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무료’ 내건 빗썸·코인원…같은 전략, 다른 속내

김가은 2024. 10. 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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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간 점유율 '싸움'이 치열지고 있다.

업계 2위, 3위인 빗썸과 코인원 모두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수수료 무료' 전략을 내세웠다.

앞서 빗썸은 약 4개월간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해 점유율을 10%대에서 30%까지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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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쫓는 빗썸, 점유율 변화 노리는 코인원
빗썸은 기존 투자자, 코인원은 신규 고객 유치 노려
"수수료 무료 효과 보려면 거시 불확실성 등 해소돼야"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간 점유율 ‘싸움’이 치열지고 있다. 업계 2위, 3위인 빗썸과 코인원 모두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수수료 무료’ 전략을 내세웠다. 같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의 속내는 서로 다르다. 빗썸은 기존 투자자들을 공략 중인 반면, 코인원은 한번도 가상자산 투자를 하지 않은 ‘신입’ 고객들을 유입시키려는 모습이다.

(사진=빗썸, 코인원)
9일 가상자산 통계 분석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 점유율은 △업비트 71.6% △빗썸 26.7% △코인원 1.4%를 기록했다. 코빗과 고팍스는 각각 0.46%, 0.22%로 1%를 밑돌았다.

이처럼 고착화된 점유율 구조를 깨기 위해 빗썸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수수료 무료 카드를 꺼내들었다. 빗썸은 지난달 24일 공지를 통해 이달 1일부터 사전 등록을 완료한 투자자들에게 거래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수료 무료 기간 또한 정해지지 않았다. 별도 공지 시점까지 잠정 무기한으로 진행된다.

기간 내에 등록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빗썸은 당초 9월30일까지였던 기간을 두 차례 연장해 10월14일까지 등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거래소의 주 수입원인 수수료를 일정 부분 포기하더라도 투자자를 유인해 점유율을 확실히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앞서 빗썸은 약 4개월간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해 점유율을 10%대에서 30%까지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 이번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종전과 같은 효과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코인원 또한 창사 이래 첫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일부터 선착순 2만명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 티켓 이용 기간은 지급받은 시점부터 즉시 적용돼 30일간 유지된다. 지난해부터 시장 점유율이 5% 미만으로 굳어진 가운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다.

특히 코인원은 시장에 이미 진입한 기존 투자자들 보다 신규·휴면 고객을 새롭게 끌어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코인원이 준비한 티켓 지급 대상을 보면 알 수 있다. 티켓 2만개 중 1만5000개는 신규·휴면 고객 대상이다. 이미 투자 중인 고객들을 뺏어오기 보다 시장 밖에 있는 수요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이번에 처음 시도하는 수수료 제로(0) 정책은 기존 고객은 물론, 신규 이용자와 소액으로 가볍게 투자하던 휴면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를 통해 서비스 인지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설명했다.

수수료 무료 정책 시행에 따른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혜택을 제공한 기간이 약 10일 정도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 열기가 사그라들어서다.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 결정 이후 가격과 거래량 모두 반등했으나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하락세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거시경제 상황이나 투자 환경이 개선돼야 두 거래소들이 내건 수수료 무료 정책이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상징인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원 중반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중동 전쟁 이슈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미국 경제지표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가은 (7rsilv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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