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사격 동호인이 말하는 사격의 재미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클레이사격 동호회, ATC클럽 동호인을 만나 본인이 생각하는 클레이사격이 무엇인지 물었다.
진입장벽이 낮은 이색 취미
‘부자를 위한 취미’라는 타이틀은 선입견이라고 ATC클럽 박동훈 회장은 말한다.
박동훈
· ATC클럽 동호회장
· 대한사격연맹 생활체육 임원
동호회 가입의 이점은?
클레이사격에 관심이 생겨도 막상 해보려고 하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연하다. 사격 특성상 다른 스포츠에 비해 접근성이 낮을뿐더러 국내 총기 규제가 엄격해 온라인상에서도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이 많다. 그 때문에 직접 발로 뛰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 많다. 동호회에선 총기 고르는 법과 사격 자세, 안전 수칙, 경기 룰 등 대부분의 정보를 알려준다. 동호회 회장으로서 클레이사격을 배우고 싶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얼마나 반갑겠나.(웃음) 전문 사격인의 영역이 아닌 이상, 취미로 즐기기 위한 대부분의 정보는 동호회에서 얻는 것이 좋다.
총기는 어떻게 구매하나?
새 총기든, 중고 총기든 총기를 구매하면 반드시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개인 총기 한 정당 허가증 1개를 발급해 준다. 총기는 중고 거래를 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 거래만 허용된다. 실탄은 개인 간 거래가 불가하다.
총기는 사격장이나 파출소에 보관한다. 개인이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실탄 수가 정해져 있는데, 그 이상을 구매해 사격장 탄약고에 보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보관료는 1년에 한 발당 1원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다.
주로 이용하는 사격장은?
서울에는 클레이사격을 할 수 있는 곳이 없고,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사격장은 경기도사격테마파크다. 서울에서 자차를 이용하면 대량 1~2시간 소요되는 거리다.
클레이사격 대회 개최 정보가 궁금하다
1년에 7개 정도 대회가 열린다. 참가자 실력에 맞게 AA등급, A등급, B등급, 장년부, 여성부 등으로 구분한다. 알파벳 순서가 앞일수록 실력자들이 겨루며, 등급별로 시상한다. 대회 방식은 모두 같다.
입문자 기준, 개인 총기를 구매한 후 3개월 정도 훈련하면 난도가 낮은 대회에 도전해 볼 만하다.
클레이사격이 취미라고 하면 ‘부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
1970~1980년대 이야기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진입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14세 이상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접하기 쉬워 취미로 즐기는 사람도 많고, 동호인도 많아졌다.
수요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가격 측면에서 장비에 대한 접근성도 좋아졌다. 초보자가 처음 구매하는 보급형 총기는 200만원 내외다. 총기와 기타 장비는 중고 거래도 활발하다. 총기는 단순한 구조 덕분에 한번 구매하면 5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초기 비용을 제외하면 추가 장비를 구매할 필요가 거의 없다.
입문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무턱대고 장비부터 구매하는 것이다. 키나 팔 길이 등 자신의 신체에 맞는 총기를 고르거나, 종목에 따라 조끼 등의 장비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초보자가 이런 디테일까지 고려하며 장비를 구매하기는 정말 어렵다. 먼저 클레이사격을 체험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장비가 필요할 때 강사나 동호인에게 정보를 물으며 구매하기를 권한다.
개인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희소성 높은 취미
6년 차 클레이사격 마니아가 말하는 재미.
최정웅
· ATC클럽 동호인
클레이사격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산탄총의 묵직한 반동에 손맛이 들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또 접시가 산산조각 날 때의 쾌감, 사격 후 은은히 퍼지는 화약 냄새와 묘한 기름 냄새. 이 모든 것이 사회에선 경험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더욱 재미가 있다.
클레이사격의 난도는 어느 정도인가?
대중적인 스포츠의 취미 입문 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정조준해 사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력이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감이 좋은 사람은 처음 접해도 절반 이상 맞히기도 한다. 다만, 그만큼 집중력이 뛰어나야 한다.
하루 이용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주말에는 사격장을 찾는 사람이 꽤 많다. 예약 대기를 하다 보면 평균 2~4세트 이용하게 되고, 한 세트 평균 30분 정도 소요된다. 그 외 대기 시간엔 동호인들과 시간을 보낸다.
클레이사격에 앞서 강습을 먼저 받나?
보통 두 분류로 나뉜다. 처음부터 강습을 받으면서 체계적으로 배우길 원하는 사람과, 별다른 강습 없이 동호인에게 정보를 얻고 강습비를 아껴 그 돈으로 실탄을 구매해 경험을 많이 쌓으려는 사람이다. 나는 강습 없이 동호인 선배들의 도움을 받으며 실력을 쌓았다.
총기를 구매하지 않고 취미를 즐길 수도 있나?
가벼운 취미로 즐기고 싶다면 계속 관광사대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관광사대는 접시가 느리고 일직선으로 날아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험하다 보면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클레이사격을 취미로 조금 더 깊이 있게 즐기고 싶다면 관광사대를 벗어나는 것이 좋고, 그러려면 개인 총기를 구매해야 한다.
부상 위험은 없나?
가장 위험한 장비를 다루는 취미임에도 부상 위험은 정말 낮은 스포츠다. 총기 안전 수칙만 잘 지키면 신체를 다칠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껏 해야 클레이사격을 처음 할 때 개머리판을 얼굴 광대뼈 쪽에 잘 붙이지 않은 경우 총기 반동으로 입는 가벼운 타박상 정도다. 워낙 위험한 장비를 다루기 때문에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임하니 오히려 안전한 측면이 있다.
사격도 운동이 되나?
물론 헬스 등 특정 신체 부위를 단련하는 운동은 아니지만 신체 발달에 도움이 된다. 일단 총기 자체가 4kg대로 무거워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 또 총구를 돌릴 땐 코어 근육을 활용해야 한다. 집중력 향상에도 효과적이다.
입문자를 위한 본인만의 팁?
'보이면 쏘라'고 말한다.(웃음) 정확히는 타깃이 느껴지면 쏘라고 말한다. 타깃을 보고 맞히려고 하면 오히려 실패한다. 감각에 의존해 쏘다 보면 몸이 리듬감을 갖게 된다. 몸에 힘을 빼고 몸의 감각과 리듬감을 느끼는 게 우선이다.
ㅣ 덴 매거진 2024년 10월호
에디터 정지환(stop@mcircle.biz)
사진 김덕창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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