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실적 개선에도 매각 ‘난항’···왜?

김태영 기자 2026. 5. 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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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반등했지만 개인정보 유출·제재 리스크는 여전
MBK 기대 가격과 시장 눈높이 차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아
카드업 성장 둔화 속 잠재 인수자들 보수적 접근 확대
홈플러스 논란까지 겹치며 매각 불확실성 장기화 우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롯데카드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3배 이상 끌어올리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지만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의 매각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금융당국 제재 가능성과 카드업 전반의 성장 둔화, 홈플러스 관련 익스포저 논란 등 복합적인 리스크가 겹치면서 잠재 인수자들이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단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규제 불확실성과 장기 성장성 우려가 여전한 만큼, 매각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카드 영업이익·당기순이익 추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15억원으로 전년 동기(138억원) 대비 20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도 22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2.2% 늘었다. 조달 비용 안정화와 비용 효율화, 우량 고객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등이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회원 기반도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 발생한 외부 해킹 공격으로 약 297만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되며 대규모 신뢰도 타격을 입었지만, 올해 1분기 회원 수는 956만명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카드 이용 점유율 역시 10%대를 유지하며 외형상 고객 이탈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다만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매각 작업이 단기간 내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카드업 전반의 성장성 둔화와 규제 리스크 등 구조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남은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잠재 인수자들이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기 실적 반등이 확인됐더라도 향후 성장 지속 가능성과 영업 정상화 여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점이 매각 흥행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롯데카드에 대해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50억원 제재안을 의결했다. 최종 수위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확정되지만, 업계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제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잠재 인수자 입장에서는 단순 제재 여부보다 영업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더 민감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업은 신규 회원 유입과 이용액 성장 흐름이 기업가치에 직접 연결되는 구조인데 영업정지가 현실화되면 카드 모집과 마케팅 활동이 제한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꺾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해킹 사고 이후 소비자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재까지 겹치면 우량 고객 이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카드업 전반의 투자 매력이 예전보다 크게 낮아진 점도 부담이다. 과거 카드사는 안정적인 현금창출 사업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규제 산업 성격이 강해지면서 성장 기대감이 크게 떨어졌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이 반복되는 가운데 카드론 총량 관리와 연체율 상승 우려까지 겹치며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과 대손충당금 관리로 수익을 방어하고 있지만 본업 성장만으로 실적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카드의 재무 구조 역시 잠재 인수자들에게는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585%를 넘어섰고 카드채 시장 변동성에 따라 조달 비용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카드사는 기본적으로 차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지만 최근처럼 시장 금리와 유동성 환경 변화가 큰 국면에서는 조달 경쟁력 자체가 기업가치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중소형 카드사일수록 시장 신뢰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불거진 홈플러스 관련 채권 문제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롯데카드가 보유한 홈플러스 관련 채권 약 793억원을 전액 추정손실로 분류한 것을 두고 MBK파트너스 계열 내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제기했다.

롯데카드는 회수 가능성을 고려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이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MBK 계열 전반의 재무 리스크를 다시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특히 홈플러스 유동성 문제와 연결된 부정적 이미지가 롯데카드 매각에도 간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매각 구조 자체도 흥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우리은행 컨소시엄과 함께 롯데카드 지분 약 80%를 1조38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수년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때 희망 매각가로 3조원 수준이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2조원 안팎까지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카드업 환경과 각종 리스크를 고려하면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과 MBK 측 기대 가격 간 괴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인수 후보군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다. 금융지주들은 이미 카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추가 인수 유인이 크지 않고 사모펀드 역시 카드업의 성장 둔화와 규제 리스크를 감안하면 공격적으로 베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롯데카드가 단순 실적 반등을 넘어 소비자 신뢰 회복과 규제 불확실성 해소, 장기 성장 전략까지 시장에 설득해야만 매각 작업 역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단기 실적보다 규제 리스크와 성장 지속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본다"며 "롯데카드가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더라도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과 금융당국 제재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매각 작업 역시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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