 눈(God’s Eye)’ 역시 빠져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BYD의 해명, 오히려 불신만 증폭

이런 지적에 대해 BYD코리아는 “한국에 출시된 씰은 단순 재고나 구형 모델이 아닌 국내 인증 기준과 고객 수요에 맞춰 별도로 사양을 구성한 수출 전용 모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소비자들은 “한국 시장만을 위한 모델이라면서 왜 다른 나라보다 디스플레이 크기도 작고 주요 사양이 빠져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4,690만원이라는 단일 트림 가격에 대해서도 “이 가격이면 차라리 다른 전기차를 고려하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보조금 지급 중단 우려까지 가세

설상가상으로 BYD 전기차의 정부 보조금 지급마저 불투명해졌다.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배터리 충전량 정보(SoC) 제공이 필수가 됐는데, BYD는 아직 이 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BYD코리아는 1년 내 개발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지만, 업계에서는 “판매량이 적은 한국 시장만을 위해 BYD 본사가 추가 비용을 들여 개발할 것인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BYD 아토3 판매량은 1,337대에 불과해 수입차 브랜드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아토3에서 씰까지, 반복되는 패턴

사실 이번 논란은 아토3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아토3 역시 2022년 출시된 모델을 들여와 ‘구형 모델 판매’ 논란을 겪었고, 출시 직후 중국에서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배신감을 키웠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신형 여부와 사양에 특히 민감하다”며 “실제로 재고가 아닐지라도 구형이라는 인식이 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시장 안착, 여전히 난항
BYD가 야심차게 한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연이은 출고 지연, 구형 모델 논란, 보조금 지급 불투명성까지 겹치면서 브랜드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 논란은 연내 출시 예정인 중형 SUV 씨라이언7 등 후속 모델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BYD가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단순한 해명보다는 실질적인 신뢰 회복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