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 쓰고 배트 들었다‘ 출전 의지 강한 구자욱, KS 무대서 볼 수 있나…박진만 감독도 “쓰긴 써야 하는데…” 고민

최민우 기자 2024. 10.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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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욱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최민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31)의 한국시리즈 출전은 불가능한 것일까.

삼성은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KIA 타이거즈에 내줬다. 지난 21일 우천으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돼 이틀 만에 다시 열린 1차전에서 삼성은 KIA에 1-5로 역전패를 당했다. 곧바로 이어진 2차전에서도 삼성은 3-8로 졌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90%(20번 중 18번)에 달한다. 삼성은 이제 10%의 적은 확률에 도전해야 하는 처지다. 200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2연패 후 우승을 거뒀고, 삼성도 2013년 두산 베어스에 2패를 당했으나 7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광주 원정에서 1승 1패를 노렸던 삼성은 2패를 떠안고 대구로 돌아왔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타선의 분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찬스 때 결정적인 활약을 해줄 스타가 나와야 한다. 삼성은 2차전에서 12안타를 기록했지만 클러치 상황에서 해결사가 없었다. 특히 박병호, 강민호, 르윈 디아즈 등이 침묵이 뼈아팠다.

▲구자욱 ⓒ연합뉴스

한국시리즈 1,2차전 때 삼성은 구자욱의 공백을 절실히 체감했다. 구자욱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맞붙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회말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후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부상을 당했다.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쪽 무릎을 다치는 일 이 발생했다. 구자욱은 병원 검진 결과 왼쪽 무릎 인대 손상진단을 받았고, 이후 플레이오프 3,4차전과 한국시리즈 1,2차전 모두 결장했다.

몸 상태가 온전치 않지만, 구자욱은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욕심이 컸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구자욱은 타격 훈련도 진행 중이다. 승부처에서 대타라도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몸으로 피력 중이다.

실제로 경기 중 구자욱은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쓰고 방망이를 든 채 출전을 준비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지난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6회 무사 1,2루 상황에서 구자욱은 장비를 착용하고 몸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영웅이 타석에 섰고 비로 인해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 돼 구자욱이 실제로 출전하진 못했다.

이와 관련해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을 바로 투입할 생각은 없었다”면서 “구자욱이 스스로 준비를 한 것 같다.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라 자신이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먼저 움직인 것 같다”며 구자욱을 출전시킬 계획은 없었다고 했다. 그만큼 구자욱의 간절함이 느껴진 대목이다.

▲구자욱 ⓒ연합뉴스

23일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1차전에서 삼성은 6회 무사 1,2루 찬스 때 김영웅이 번트를 실패했고, 이어 박병호가 삼진으로 잡히면서 분위기를 타지 못했다. 윤정빈이 볼넷을 골라 만루 밥상을 차렸지만 이재현이 투수 앞 땅볼로 잡혀 한 점도 뽑지 못했다. 만약 구자욱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괜찮았다면, 박진만 감독도 구자욱의 대타 기용을 고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날 구자욱의 무릎 상태는 대타 출전도 불가능한 컨디션이었다.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은 1-7로 뒤진 6회초 1사 1,2루 때 김현준의 1타점 좌중간 안타로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김지찬이 유격수 방면 내야 땅볼을 쳤고, 김헌곤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2-8로 패색이 짙어진 9회초 삼성은 마지막 반격을 시도했다. 2사 후 디아즈와 강민호의 연속 안타로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김영웅이 1타점 중전 안타를 쳐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때 안타를 단 한 개도 치지 못한 박병호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경기가 그대로 끝이 났다.

삼성은 결정적인 순간 마다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타자들이 타석에 섰다. 구자욱 대타 기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구자욱은 투입되지 않았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을 쓰긴 써야 하는데, 계속 상태를 보고 있다. 선수가 출전하려고 하는 의지는 있더라. 하루하루 보고 있다”며 구자욱 대타 카드를 쓰지 못해 아쉬워했다.

▲ 구자욱 ⓒ곽혜미 기자

공격의 핵심 타자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삼성이다. 올해 구자욱은 129경기 33홈런 115타점 92득점 타율 0.343 출루율 0.417 장타율 0.627 OPS(출루율+장타율) 1.044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LG와 맞붙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데일리 MVP에 올랐다. 물오른 경기력을 자랑하는 구자욱은 2차전에서도 안타와 도루, 득점까지 올렸지만 부상으로 인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구자욱도 출전 의지가 강하고, 삼성도 구자욱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출전했다가 더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박진만 감독도 “하루하루 구자욱의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한 이유다. 과연 구자욱이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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