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빅테크, AI 거품론에도 자본지출 확대 방침 강조

미국 4대 빅테크 기업들이 자본지출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조정하며 앞으로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임을 밝혔다. 높은 AI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빅테크의 인프라 확충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시장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가 AI 수익화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 제공=아마존

31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CNBC에 따르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3분기 최근 발표 자리에서 모두 연간 자본지출 전망을 올려잡았다. 해당 기업들의 자본지출 총합은 38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MS의 전망은 2026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를 기준으로 한다.

전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아마존은 올해 자본지출을 약 1250억달러로 상향했다. 기존 전망치의 1180억달러에서 늘어났다.

아마존의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서 “AI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2026년에도 이 수치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장기적으로 투자 자본에 대한 강력한 수익을 가져다줄 거대한 기회”라고 덧붙였다.

알파벳도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자본지출 전망을 기존 750억~850억달러에서 910억~930억달러로 상향했다.

아마존과 알파벳 주가는 모두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상승했다.

MS의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6 회계연도에는 자본지출 증가율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전에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던 것과 대조된다. 지난 회계연도에 MS의 자본지출은 45% 증가해 645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6회계연도 자본지출은 최소 94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는 올해 자본지출 가이던스를 700억~720억달러로 제시해서 기존 660억~720억달러 범위에서 하단을 올려잡았다.

MS와 메타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했지만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전날 메타 주가는 11% 급락해서 3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메타가 다른 세 기업과 달리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으며 AI 투자와 직접 연결되는 명확한 수익 모델을 갖추지 못해서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는 대신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디지털 광고 개선을 주요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오펜하이머 애널리스트들은 메타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며 회사가 내세우는 ‘슈퍼인텔리전스(초지능)’와 관련된 수익화 기회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격적인 매출 성장이 높은 지출로 상쇄”돼서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알파벳에 대해서는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슈퍼인텔리전스 랩스’ 설립을 발표하며 전 스케일AI CEO인 알렉산더 왕, 전 깃허브 CEO 냇 프리드먼 등의 인재들을 영입했다. 저커버그는 당시 메모에서 “이 새로운 인재 유입과 병렬적 모델 개발 접근법이 개인용 슈퍼인텔리전스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는 이 접근법이 2021~2022년 저커버그가 메타버스를 ‘컴퓨팅의 미래’라고 부르며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던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메타는 계속해서 매 분기 수십억달러를 증강현실(AR)에 투입하고 있다. 이번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리얼리티랩스 부문은 4억7000만달러의 분기 매출에 44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다른 기업들은 AI 투자를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과 연결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3분기 매출은 330억달러를 기록해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이는 월가에서 예상한 18%를 웃도는 수준으로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윌리엄블레어는 “AWS가 성장 가속화와 예상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아마존의 핵심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러한 성장세는 아마존이 AI 시장에서 뚜렷한 전략적 비전이나 경쟁 우위가 부족하다는 기존의 우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AWS는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MS 애저나 구글 클라우드보다 규모가 크지만 성장률은 낮다. AWS의 매출 성장률은 MS 애저의 40%와 구글 클라우드의 34%에는 못 미쳤다.

캔터피츠제럴드의 애널리스트들은 “MS처럼 서비스 스택이 광범위한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이번 AI 인프라 확충 국면에서 수혜를 볼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캔터는 AI 지출 증가 속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는 강한 수요를 반영하는 긍정적 신호이기도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과도한 투자라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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