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세대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공개한다. 안팎으로 360도로 접히는 신제품을 비롯해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을 함께 접목한 중소형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미래 제품을 소개하며 유기발광다오드(OLED) 리더십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달 9일 개막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4'에서 '혁신 기술의 모든 것,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고객사 대상 전시회를 개최한다.
가장 주목되는 제품은 '인앤아웃 플립'이다. '갤럭시 Z 플립'형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밖으로 360도 각도로 접을 수 있는 '인앤아웃 폴더블'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제품은 안으로만 접을 수 있는 '인폴딩' 폼팩터다. 접은 상태에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바깥 쪽에 또 다른 패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앤아웃 플립은 하나의 디스플레이만으로도 접은 상태에서 정보 확인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더 가볍고 얇은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인앤아웃 플립은 폴더블 제품의 두께가 부담스러워 바형 스마트폰을 선호하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바깥 쪽으로 접으면 제품 앞면과 뒷면을 모두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화면을 둘둘 말거나 늘리는 다양한 신제품도 소개한다. '롤러블 플렉스'는 패널이 두루마리 휴지처럼 말렸다가 풀려 5배까지 확장된다. '플렉스 하이브리드'는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을 결합해 활용성을 높였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내구성을 확인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60도 고온이나 영하 20도 저온에서 패널을 접고, 폴더블 패널 위에 농구공을 튀기며, 스마트폰을 모래로 문지르거나 물에 담가 볼 수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제품도 공개된다. 최초로 선보이는 '플렉스 노트 익스텐더블'은 접혀 있는 폴더블 패널을 펼친 뒤 슬라이딩 방식으로 한 번 더 화면을 확장하는 제품이다. 완전히 접었을 때 11형, 한 쪽을 펼치면 13.8형(10:9 화면비)으로 다른 한 쪽 화면까지 당기면 17.3형(4:3 화면비)으로 커진다. 평소에는 작게 줄여 뒀다가, 차에서 업무를 보거나 동영상 시청할 때 필요에 맞춰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제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공간으로 진화해가고 있으며 OLED가 이런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 "특히 폴더블, 슬라이더블 기술이 결합된 OLED 제품이 이런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제품용 중소형 디스플레이에도 힘을 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IT용 8.6세대 OLED 생산 라인 투자를 시작했는데 여기에 투입되는 원장(2290㎜x2620㎜)을 설치했다. 8.6세대 유리 원장의 크기는 기존 6세대 대비 2배 이상 넓다. 한 번에 생산하는 디스플레이가 늘어나며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소비전력 저감 기술은 재료 개선 등에 힘입어 한 층 더 진화했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새롭게 개발하면서 아몰퍼스실리콘(a-Si)을 배제하고 100% 산화물(Oxide)만 적용했다. 산화물은 아몰퍼스실리콘과 비교해 전자의 이동속도가 10배 가량 빠르고 전류 누설이 적다. 전류 누설이 줄어들면 낮은 주사율로 디스플레이를 구동할 때 화면이 깜빡이면서 미세하게 떨리는 '플리커' 현상을 해결할 수 있어, 저주사율을 통한 추가적인 소비전력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올레도스(OLEDoS)'도 처음으로 공개한다. 올레도스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실리콘(규소)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픽셀 크기를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구현한 초고화질 디스플레이다. 최근 급부상한 확장현실(XR) 단말의 핵심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시하는 적·녹·청(RGB) 올레도스는 업계에서 발표한 제품 중 최고 해상도를 자랑한다. 크기는 1.03형 초소형으로 500원 동전만큼 작다. 하지만 화소 밀도가 3500PPI(1인치당 픽셀수)에 달해 4K TV 한 대와 비슷한 해상도를 갖췄다.
모니터용 디스플레이는 OLED 기반으로 세계 최초 360헤르츠(㎐)를 구현한 제품과 자발광 기준 가장 높은 픽셀 밀도를 구현한 제품 등이 소개된다. 여기에 영상 제작이나 의료용으로 모니터를 사용하는 전시 공간을 연출해 목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TV용 디스플레이는 3세대 양자점(QD) OLED가 주인공이다. 진화한 패널 구동 기술과 인공지능(AI)이 접목돼 RGB 각각의 밝기를 합친 최대 밝기가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3000니트 이상으로 전년 대비 약 50% 향상됐다.
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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