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의 최초 월드컵 원정 16강의 공헌자' 귀네슈 감독의 모든 것

이형주 기자 2024. 5. 8.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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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놀 귀네슈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2 월드컵 터키 대표팀 감독 당시 셰놀 귀네슈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STN뉴스] 이형주 기자 = 셰놀 귀네슈 감독이 아름다운 한국과 다시 한 번 인연을 맺을 수 있을까.

2024년 한국축구는 표류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황희찬 등 유럽 내로라하는 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아시안컵에서 처참히 실패했다.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서 막상막하의 모습이었으며, 4강 요르단전에서는 단 하나의 유효슛도 하지 못했다.

결국 대회 직후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3월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이 선임된 뒤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됐다. 이후 국가대표 새 감독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전력강화위는 5월 안 선임을 목표로 했고, 최종 후보군을 구성해 조율 중이다. 제시 마시(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 브루누 라즈(전 울버햄턴 원더러스 감독), 하비에르 아기레(현 레알 마요르카 감독)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귀네슈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2014년 서울 양천구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한국-터키 고교축구 교류대회' 서울 영등포공고와 이스탄불 카드쿄이상업고의 친선경기 시작에 앞서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과 셰놀 귀네슈 전 터키 국가대표 감독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두 감독은 각 한국프로축구리그에서도 수원삼성과 FC서울 감독으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었다. 사진┃뉴시스

◇2002 월드컵 3위+튀르키예 3강이 아닌 팀에서도 우승…FC 서울을 바꿔놓은 감독

귀네슈 감독의 커리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비주류 팀에서 빼어난 성과를 낸 감독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걸어온 길이 그러했다. 귀네슈 감독은 현역 시절 골키퍼로 활약한 튀르키예 트라브존스포르 레전드였고, 1988년 수석 코치로 재임하며 지도자 생활도 친정팀에서 시작했다.

튀르키예는 갈라타사라이 SK, 페네르바흐체 SK, 베식타스 JK의 이른바 빅3가 우승을 거의 가져가는 구조다. 하지만 귀네슈 감독은 상대적으로 비주류인 친정팀 트라브존스포르를 이들에 대항하는 팀으로 키워낸 적 있다.

그리고 2002년 이를 바탕으로 튀르키예 국가대표팀 감독에 취임했고, 3위라는 위대한 성과를 낸 적이 있다. 내로라하는 유럽 강팀들과 남미 강팀들이 즐비한 월드컵 무대에서 튀르키예를 3위에 올려놓은 것은 그의 지도력을 보여준다. 더불어 비주류 팀을 바꿔놓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후 귀네슈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인연으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K리그 FC서울 감독을 맡게 된다. 귀네슈 감독은 서울을 이끌며 기성용, 이청용 등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고,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이를 통해 한국의 2010년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공헌한다.

이후 자국으로 복귀한 귀네슈 감독은 2015년부터 빅3 중 하나인 베식타스를 이끌며 2번의 리그 우승을 만들었다. 자신이 좋은 팀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다만 2019년 튀르키예 감독 2기 이후 그의 생각대로 커리어가 풀리지 않았고 현재는 2023년을 끝으로 야인 생활 중이다.

귀네슈 감독의 애제자로 현 FC서울 주장인 기성용. 사진┃뉴시스

◇외국인 지도자의 장점을 가져가면서도 가장 한국을 잘 아는 지도자

현재 차기 사령탑 선임에 있어 팬들의 여론이 절대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원하고 있다. 전력강화위 역시 이를 따라 외국인 사령탑 선임으로 굳어진 상황이다.

외국인 사령탑이 선호되는 것에는 대한축구협회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큰 무대 경험과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도 큰 무대 경험과 역량을 지닌 지도자들이 있지만, 외국인 지도자들은 월드컵과 UEFA 챔피언스리그 등 보다 큰 무대에서 경쟁하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기에 팬들의 선호를 받는다. 그리고 귀네슈는 커리어만 봐도 알 수 있듯 그런 조건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그런 외국인 감독의 장점을 가져가면서도, 한국을 잘 안다는 것은 귀네슈 감독의 최대 장점 중 하나다. 좋은 커리어를 이룩하면서도 앞서 언급됐듯 한국과 인연을 맺었고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가 완벽에 가깝다.

여기에 외국인 감독 선임 시 자문 혹은 가교 역할을 해줄 이들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귀네슈 감독의 경우 이을용, 김진규, 기성용, 이청용 등 인연을 맺은 선수들에게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그가 한국 대표팀에 온다는 가정 하에 어떤 전술을 펼지 알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선호되는 압박 전술 등 다양한 전술에서도 역량을 보여줬다는 점도 가산점을 줄만하다. 또 커리어 마지막을 불사르고 싶어하는 진정성도 높이 평가된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71세로 상대적으로 고령의 나이에, 튀르키예 대표팀 2기 이후에는 커리어에서 좋지 못한 모습이 이어진 점, 비교적 최근에는 유럽 축구 중심과는 멀었다는 점 등의 단점도 있다. 이 역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해성 신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차 전력강화위원회의 결과 및 취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KFA의 새 국가대표 감독 후보군에 분명히 포함…이를 주시 중인 베식타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귀네슈 감독은 KFA의 새 국가대표 감독 후보군에 분명히 포함됐다. 자신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국가대표 감독직에 대한 열망을 강하게 드러냈다. 측근 셰리프 시섹 코치를 통해서도 열망을 드러낸 적이 있다.

본인이 감독직을 열망하는데다,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깊고, 이번 소임을 통해 자신의 커리어를 마무리하고자 하기에 의욕도 높다. 때문에 그가 최우선협상 대상이 된다면 선임 과정에서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을 튀르키예 쉬페르리가 베식타스가 주시 중이다. 앞서 언급됐듯 베식타스는 튀르키예 리그를 주도하는 빅3 중 한 팀이다. 귀네슈 감독이 리그 우승을 견인했던 팀이기도 하다.

최근 베식타스는 새 감독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에 하산 아라트 회장이 귀네슈 감독의 재영입을 강력히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튀르키예 언론을 통해 나왔다. 축구계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베식타스가 귀네슈 감독과 한국의 연결을 주시하고 있으며, 결렬시 선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테흐 테림과 함께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레전드 지도자인 귀네슈 감독. 그런 그가 아름다운 한국과 다시 한 번 인연을 맺을까. 답이 공개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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